독고다이·자살골...아직도 일본어 잔재, 사어(死語) 못버리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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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윤리위, 중앙일보·브릿지경제 '주의' 제재..."언론은 바르고 고운 말 사용에 앞장서야"


일본어 잔재나 사어(死語)에 가까운 단어가 언론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2020년 12월 기사 심의에서 <중앙일보> 11월 10일자 「자살골 넣은 秋…"법무부 검찰국, 검찰 특활비 10억 받았다"」, 브릿지경제 11월 17일자 「중국을 대하는 미국의 방식…'독고다이' 트럼프, '동맹과 협공' 바이든」 기사의 제목에 대해 각각 '주의' 조처했다.

출처. 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출처. 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신문윤리위는 중앙일보가 쓴 '자살골' 표현에 대해 "한동안 축구 등 스포츠경기에서 상대편이 아닌 자기편 골문에 실수로 골을 잘못 넣게 되는 상황이나 이와 비슷한 사회 현상에 대해 아무런 비판 없이 사용해왔으나, 각계의 언어순화 노력으로 '자책골'로 바뀐지 오래돼 사실상 사어(死語)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 브릿지경제의 '독고다이'에 대해서도 "독고다이는 특공대를 뜻하는 일본어"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조직과 상관없이 움직이기 좋아하는 사람들 속되게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윤리위는 "언론은 언중의 바르고 고운 말 사용을 이끄는 데 앞장서야 한다"면서 "일본어 잔재, 속어의 사용은 삼가야 한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신문윤리강령 제7조 …「언론인의 품위」 위반)

이들 신문 외에도 여러 언론이 일본어 잔재나 사어(死語)를 여전히 쓰고 있다.

네이버 '자살골' 뉴스 검색(2021.1.8)
네이버 '자살골' 뉴스 검색(2021.1.8)

네이버에 '자살골'로 검색한 결과, 중앙일보 「대북전단금지법이란 자살골」(2021.1.5), MBN 「진중권, "자살골 전문 추미애, 또 한 골 넣어"」(2020.11.10), 동아일보 「공수처장 추천위원에 '박사방 변호인'을? 與 자살골에 靑도 "황당"」(2020.7.13), 조선일보 「드루킹 댓글사건은 추미애의 자살골?」(2020.11.7), 경북일보 「엉터리 비교의 자살골」(2020.12.20) 등 상당수 신문과 방송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제목과 본문에 '자살골' 단어를 쓰고 있다.

또 '독고다이' 단어 역시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조정민, '도시어부2' 추석특집 출격 "인생은 독고다이"」(2020.9.30), 뉴스1 「'마지막 앨범' 장기하 "인생은 독고다이…앨범 관통하는 철학"」(2019.1.14), 한겨레 「'독고다이' 홍준표는 왜 화가 났을까」(2019.10.18), 동아일보 「하태경 “김성태는 ‘철새대표’…홍준표와 둘다 독고다이, 갈등 뻔해"」(2017.12.13) 등의 기사가 네이버에 검색되고 있다.

네이버 '독고다이' 뉴스 검색(2021.18)
네이버 '독고다이' 뉴스 검색(2021.18)

앞서 신문윤리위는 지난 2020년 7월 온라인 기사 심의에서도 '단도리', '만땅, '땡깡' 등의 표현을 기사 제목에 쓴  <세계일보>·<한결닷컷>·<스포츠서울>에 대해 각각 '주의' 결정을 내렸다. "일본말이나 정체불명의 일본어 잔재"라는 이유였다.

세계일보는 「北 '대남전단' 예고한 날도… 통일부 '대북전단' 단도리」(6.16), 한경닷컴은 6월 20일자 「열정 가득! 패기 만땅! 신입 형사 차태현」(6.20), 스포츠서울은 「새신부 김준희, "땡깡 부려서 넥타이만 겨우.."반려견 댕댕이들과 웨딩사진 한번 더![★SNS]」(5.27) 기사의 제목에 각각 '단도리', '만땅, '땡깡' 표현을 썼다.

네이버 '단도리' 뉴스 검색(2020.9.2)
네이버 '단도리' 뉴스 검색(2020.9.2)

신문윤리위는 '단도리(だんどり)'에 대해 "원래 일을 해 나가는 순서·방법·절차 또는 그것을 정하는 일을 뜻하는 일본어로,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말로 국어처럼 쓰이는 단어'인 외래어가 아니다"면서 "채비나 단속 등 우리말로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만땅(?タン)은 찰 '만(滿)'자에 영어 탱크(tank)'를 결합한 일본식 조어"라고 지적했다. '땡깡'에 대해서도 "일본말 '덴칸(癲癎·전간)' 즉, 간질을 뜻하는 일본어를 소리 그대로 옮겨 적은 단어로, 발작하듯이 억지 행패를 부린다는 뜻"이라며 "'뗑깡(てんかん)+부리다' 대신에 억지, 생떼부리다 등으로 고쳐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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