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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의 한복판에서 평화와 통일을 노래하라
천기창 /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 - 김광수의 통일 담론』
(김광수 지음 | 우리겨레 펴냄 | 2021)
2021년 11월 24일 (수) 14:43:21 평화뉴스 기자 pnnews@pn.or.kr

2022년 대선이 한창이다. 각 당마다 대선후보를 선출했고 저마다 자신이 향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후보라며 국민들에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정책과 공약은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평소 통일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후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더욱 관심있게 보고 있으나 특히 당선 가능성이 높은 여야의 유력 후보들 가운데 통일에 대해 제대로 된 정책공약을 내놓은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아예 내놓은 정책공약이 없으니 말할 것도 없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조차 통일정책이라기보다는 분단관리정책에 가까운 정책공약을 내놓은 형편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출구가 통일에 있음에도 과감한 통일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과연 통일은 철지난 이야기일까?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열어놓은 평화, 번영, 통일 시대는 이제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는 것일까? 많은 고민이 있던 차에 김광수 박사가 최근 출간한 통일 담론집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도서출판 우리겨레)가 눈에 들어왔다.
 
   
▲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 - 김광수의 통일 담론』(김광수 지음 | 우리겨레 펴냄 | 2021)

북한 연구와 통일, 한반도 문제를 두고 많은 집필작업을 해왔던 저자는 통일이 흘러간 옛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의 이야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공통의 과거에 기반을 두면서도 거기에만 머무르지 말고 공통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하고 만들어나갈지를 항상 묻고, 그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이 민족사적인 대여정을 함께 실천으로나 이론적으로 소화해 내어야" 한다면서 "민족통합과 재구성은 우리 민족이 원래 갖고 있었던 민족공동체 복원과 함께 민족 부흥의 개념까지 통일 문제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여당 유력 주자조차 제대로 된 통일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배경을 짐작케 하는 주장도 하고 있다. “명색이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치적 자산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민주당 집권의 문재인 정부하에서도 흡수통일 원칙이 계속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국힘당의 이준석 대표가 흡수통일 발언을 해서 지탄을 받았지만, 속마음은 지금 정부여당도 다르지 않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는 "아마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의 대부분은 북과 합의한 연방연합 방식의 통일보다는 흡수통합이 전제된 독일식 통일에 집착하면서, 이를 본보기로 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성싶다", "보수수구 세력들에게는 흡수통합으로, 햇볕정책으로부터 시작된 민주당 중심의 남북교류·화해협력 정책도 사실상은 평화·번영 정책으로 잘 포장되어서 그렇지 '힘의 우위 정책'과 하등 다르지 않다. 서독과 똑같은 방식으로 남북통합, 혹은 한반도 통일을 꿈꾸고 있을 뿐이다"라며 냉정한 평가를 하였다.

저자는 몇 달 전 논란이 된 북한의 대남정책, 통일정책 변화에 대해서도 나름의 분석을 하고 있다.

저자는 북한이 대남정책을 '대적사업'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남측의 정부는 이제부터 북미문제에는 빠지고, 대신 4·27 판문점선언에서 우리 민족 서로가 확인했듯이 우리 민족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민족 자주와 민족 공조의 관점에서 남북문제를 풀 것인가, 말 것인가를 분명히 하라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정부라 하더라도 동족 적대정책만 펼치지 않으면, 즉 민족 공조에 의해 다시 남북관계가 재가동만 된다면 정부 중심의 남북관계는 언제든지 복원될 수 있다"라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내놓았다.

저자는 4.27 판문점선언이 열어놓은 판문점 시대에 통일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제언도 하였다.
 
   
▲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정상회담 / 사진 출처. 청와대

저자는 2018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어놓은 장밋빛 미래를 미국이 가로막은 것을 상기시켰다. 미국이 반대하면 통일도 없다는 게 명백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향후 통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반드시 이 자주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근본 방도를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국민들이 미국의 내정간섭을 이겨낼 정도의 자주적인 의식을 높여야 한다"

"둘째, 미국이 부당하게 정치·군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을 완전 해체해야 한반도 평화체제가 수립될 수 있다."


그러면서 "선평화·후통일 담론 체계를 반드시 극복해 분단극복·자주통일 담론체계로 재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여당 내에 널리 퍼진 선평화·후통일론, 평화공존·분단관리론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참으로 고구마처럼 답답한 속에 사이다를 부어준 기분이다.

하지만 판문점시대에도 불구하고 평화와 통일이 지지부진함은 현실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여기서 저자는 박근혜 탄핵 촛불로 등장한 촛불 시민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저자는 "한미동맹 체제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촛불 시민들이 던지기 시작했다"라며 "한미 간에 존재하는 각급 조약과 협정들은 평등한가? 방위비 분담금이 적정하게 책정되었는가? 북핵문제가 북만의 문제인가, 아니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및 한반도 비핵화의 문제인가? 한반도 평화문제를 분단 구조와 상관없는 안보 중심의 문제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전 사회적 영역으로 포괄시켜 통일의 담론 체계와도 연동해서 볼 것인가? 등 수많은 의제와 연관 지어 그렇게 묻고, 결론을 우리 사회 모든 것의 중심을 관통하는 한미동맹 체제에 아주 심각한 문제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 들어갔다는 것, 그것 자체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촛불 시민의 성장은 "민주와 반북이 양립될 수 없고, 불평등한 한미동맹과 자주가 양립될 수 없으며, 또 평화와 분단도 양립될 수 없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대선의 한복판에 한국 사회의 희망이 필요한 사람, 통일을 앞당기고자 하는 사람,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 촛불을 계승하겠다는 사람, 시대 변화를 읽고 싶은 사람, 그 누구든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 속의 길] 186
천기창 / 대구경북주권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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