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츠 폐업 1년 4개월째 시민사회가 대구시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한국게이츠시민대책위원회,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25일 대구시청 앞에서 "한국게이츠 폐업 사태와 관련해 대구시는 수수방관하며 문제 해결을 하지 않고 있다"며 "벼랑 끝에 선 해고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 대구시가 직접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시민사회·정당 인사들도 단식 농성에 동참해 해고자들을 지지하고 있다. 이창욱 6.15대경본부 사무처장, 김승무 인권실천시민행동 대표, 정현정 대구여성노동자회장,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를 포함해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 장우석 녹색당 대구시당 운영위원장,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 서홍일 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 신원호 대구기본소득당 위원장도 단식 농성을 했다.
단식 농성은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62일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게이츠지회 소속 해고자 19명은 대구시청 건너 주차장에서 지난 5월 13일부터 5개월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앞서 18일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대구시청 로비 점거 농성을 했다가 면담이 성사돼 농성을 풀었다.
길어지는 해고 사태와 관련해 해고자 옆에서 밥을 굶으며 힘을 보태겠다는 시민사회 지지는 늘어나고 있다. 25일 인권·종교단체(인권실천시민행동·인권운동연대·한국인권행동·대구NCC인권선교위원회·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 대책을 요구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한국게이츠는 지난해 6월 25일 대구 달성공단 공장 폐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경제 위기 등이 이유다. 150여명이 순식간에 해고됐다. 19명은 폐업 과정에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지금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측 대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구시, 노조가 2차례 협상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해용 대구시 경제부시장도 지난 1일 게이츠 본사 부사장과 면담을 갖고 노사 간 협상을 중재했지만, 사측이 노조와 대화를 거부해 결렬됐다. 특히 노사는 '보상 방안'을 놓고 의견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측은 10월 말 공장 부지매각·청산절차를 앞뒀다. 이와 관련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오는 29일 노조와 해고자들을 만나는 면담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담당자는 25일 "대구시는 사태 초기부터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 역할과 중재 노력을 했다"며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사 간 직접적인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아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또 "공장 부지 매입 업체 확인은 정보 확인이 불가해서 현재로선 인수 업체가 어디인지 파악이 어렵다"며 "곧 면담에서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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