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대구시, 취수원 '안동댐 이전' 공식화...환경단체 "중금속에 오염, 철회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시·환경부·안동시 '맑은물 하이웨이'
안동댐 원수 취수 110km 도수관로 공급
일 46만톤 취수 부족분 강변·인근 댐 활용
홍준표 "30년 난제 낙동강 물 문제 해결"
TK 환경단체 "시민 건강 위협, 위험천만"
예산 낭비·생태계 교란·지역 갈등 우려

대구시가 취수원을 경북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5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 권기창 안동시장과의 3자 간담회를 갖고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 대한 환경부의 검토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왼쪽부터)홍준표 대구시장, 권기창 안동시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 관련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4.7.15) / 사진 제공.대구시
(왼쪽부터)홍준표 대구시장, 권기창 안동시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 관련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4.7.15) / 사진 제공.대구시

대구시의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은 경북 안동댐 직하류에서 원수를 취수해 110km 길이의 도수관로를 따라 대구 문산·매곡정수장까지 공급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비는 1조7,400억원으로 추산하고있다. 국비 30%, 한국수자원공사 70%를 부담한다.

지난해 11월 하루 63만톤(t) 규모의 수량을 공급하는 추진안을 대구시가 환경부에 건의했으나, 환경부는 낙동강 상류 지역의 물 이용에 지장을 주지 않고 안정적으로 취수하기 위해서는 하루 46만톤을 취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부족한 수량은 강변 여과수, 운문댐·군위댐 등을 활용해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방안'을 마련해 대구시가 변경하기로 했다. 환경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지난 2021년 대구에 필요한 하루 58만톤의 원수 중 30만톤을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28만톤을 기존 대구취수장에서 취수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취수지점에 대한 상생협력 지원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계획도' / 사진 제공.대구시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계획도' / 사진 제공.대구시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지역의 물 문제는 지난 30년간 풀리지 않았던 난제"라며 "이번 만남이 대구시민의 염원인 깨끗하고 안전한 물 확보뿐 아니라 낙동강 유역 전체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와 안동을 포함해 부산, 창녕 등 영남지역 환경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안동댐은 낙동강 최상류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나온 중금속으로 오염돼 있어, 이 물을 취수해 공급하는 것은 대구경북지역 시.도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적이라고 주장했다.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 반대 긴급 기자회견'(2024.7.15.대구시청 산격청사)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 반대 긴급 기자회견'(2024.7.15.대구시청 산격청사)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권기창 안동시장이 중금속에 오염된 안동댐 물을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붓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2024.7.1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권기창 안동시장이 중금속에 오염된 안동댐 물을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붓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2024.7.1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낙동강네트워크, 영풍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공동대책위원회, 환경운동연합 대구경북광역협의회 등 7개 단체는 15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드뮴 등 중금속이 가득한 안동댐 물을 대구 취수원으로 삼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기획"이라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홍준표 시장이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취수원 이전 사업이 정말로 실현된다면, 2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이 낭비되고, 안동댐 하류 낙동강 유지용수 부족으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며, 수질 악화로 지역 간 갈등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면서 "천문학적인 건설비에 따른 수도요금 인상까지 불러오며 대구시민들은 더 위험하고 값비싼 수돗물을 마시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맑은 물 하이웨이라는 엉터리 삽질 사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며 "낙동강 수계 경북도민에게도, 대구시민에게도 이롭지 않은 졸속 사업을 위해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만 투입하는 것은 결국 홍준표 시장의 생색내기가 될 뿐"이라고 규탄했다.

(왼쪽부터)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 민은주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2024.7.1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왼쪽부터)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 민은주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2024.7.1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대구시가 안동댐 수질을 몇 차례 검사한 결과 1등급이 나왔다고 하지만, 물 바닥에 침전돼 있는 퇴적물에는 카드뮴과 비소, 납, 아연 등 중금속이 퇴적돼 있어 언제든 물에 용출돼 나올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며 "안동댐 관로를 짓는 데 2조원을 쓰지 말고, 낙동강 물을 안전하게 쓰는 데에 그 돈을 쓰는 것이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민은주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물 문제는 민생과 연결되는 문제인데 대구시는 물을 산업으로 생각하고 육성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며 "취수원을 이전해 물 산업으로 연결시키려 하는 것이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024.6.19) / 사진 출처.민주당 홈페이지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024.6.19) / 사진 출처.민주당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 강민구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동댐 물은 안동 사람들도 이용하지 않는 중금속 오염물"이라며 "대구와 구미 정수장까지는 45.2km 거리에 공사비는 3,900억원 정도가 들지만 대구와 안동은 110km에 2조원이 넘는 돈이 소요된다고 환경부는 밝혔다"고 했다.

이어 "공사 기간도 2022년 협약대로 했으면 내년부터 공사해 2028~2029년이면 대구에 깨끗한 물이 들어오지만, 안동댐 물은 언제 올지 기약도 없다"면서 "30년 기다려 이제야 깨끗한 물을 사용할 기회를 놔두고 대구시민은 1조6,000억원을 더 들여 매일 중금속 물로 먹고 씻어야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