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97) 할머니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위안부' 문제 해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꼭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20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호소와 국제사회의 응답' 토론회에서 "국가의 아버지라는 자리에 올랐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민 이용수와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는데, 오늘내일 기다린 게 달이 가고 해가 바뀌어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결국 약속은 거짓말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이미 (윤석열에게) 한 번 속았지만 이를 경험삼아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모든 것을 유네스코에 등재해야 하고, 일본은 훼방을 놓지 말고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남아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인 '위안부' 문제를 꼭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따지고 보면 한국과 일본은 남이 될 수 없다"며 "일본에서 이시바 총리로 바뀌기도 했으니 새로 된 대통령(이재명)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해결 방법으로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해당 원칙은 ▲일본 정부의 범죄사실 인정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진상 규명 ▲역사 교과서 기록과 올바른 역사 교육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을 통한 추모 ▲전범자 처벌을 모두 일본이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면 세계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한일 양국이 서로 오가며 교류를 하면서 이 문제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를 향해서도 "일본에 가시면 꼭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안심하고 왕래하며 살 수 있도록 해주길 이시바 총리에게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더불어민주당 강선우·권칠승·김윤덕·김준혁·이재정·한준호, 조국혁신당 차규근·정춘생 국회의원 주최로 열렸다.
이 할머니를 포함해 엄창옥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이사장과 서혁수 대표, 이정우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김영호 김대중 정부 산자부 장관,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등 모두 50여명이 참석했다.
경북지역 피해 생존자 박필근(97) 할머니도 토론회에 참석해 의견 발표 예정이었으나,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새 대통령이 한일협정 60년 만에 탄생한 지금은 식민지 지배 반성과 사죄 공동사업 1기를 종료하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며 "양국 정부는 대통령과 총리가 바뀌어도 합의 파기와 입장의 비약은 있을 을 수 없으므로 계승과 수정이라는 원칙으로 개선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시바 총리는 식민지 지배와 전쟁범죄, 위안부 범죄를 사죄한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와 함께 더 나아가 간 나오토 담화도 계승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다"며 "모든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했던 일본 총리의 말을 편지로 써 편지를 전달해야 하며,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 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의 인권 문제와 분쟁 등을 다루는 '아시아 인권재판소' 설립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태웅 미국 하와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유럽에는 유럽 인권 협약에 가입한 47개 회원국에 대한 강제적 관할권을 갖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지역 인권 기구를 설립하면 국가들이 인권 문제에서 협력할 수 있는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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