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030 청년' 신원호 대구시장 후보..."기본소득이 있는 대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1지방선거 - 대구 2030 청년후보 ④]
신원호(36)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위원장...장애인·대안교육·반빈곤, 14년째 인권운동
'대구시민 기본소득 120만원', '공공임대주택 확대', '제2대구의료원 설립' 공약
..."기본소득은 모든 시민의 기본권"


선거 명함을 건네면 시민들은 으레 ‘구의원 출마한 청년인가’ 하다가 ‘시장 후보’라고 하면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거기에 ‘기본소득당 후보’라고 하면 한 번 더 쳐다본다. 그리고는 대뜸 후보 본인이냐, 몇 살이냐고 묻는다. 어떤 당이냐, 기본소득이 뭐냐는 질문도 따라붙는다. 신원호(36) 기본소득당 대구시장 후보는 기다렸다는듯이 가장 쉽게 기본소득에 대해 풀어낸다. 대화 끝에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갈린다. 한쪽은 ‘그게 정말 되냐? 다들 먹고 살만해서 일 안 하면 어떻게 하냐’며 마뜩잖아하고, 다른 한쪽은 ‘나도 그 기본소득이 필요한데 꼭 그렇게 되면 좋겠다’며 반긴다.

"지방선거를 통해 시민들에게 기본소득당과 기본소득을 알려내는 것이 제 몫입니다. 여전히 우리당과 기본소득에 대해 모르는 분이 많지만 점점 이해하고 지지하는 분들이 늘고 있어요. 이전에는 기본소득 얘기를 꺼내면 ‘누구 걸 빼앗아 나누는 거냐, 사회주의 아니냐’며 펄쩍 뛰어 대화가 진전되지 못했는데 이제는 관심을 보이며 진지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들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신원호(36) 대구시장 후보 / 사진. 평화뉴스 박주희 객원기자
신원호(36) 대구시장 후보 / 사진. 평화뉴스 박주희 객원기자

신 후보는 시장에 출마하여 ‘대구시민 기본소득 120만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본소득이 이제는 더 이상 낯선 이슈가 아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정책을 놓고는 논란이 거세다. 신 후보는 "기본소득이 모든 시민의 기본권이 되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사회적 부를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는 것이 공정에 위배된다는 논리에도 단호하게 반박한다. "공정은 평등이 전제될 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만 강조하는 것은 모순이죠."

신 후보는 "14년째 대구에서 활동한 인권운동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장애인, 대안교육, 반빈곤네트워크 활동을 하며 시민사회에서 잔뼈가 굵었다. 10여년째 정당활동을 하며 선거도 여러 차례 치렀지만, 선거 출마는 처음이라 모든 게 어색하다. "항상 행정을 향해 요구하거나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제가 직접 해보겠으니 맡겨달라, 투표해달라고 얘기하니 책임감의 무게가 달라졌습니다."

그가 시장이 되어 대구에서 하고자 하는 일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와 닿아있다. 기본소득/부동산 불평등 해결/유니버설 디자인(성별, 나이, 장애, 국적 등의 제약을 받지 않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입이 굵직한 3대 공약이다. 구체적으로는 △공공임대주택 확대, 부동산 불로소득 퇴치 △재개발·재건축 시 공공임대 주택 공급의무 비율 상향 △실질적 성평등 실현 △노동 현장 안전 지키기 △제2대구의료원 설립 △성(性) 중립 화장실 설치 등을 약속했다.

당원 평균 연령이 28살인 젊은 정당의 시장 후보, 반바지 차림의 청년 후보답게 선거운동도 유쾌하게, 발랄하게 할 계획이다. 신 후보는 "2030세대가 많은 곳에서 주말에 지지자들의 자유발언과 공연으로 같이 즐기는 무대로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어르신에게 기본소득을 설명하는 신원호 후보 / 사진 출처. 신원호 후보 페이스북
어르신에게 기본소득을 설명하는 신원호 후보 / 사진 출처. 신원호 후보 페이스북

신원호 후보는 1985년생으로 대구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줄곧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앞산마을학교 교사,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발달장애인자립지원사원팀장으로 일했다. 제20대 대선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통령후보 부동산불평등해소 특보를 지냈다. 현재는 반성매매남성모임 '불일치(불편한 일상을 지우자)' 활동가,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운영위원, 대구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 기본소득당 대구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신 후보와 일문일답이다.

- 그동안 주로 어떤 활동을 해왔나?
= 처음으로 사회운동을 접한 것이 장애운동이다. 장애인이 자립할 수 없는 환경, 기초생활수급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열악함을 보며 사회 안전망이 참 허술하다는 걸 알게됐다. 화려한 도시의 풍요로움 속에 묻혀있는 빈곤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쪽방 사람들, 노점상 등 빈곤과 연결돼있는 사람들과 관련된 활동을 해왔다. 빈곤 문제와 뗄 수 없는 주거복지에도 주목해왔다. 대부분의 부동산 정책이 물량만 늘리면 된다는 식인데 애초에 주거권이 박탈된 사람들, 쉴 공간이 절실한 사람들 편에서 주거복지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왔다.

