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같잖아서 답 안해"...토론서 서재헌·한민정 비판에 거친 발언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5.27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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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공세 "경남지사 꼼수사퇴·막말의 못된 정치인, 불통"
홍 "일방적 비방, 어이 없다·가만히 있어라" 날선 답변
쟁점, 공항·의료원·행정통합·청년...서 "경제전문가 청년시장"
홍 "하늘 길 열어 산업개편", 한 "노동·돌봄이 있는 대구"


"허허. 내 같잖아서 답변 안하겠습니다"

대구시선관위 주최로 26일 밤11시 대구MBC에서 진행된 6.1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방송토론에서 국민의힘 홍준표(67) 후보가 한 말이다. 1996년 국회에 입성한 뒤 국회의원 5선, 광역단체장에 대선 후보까지 30년 정치 인생 내내 그를 따라다닌 꼬리표 '막말'. 단 한번의 대구시장 후보 토론에서도 '홍준표의 입'은 거칠었다. 공약·정책 질의 때는 진지하게 설명하더니, 과거 이력과 발언을 문제 삼는 비판성 질문만 나오면 헛웃음을 짓거나 답변을 피하고 심지어 상대 후보를 향해 거친 말을 했다.

정의당 한민정(49)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홍 후보를 향해 "국회의원 낙선 후 경남으로 가더니, 대선 출마를 이유로 경남도민을 버렸다"며 "대구에 왔을 때는 출마 때문에 온 게 아니라더니 또 말을 바꿔 수성구을에 출마했다"고 비판했다. 또 "시장에 나온다며 수성구 주민을 다시 버렸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 사진.대구MBC 생중계 캡쳐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 사진.대구MBC 생중계 캡쳐

이어 "경남지사 시절에는 '채무제로'를 자랑 삼았는데 영유아보육료 예산·중소기업육성 기금 등을 없앤 억지 제로였다"며 "무상급식과 진주의료원도 없애서 아이들 먹는 밥 그릇을 뺏고, 아픈 사람들을 병원에서 내쫓았다. 시장이되면 그런 정책을 대구에서도 할 거냐"고 다그쳤다.

홍 후보는 발끈했다. 그는 "혼자 그렇게 일방적으로 주장하면 답변 드릴게 없다"며 "계속 그렇게 하라. 그래도 나는 더 이상 답변 할 게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후보가 "그럼 제 말에 동의하는 것이냐"고 묻자, 홍 후보는 "어이 없는 말들이니까 답변을 않겠다는 것"이라며 소리 내 웃었다. 

비판은 계속됐다. 한 후보는 "도지사직은 실정 연속"이라며 "대구를 더 어렵게 만들고 더 좋은 자리가 나면 또 떠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남지사 때 보궐선거 예산 핑계를 대며 꼼수사퇴 해 경남은 1년 넘게 대행체제였따"며 "주민과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행정가로서 거짓실적을 홍보해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자나 다른 정치인을 향해 '못됐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홍 후보야말로 말 바꾸기, 막말의 정말 못된 정치인 아니냐.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냐"고 따졌다. 
 
대구시장 토론 정의당 한민정, 민주당 서재헌,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 / 대구MBC 생중계 캡쳐
대구시장 토론 정의당 한민정, 민주당 서재헌,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 / 대구MBC 생중계 캡쳐

마이크를 넘겨 받은 홍 후보는 "나보고 답변하라고? 같잖아서 내 답변 않겠다"고 날선 말로 받아쳤다. 곧 한 후보는 "상대 후보에게 같잖다는 표현은 너무하다"며 "조금 생각 해보고 답하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말씀한 전부 일방적 비방"이라며 "거참 이런 어이 없는 토론은 처음"이라고 불편해했다. 홍 후보는 앞서 17일 민주당 박지현(26) 비대위원장의 "대구는 사골국이 아니다" 비판에도 "같잖다"고 해 논란이 됐다. 

이날 토론에서 홍 후보를 향한 두 후보의 집중공세는 1시간 내내 이어졌다. 

서재헌(43)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어디에 있었냐"며 "방송출연은 거부, 인터뷰도 거절. 유세는 않고 만민공동회만 한다. 알권리 차원의 토론도 한번 뿐이다. 홍 후보의 만민공동회에 다른 대구시장 후보들을 다 초대할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그럴 생각 없다. 서 후보는 서후보의 선거 유세를 하라. 우리는 우리대로 하는 것"이라고 추가 토론 제안을 일축했다. 
 
