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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나도 옳고 너도 옳고
장혜진 /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출판사 펴냄 | 2018)
2021년 10월 06일 (수) 13:08:12 평화뉴스 pnnews@pn.or.kr

코로나19가 시작될 때는 이후 많은 것들이 변할 거라 여기저기서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 보니 적응을 한 건지 익숙해진 건지 잘 모르겠더라. 그 전 만큼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도 피하고 싶은 자리에는 좋은 핑계거리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마스크로 표정을 가릴 수 있으니 그 덕도 빠지지 않는다. 감정 오지라퍼에 남들 눈치 많이 보는 내게 쉼표가 온 것 같았다.

그렇게 타인과 단절된 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올해 초 일을 시작했다. 내게는 굉장히 낯설고 많은 노동자와 함께하며 예민해야 하는 일이었다. 모두에게 ‘처음’이 그렇듯 서툴고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특히나 여기서는 좋은 일보다도 힘들고 슬픈 일들을 많이 보고 들었다. 내게는 모든 것들이 벅차 낮 동안 모든 에너지를 쏟았고 원래 있던 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 이 책을 추천받았다. 정혜신 작가의 '당신이 옳다'. 늘 남 신경부터 쓰고 눈치 보는 내 입장에선 달가운 제목이 아니었다. 하지만 글을 적어내야 하는 시간은 다가오고 아직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정하지도 못한 내가 가릴 처지가 아니었고 책을 읽은 지인들 모두 금방 읽힌다는 이야기에 덥석 빌려왔다. 금방 읽힌다는 말과는 달리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휴지를 뽑아댔는지 모르겠다. 책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공감’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각자의 고민이 다 내 이야기 같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반성도 하고 치유 받는 기분에 많이도 울컥했다.

   
▲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정혜신 지음 | 해냄출판사 | 2018)

책에는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 없고 작가의 경험담과 많은 상담사례를 통해 당신이 옳다는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 발간된 책이지만 어떤 시기에 어떤 세대의 사람이 읽어도 옆에 두고 읽고 싶은 책이 아닐까 싶었다. 아니면 지금 내가 위로받아 더 맘이 가는 책이 된 걸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말하는 당신은 처음 내가 소개받고 꺼려했던 타인만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었다. 타인보다도 ‘나’에 대한 공감이 먼저라 말해주는 이 책은 나와 너를 동시에 보호하는 심리적 CPR을 가르쳐준다. 물론 이 책을 한 번 읽었다고 배운 대로 잘 산다거나 내면이 땡땡해져 나와 당신 모두를 공감할 순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마다 다시 떠올리고 곱씹을 수 있지 않을까.

더군다나 요즘처럼 타인을 대면하기 힘들어지고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는 오해도 쉽사리 생기고 남을 오롯이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더 힘들 지도 모르는데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집회나 기자회견을 할 때, 세월호 피해유가족을 대면할 때 옳은 마음으로 공감하고 나와 너를 소생시킬 수 있진 않을까. 더 나아가 나처럼 이 책을 읽고 심리적 CPR 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 좀 더 따뜻해지진 않을까.

책을 읽다 인상적이었던 문구들을 나열해본다. ‘공감의 외주화.’, ‘감정이 옳다고 행동까지 옳은 것은 아니다.’, ‘헌신과 기대로 경계를 넘지 마라.’ 이 문구들을 읽고 조금이라도 흠칫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공감’이 얼마나 따뜻한지 작가의 표현처럼 온 체중을 실어 설명해두었다.

어쩌다 내게 기회가 주어져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비록 글 쓰는 재주가 없어 멋진 글을 적어내진 못한 것 같지만 덕에 좋은 책을 얻은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소멸되고 있거나 갑을 관계에 있거나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다면 ‘나’에게 물어보자.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도대체 얼마나 힘들었던 거에요?"

   







[책 속의 길] 179
장혜진 /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조직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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