- 왜 기본소득당인가?
= 이전에 정당 활동을 하면서 당사에 들어갔는데 ‘기본소득’이라는 포스터가 붙어있더라. 그 단어를 본 순간 정말 가슴이 뛰었다. 소득불평등에 더해 자산불평등이 심각해지는 현실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되겠구나 싶었다. 기본소득당의 인식하는 문제와 해결하고자하는 방향이 나의 고민과 맞아떨어졌다. 창당부터 참여하게 됐다.

- 기본소득당은 다른 진보정당과 어떻게 다른가?
= 진보정당들이 인식하고 있는 사회문제들에는 공통점이 많은데 그것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지점에서 차이가 있다. 노동 혹은 환경을 강조하는 당이 있듯이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이 사회를 재구성할 수 있는 열쇠라고 본다. 모든 시민이 기본소득을 받으면 여러 사회문제에 맞서 싸울 동력이 생긴다고 보는 것이다. 기본소득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모든 사람들에게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다.
 
 
 

- 기본소득당의 기본소득과 대구형 기본소득의 차이점은?
= 기본소득당이 지난 대선 때 약속한 것은 국가재정을 활용해서 모든 시민이 월 65만원 기본소득을 받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정책으로 내 건 120만원원의 경우 0-18살은 아동수당을 확대지급하고, 다른 연령대는 순세계잉여금과 세출을 조정해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 여기에 추가로 10만원씩 약속한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방안은?
= 재건축 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환수해서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방안이다. 부동산 개발 이득을 소유자 개인이 창출한 것으로 보고 독점하는 것은 부당하다. 예를 들어, 범어네거리나 동성로 주변 땅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사회간접자본(SOC)을 활용한 결과이며 그곳을 오가며 이용하는 대구시민 모두가 그 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것이다. 공동의 이익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렇게 발생한 재건축 재개발 초과 이익을 기본소득으로 돌리는 것이다.

- 시장 출마선언을 하면서 ‘쫓겨나지 않는 대구, 지켜주는 대구기본소득’이라는 슬로건을 걸었다. 어떤 의미인가?
= 대구의 청년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일자리를 찾으러 수도권으로 간다고 분석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대구에서 나의 청년기 뿐만 아니라 중장년기, 노년기를 그려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정책을 그대로 대구에 복붙(복사, 붙여넣기) 한다고 해서 청년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여러가지 열악한 상황에서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정책마저 항상 마지막에 시행한다. 이렇게 갑갑한 정치, 사회적인 상황이 청년들을 쫓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년들을 쫓아내지 않고 지켜주는 기본소득 지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청년들을 포함해 대구 시민들이 보편적 복지를 체감하고 공동체 구성원으로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복지선도도시로 만들고 싶다.

- 청년 정치인으로 광역단체장에 출마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 당 차원에서 모든 지역에 비례 후보를 모두 내고, 서울/경기/인천/광주/대구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10여년간 정당활동을 하면서 선거 때마다 후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는 후보자로 뛰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받아들였다. 대구에서 꼭 기본소득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지역 정치가 밀접하게 지역민들의 삶을 바꾼다는 점을 잘 알고, 선거에 참여해야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알려내고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신원호 후보의 정책특보단 / 사진 출처. 신원호 후보 페이스북
신원호 후보의 정책특보단 / 사진 출처. 신원호 후보 페이스북

- 대구기본소득당은 어떤 사람들이 함께 하나.
= 2030 여성모임 활동가가 후원회장이다. 고교생이 청소년특보, 청년유니온 활동가가 청년특보, 민주노총 활동가가 노동특보를 맡고 있다. 성소수자 당사자가 비례 후보이다. 대다수가 대구를 떠나지 말고 여기서 버티며 같이 살아보자고 하는 청년들이다.

- 다른 정당의 청년 청치인들과 고민을 나누기도 하나.
= 타당의 청년 정치인들도 당내 기득권 싸움 등을 넘기가 힘들다고 토로하더라. 그리고 소속 정당을 떠나서 대구가 지금처럼 멈춰 있어서는 안 되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한다. 각 당의 청년 정치인들이 연대하고 협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선거 이후에 그런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

- 어떤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나.
= 선거운동원이 될 당원들 대다수가 일하는 청년들이다. 평일 낮시간에는 참여가 어렵지만 앞으로 두 번 있는 주말에는 다같이 모여서 자유발언도 하고, 공연도 펼치면서 유쾌하고 발랄한 선거를 만들어 볼 계획이다.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는 항상 헐뜯고 싸우는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거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돈 많이 드는 선거는 지양하고 소액 후원들을 알차게 모아 쓸 계획이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정치권은 앞다퉈 '청년' 표심에 호소했습니다. 대선에 곧이어 치러지는 6.1지방선거는 어떨까요? 평화뉴스는 대구에 출마한 청년 후보들의 의지와 고민을 듣기 위해 <6.1지방선거 - 대구 2030 청년후보>를 기획하고 그들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6.1지방선거 - 대구 2030 청년후보]
민주당 이영빈(34) 달서구의원 후보 "활발한 토론 있는 의회 문화를"
정의당 백소현(34) 북구의원 후보 "골목까지 정의로운 도시를"
녹색당 장정희(38) 동구의원 후보..."사람과 자연 어우러진 녹색정치"
기본소득당 신원호(36) 대구시장 후보..."기본소득이 있는 대구"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