"후보님 어디계십니까?" 서 후보가 홍 후보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 대구MBC 생중계 캡쳐
"후보님 어디계십니까?" 서 후보가 홍 후보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 대구MBC 생중계 캡쳐

서 후보도 홍 후보의 경남지사 시절 '채무제로'를 문제 삼았다. 그는 "앞서 말한 채무제로 내용을 보면 한 후보 의견이 맞다"며 "노인복지금 등 각종 기금을 없앴다. 세금이 들어도 시민 삶에 도움되면 제대로 잘 쓰여지게 하는 게 시정 철학이자, 시장의 역활인데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나는 지금 처음 본다(알게 됐다). 기금을 전부 본 예산으로 돌려서 현재 기금을 차라리 채무로 갚자 그런 기억이 난다"며 "예산 절감을 위해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공방은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문제로 이어졌다. 한 후보는 "코로나로 공공의료성이 중요한데 제2의료원 설립을 위해 민주당 서 후보가 한 게 뭐냐"고 따졌다. 서 후보는 "조속히 설립하자고 주장했다"며 "민주당 중앙당 제2대구의료원 추진위원장이 나다. 제1공약도 대구형기본의료"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서도 "같은 당 권영진 시장이 설립타당성 조사로 필요성을 입증했고, 대구시민 67.7%가 찬성하는데 확답을 않는 건 시민 무시"라며 "찬반을 분명히 답하라"고 요구했다. 

홍 후보는 "우리나라 병원은 전부 공공병원"이라며 "법률상 영리병원은 금지다. 사람들이 착각해 공공의료원을 만들어달라 하는데 민주노총 강성 보건의료노조에서 덤비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서재헌 대구시장 후보 / 대구MBC 생중계 캡쳐
민주당 서재헌 대구시장 후보 / 대구MBC 생중계 캡쳐

한 후보는 주도권 토론인만큼 홍 후보를 더 몰아세웠다. 그는 "제2의료원은 고사하고 있는 대구의료원 문도 닫는 게 아닌지 상당히 우려스럽다"면서 "진주의료원 폐업 당시 귀족노조 핑계를 댔는데, 악의적 왜곡의 희생양인 그 분들에게 지금이라도 사과할 의향은 없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가만히 있어봐요. 제가 답하잖아요"라며 한 후보에게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내참 기가 막혀서 대답하기 그렇다"며 "진주의료원은 민주노총 강성노조 놀이터에 불과한데 그게 무슨 의료원이냐. 기능을 상실해 폐쇄했다. 그 이후 마산 삼성병원, 도립의료원을 크게 지었다"고 반박했다.  

현안 쟁점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대구경북행정통합 ▲청년 유출 ▲일자리 창출이었다. 세 후보는 각자 정책과 공약을 발표했다. 서 후보는 "행정통합은 EU모델로 가야 한다"며 "경제통합이 우선"이라고 했고, 홍 후보는 "행정통합을 하면 8천억짜리 경북도청사는 어떻게 할 거냐, 공무원 3분의 2 줄이고, 산하단체도 통폐합 해야하는데 가능하냐"며 "부울경처럼 협력관계로 가야한다"고 했다. 한 후보는 "무리하게 추진하면 경제 불균형, 도시와 농촌 간 격차 발생, 지역갈등만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청년·일자리 분야에서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서 후보는 "투자금을 유치하고 기업이 성장토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청년 경쟁력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청년미래원을 설립해 면접, 창업, 문화예술 활동을 돕고 청년기본대출을 통해 청년 경쟁력 활동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또 "돌봄, 커넥트, 클러스터 3C 정책으로 과학인비즈니스센터를 동대구에 만들어 산업전환을 이룰 것"이라며 "편 가르지 말고 보수텃밭에 진정한 컬러풀 대구를 만들기 위해 경제전문가 청년 시장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후보 / 대구MBC 생중계 캡쳐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후보 / 대구MBC 생중계 캡쳐

홍 후보의 모든 정책 핵심은 통합신공항 이전이다. 그는 "쇠락해가는 대구를 살리기 위해 제일 먼저 할 것은 통합신공항"이라며 "하늘 길이 살길이다. 그래야 반도체가 들어오고 로봇산업도 왕성하고 블록체인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내세웠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대구공항을 국비 공항으로 만들 것"이라며 "물류를 중심으로 산업을 개편하고, 공항에 산단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공항 후적지는 두바이식 개발로 24시간 잠들지 않는 글로벌첨단컨텐츠 대구로 격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돌봄·노동·복지'를 강조했다. 그는 "진보4정당 단일후보로서, '불통 후보' 때문에 이렇게 재미 없는 선거가 됐다"며 "보수 정당이 너무 오래하니 무서운 게 없다. 이제 바꿔야 한다. 대구가 아닌 대구 정치를 바꿀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구를 자동차부품 전환특별지역으로 지정하고, 친환경미래산업 중심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노동 정책을 강화해 대구형 노동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노동조례를 만들겠다"며 "따뜻한 돌봄이 있는 복지 대구를 만들겠다. 힘을 달라"고 말했다.

한편, 기본소득당 신원호(36) 대구시장 후보는 이날 3자 방송토론에 참석할 수 없었다. 홍 후보가 자격을 문제 삼아 반대한 탓이다. 때문에 신 후보는 27일 새벽 사회자와 대담회를 따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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