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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이용수입니다"...위안부 할머니들 AI로 '영원한 증언'
생존자 이용수·이옥선 '인공지능화' 대구 베타 전시...피해 상황·일본에 바라는 점 등 1천개 질문에 답
눈 앞 생생·직접 대화, 한 달간 130여명 체험→생존자 단 14명, 추가 증언·버그 수정해 내년 초 공개
2021년 08월 05일 (목) 15:29:56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할머니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할머니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내 이름은 이용수입니다"

지난 4일 대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로 기록된 이용수(대구.93) 할머니와 나눈 대화다. 이 할머니의 실제 모습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대형 화면에 미리 녹화된 이 할머니에게 준비된 마이크로 말을 걸었더니 지체 없이 답변이 돌아온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순옥, 이용수 할머니의 AI '영원한 증언' / 사진.한국여성인권진흥원

"건강은 어때요?", "좋아하는 18번 노래는 뭐에요?", "노래 불러주실래요?", "지금은 어디 사세요?" 일상 생활을 묻는 질문에 대답은 막힘 없다. "위안부가 뭐에요?", "언제 위안소로 끌려가셨어요?", "위안소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어요?" 피해 당시 상황에 대한 아픈 질문에도 할머니는 차분하게 증언을 이어갔다. 대만 위안소로 강제로 끌려간 14살 당시를 다시 떠올렸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합의는 어떻게 생각해요?", "일본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요구 사항에 대한 답변도 거침 없다.

스크린 속 AI 이 할머니에게 "다른 할머니들도 아냐"고 물어보자, 세상에 처음 위안부 피해를 증언한 고(故) 김학순(1924~1997) 할머니를 떠올렸다. 이 할머니는 "하늘나라에 가 김학순 언니를 만나면 처음 그 어려운 말 '내가 그 위안부다' 하는 큰 외침 덕분에 지금까지 해 왔다고, 처음부터 언니 힘이었다고 말하겠다"고 답하며 울먹였다. 김학순 할머니가 지난 1991년 8월 14일 증언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위안부 피해 증언이 잇따랐다. 이날을 기려 8.14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 제정됐다. 

   
▲ '영원한 증언' AI 이용수, 이옥선 할머니 모습이 담긴 브로셔(2021.8.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옥선(부산.94) 할머니 AI와도 대화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옥선이라고 합니다" 할머니 말은 화면에 자막으로 떴다. 할머니 AI와 30분 넘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실제 사람과 말을 하느고 있는 것 같다. 16살 심부름을 하러갔다가 거리에서 납치돼 중국 연길 위안소로 끌려간 증언을 할 때는 슬퍼서 눈물도 났다. "코로나19인데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묻자 "별 탈 없이 잘 지낸다"는 답이 돌아왔다. "언제까지 증언하실거냐"는 물음에는 "처음엔 부끄러워 위안부 간판을 안내놓으려 했어요. 이 사람들이 나쁜짓 한 걸 말해서 고치게 해야 되겠다고 용기를 냈지요. 증언은 죽을 때까지 해야지요"라고 답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인공지능 AI 기술로 남아 영원한 증언을 할 수 있게 됐다.

   
▲ 고 김학순 "하고 싶은 말은 꼭 하고 말거요" '영원한 증언' 중(2021.8.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저는 위안부라는 말이 싫습니다. 위안부에 강제를 붙여 주십시오" 대구 희움 역사관 전시관에 전시된 2007년 4월 28일 미국 하버드 케네디 스쿨 벨퍼 센터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2021.8.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여성가족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서강대학교 영원한 증언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 실감형 인터랙티브 콘테츠 '영원한 증언(Eternal Testimony)'을 제작하고 있다. 생존자들의 녹화된 증언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관람자와 할머니들이 직접 대화하는 전시 프로젝트다. 지난해 여름 생존자들을 찾아가 1,000여개 질문을 했고 이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해 AI 기술을 접목했다. 관람자는 녹회된 증언과 AI 기술을 활용한 대화 시스템을 통해 생존자와 직접 묻고 답할 수 있다.

현재 대구 희움 역사관과 서울 서강대 2곳에서 오는 11월 30일까지 배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생존자들 추가 증언을 받고 버그 수정을 거쳐 내년 초 정식으로 공개한다. 대구에서는 한 달간 130여명이 체험을 했다. 반응이 좋으면 오프라인 전시에 이어 온라인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신혜주 '영원한 증언' 대구 도슨트 담당자는 "생존자는 14명에 불과하다"면서 "할머니들이 떠나신 뒤에도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AI를 통한 증언이 이어지고 교육용으로 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영원한 증언' 프로젝트 베타 전시는 대구, 서울에서 6개월간 진행된다. / 사진.한국여성인권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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