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4년 만에 열렸다. 여야 의원들은 쌓여있던 여러 지역 이슈를 감사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감장에서 '영풍제련소'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감사반장 이만희)는 17일 경북도청에서 4년 만에 경북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주민 건강권과 환경권 문제가 제기된 지 수 십년이 지났다"며 "그런데도 경북도 차원의 해결 의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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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국정감사에서 답변 중이다(2022.10.17) / 사진.경북도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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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제련소 광산이 발견돼 가동 중이지만 지금은 (폐광으로 인해) 수입 광석으로 제련하고 있다"며 "주민 생계와 직결된 지역경제 근간이고, 동시에 건강·환경도 중요한만큼 근본적으로는 옮겨야 한다"고 했다. 제련소 이전에 대해 경북지사가 처음으로 이전에 긍정적으로 답한 것이다.
이어 "회사측이 7,150억원을 들여 무방류시스템을 갖추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낙동강 상류 맨 꼭대기에 있어 주민이 불안해하고 또 믿음의 문제도 있다"며 "바닷가로 가는 게 맞다. 정부 차원에서 적당한 장소로 옮기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예산 지원이 없으면 (이전이)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낙동강 최상류, 경북 봉화군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는 아연을 채취해 가공 생산하는 업체다. 1970년대 봉화군에 들어선 뒤 반세기 동안 해당 지역을 떠나지 않고 아연 공장을 돌려왔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중금속 오염수 불법배출' 등이 적발돼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281억원 과징금도 부가 받았다. 그리고 사측은 정부·지자체와 5년째 처분 수위를 놓고 행정소송을 벌였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포항시와 경주시에 몰린 것에 대한 책임도 추궁했다.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폭우가 쏟아져 참사가 있었지만 (이 지사가) 조금만 더 손을 썼다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 않냐"며 "경북도에서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에 대해) 두번이나 감사를 하고 지침을 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포항시장에 대해 강하게 이행 조치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인 것은 알고 있지만 하천이라는 것은 경북도가 주무관청인데 이행을 하게끔 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 지사는 "감사 결과에 대해 포항시가 이행을 전혀 하지 않은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에 확인을 해보니까 우리(경상북도)에게 이야기 안된 사업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성만 의원도 태풍 관련 질의를 했다. 그는 "수도권과 지방 차별이 재난에도 있었던 것 아니냐"며 "올해 8월 서울 물난리가 났을 때 서울시는 500만원씩 지원금을 줬는데, 포항시는 처음에 200만원을 줬다가 추후에 추가로 줬다. 경북도가 재난 지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포항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500만원씩 지원된 것으로 최근 통보 받았다"고 했다.
골프장만 남고 골프학교는 사라진 '군위군 산타클로스 골프고 조성사업'도 감사에 올랐다.
김교흥 의원은 "허가를 받을 때는 학교를 짓는다고 받아놓고 골프장은 지었는데 학교는 없다"며 "사업자는 골프장 사업권을 팔아 큰 돈을 벌었다. 특혜성 사업을 허가해 준 게 문제"라고 질타했다. 경북도는 2017년 12월 인구 감소대응·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산타클로스 골프고드학교 및 골프장 조성 지역개발사업'을 승인했다. 하지만 현재 골프고는 없고 골프장만 건설돼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 지사는 "일대 지역 주민들에게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골프장을 다 지었는데, (골프고가 없다고)그렇다고 운영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반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불협화음'에 대한 질문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홍준표 시장과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행정통합을 꾸준히 했는데 홍 시장은 '난센스'라고 했다. 논의한 게 있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본인(홍준표 시장)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저하고 논의 없었다. 불협화음이 있는 건 아니지 않냐"고 답했다.
조 의원은 또 홍 시장이 대구 취수원을 경북 구미 해평취수원에서 경북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홍 시장을 보면) 트럼프를 보는 것 같다"면서 "대구는 대구의 길을 가고 구미시장은 구미의 길을 찾으면 된다. 경북지사가 중재할 일도 없는데, 원망스럽지 않냐"고 했다.
이 지사는 "조금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 시장이 대구경북연구원을 31년 만에 대구와 경북 2개 조직으로 분리시키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질문에는 "(불협화음과는) 상관이 없다 연구 중심이 돼야 하는데 대구에 있으니 만나기 어려워서 우리끼리 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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