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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대구 종로고택점, '휠체어 경사로' 설치...'장애인 차별' 시정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12.2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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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 기자회견·1인시위·인권위 진정→면담
'슬로프' 설치 합의...한옥 매장 출입구~매장 공사 중
"접근성 보장 환영" / 스타벅스 "부족한 부분 개선 조치"


'장애인 접근성 차별' 비판을 받았던 스타벅스 대구 종로고택점에 장애인 휠체어 경사로가 설치된다. 

대구 중구 진골목에 있는 스타벅스 종로고택점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21일까지 닷새동안 장애인용 슬로프(경사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스타벅스 측은 종로고택점 입구에 '대구 종로고택점 매장 이용 안내문'을 붙이고, 공사 기간을 공지했다. 또 "해당 공간은 장애인용 슬로프(경사로) 공사를 위하여 통행이 불가능하다"며 "이용에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알렸다. 
 
   
▲ 스타벅스 대구 종로고택점 장애인 슬로프(경사로) 설치 안내문(2022.12.2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중구 진골목에 있는 한옥 컨셉의 스타벅스 종로고택점(2022.1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공사는 현재 한참 진행 중이다. 경사로는 매장 옆 주차장 출입구에서 시작해 매장 안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설치된다. 출입구가 돌계단으로 된 한옥 고택 매장에 경사로가 설치되면 휠체어를 포함해, 유모차와 보행기 등 장애인, 영유아, 노인 등 이동 약자들의 매장 출입도 쉬워진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고택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재현하던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다"며 "건물주와 협업을 통해 개선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장애인 고객분들의 편의성 개선을 위해 매장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경사로를 설치하고, 이동식 태블릿 포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객의 의견을 경청해 운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장애인단체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스타벅스가 요구를 받아들였다.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권익옹호활동가 자조모임 '삐장',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달 28일 종로고택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일 1인 시위를 벌였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를 상대로 '인권침해 차별시정' 진정도 넣었다. "종로고택점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라"는 요구다. 
 
   
▲ "차별입니다"...휠체어 탄 장애인이 종로고택점에 붙인 경고문(2022.11.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스타벅스 대구 종로고택점 장애인 접근성 보장 촉구" 기자회견(2022.11.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10월 김시형(38.뇌병변장애1급)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과 노지성(28) 대구권익옹호활동가 자조모임 '삐장' 활동가는 스타벅스 종로고택점을 찾았다가 휠체어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아 "다른 매장을 이용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매장 앞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항의성 기자회견과 1인 시위 이후 장애인단체와 스타벅스는 면담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사로와 리프트 설치를 놓고 양측은 이견을 보였지만, 장애인단체 요구대로 최종 경사로 설치를 합의했다. 

김시형 팀장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서 이런 성과를 얻었다"며 "장애인 권리와 관련해 한걸음 진전해 대단히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 권리 보장에 스타벅스가 함께해 다행"이라며 "편의시설에서 장애인들이 접근성을 침해받는 일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장애인 이동권·접근성 권리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밥 한끼를 먹어도 비장애인과 달리 식당과 카페에서 장애인들이 느끼는 일상의 불편함에 대해 스타벅스 등 기업들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전세계 프랜차이즈 카페 매출 1위(2022년11월 기준) 스타벅스는 올해 10월 종로고택점 문을 열었다. 종로고택점은 1919년 지어진 100년 넘은 아름다운 고택으로 199평 120석을 갖춘 대형 매장이다. 한옥과 정원 경관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핫플+맛집(핫플레이스.맛있는 가게)'으로 알려져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개점부터 폐점 시간까지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출입구 2곳 중 주요 입구에는 돌계단 4중턱이 버티고 있고, 옆쪽 입구에는 5cm 넘는 나무 문턱이 있어 장애인 출입을 어렵게 해 논란이 됐다. 주차장을 우회해 종로고택점 마당까지 들어간다해도 주문을 하려면 매장 안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곳에도 돌계단 4중턱이 휠체어 출입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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