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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못 가면 계획이라도...취미는 '여행 준비'
정유진 / 『여행준비의 기술』(박재영 지음 | 글항아리 펴냄 | 2020)
2021년 12월 08일 (수) 14:58:11 정유진 pnnews@pn.or.kr

여행커뮤니티의 누군가가 이 책을 소개할 때 "여행 준비가 여행보다 더 즐거운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었다니, 심심할 때 구글지도 검색하고 별 표시하는게 취미인 사람이 또 있었다는 반가움이 있는 책"이라는 서평을 본 후, '코로나19' 시국에 친구들과 처음으로 간 여행지 내의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책을 읽게 되었다. 

다시 코로나 암흑기에 있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아 그렇지. 여행이 아닌 준비는 늘 할 수 있는 거지'하며 평소에는 구체적으로 1년 뒤 3년 뒤에 갈 여행을 위한 스케줄을 계획했었는데, '언젠가는 갈 여행에 대한 준비를 하면 되겠네'라고 생각하니 한결 여유로운 마음이 생겼다.

이 책은 소소하게 필요한 준비, 여행을 알차게 만들 장소, 맛집, 독특한 경험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 아니 준비가 즐거운 사람이 쓴 책으로 아주 구체적인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을 하면서 느끼거나 경험한 잡다한 이야기들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행복했고 나의 경험과 추억이 생각나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 『여행준비의 기술』(박재영 지음 | 글항아리 펴냄 | 2020)
 

작가 이야기 중 특히 공감된 부분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부모님과의 여행이다.

우리는 흔히 부모님과의 여행은 많이 접하지 못한다. 주변에서도 효도관광 경비를 부담하는 경우는 볼 수 있지만 함께 여행을 떠나는 자식을 목격하기 어렵다. 나 또한 여행을 좋아하고 언니들과 많은 곳을 갔지만 정작 부모님과 떠난 여행은 아주 특별한 날을 빼고 많지 않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부모님과 몇 번 함께한 여행은 추억이 되었고 아빠는 그리 맛있지 않았던 홍콩에서의 초밥을 세상 제일 맛있었던 스시로 종종 얘기를 하신다. 돌이켜보면, 10여년 전 홍콩의 초밥은 아빠에게는 가족 전체(자식, 사위, 손주)가 함께 간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 중 다니다 몹시 배고픈 상태에서 먹었던 음식으로 아빠 입장에서는 가족 전체와 4박5일 긴 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 머물면서 같은 기억을 차고차곡 쌓았던 해외자유여행이 아니었던가.

그 후에도 국내·해외로 부모님과 함께한 여행의 시간은 있었지만 모두 함께한 것은 마지막이었으니, 더 늦기 전 코로나가 조금만 안정되면 어디든 모두 함께 떠나야겠다. 시간 날 때마다 가족 특히 부모님 취향을 고려한 여행준비를 해야겠다.

또 하나는 세계 최고의 식당 자격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미슐랭가이드'에 나와 있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의 유명한 식당 예약을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광클(컴퓨터 마우스 광속 클릭)'을 했지만 저녁과 점심에 대한 우유부단한 고민에 순간적으로 예약을 못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남겼고 운 좋게 취소가 생겼다는 이메일을 받았지만 이메일을 바로 확인하지 못해 그 기회마저 잡지 못했지만, 그로부터 6개월 후 그 식당은 시즌이 바뀔때마다 메일을 보내곤 했는데 어느 날 온 이메일은 새로운 시즌 안내가 아닌 그 식당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아무개 셰프가 이번에 독립하여 자신의 레스토랑을 열게 되었고 그는 이러저러한 경력과 특기를 가진 훌륭한 셰프이고 그의 새로운 출발을 크게 축하하며 고객 여러분들도 그의 식당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내용이었다며, 작가는 그 식당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곳이 정말 좋은 레스토랑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 여행 관련 도서들 / 사진 제공.정유진


난 컨설팅 때문에 대표자들과 면담을 하는 일이 종종 있고 사업주들의 회사 운영 철학에 대해 듣게 되는데 대부분은 기업이 살아야 직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들을 우선으로 내세우는데 최고의 회사를 만들기 위한 자격으로 직원들의 발전과 성공이 곧 우리 회사의 성공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직원들이 흥이 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동기 부여를 통해 일의 능률 향상이 뒤따르게 하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언젠가 최고의 기업 대표와 함께 최고의 식당에서의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그 날을 기약해 본다.

또 다른 하나는 여행지에서 산 물건에 관한 추억이다. 작가는 여행에서 뭔가를 사오면 그게 또 추억이 된다며 지금은 백화점, 인터넷 등에서 전국 각지 세계의 많은 물건들을 주문하여 구입할 수 있지만, 그곳에서 직접 사서 들고 온 제품을 집에 와서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동안 그 여행의 여운은 계속 남는다고 했다. 나도 여행을 가면 나를 위해 또는 집이나 사무실에 뭔가를 사가지고 온다.

처음에는 기념품을 사왔고 지금은 실용적 가치가 있는 물건들을 사는 편이다. 가끔씩 그 물건들을 보면서 추억이 소환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정말 여행을 다녀온지 너무 오래되어 여행하며 사온 물건이 대부분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여행 준비를 해야겠다. 나 또한 여행 준비에 시간을 더 소비하는 사람이니 여행 준비를 하며 깜깜한 코로나 암흑기에 북극성 별을 그리며 평범한 일상을 기원해야겠다.

여행이 안 되면 여행 준비다!

 
   






[책 속의 길] 184
정유진 / 노무법인 참터 대구지사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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