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세금 1천억 들여 '박정희 숭모관' 짓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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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전 대구YMCA·구미YMCA 사무총장)


어제(2월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구미 방문하고 상모사곡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 박정희‧육영수 영정에 헌화하고 민족중흥관을 관람했다.(신아일보), 비록 우리공화당과 보수단체 회원 등 300여 명은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윤 후보의 생가 진입을 막아서는 등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험난하기는 했지만(경북일보).

그저께(1월31일) 구미시가 전 박정희 대통령의 추모관이 격에 맞지 않게 협소하고 올라가는 길이 비탈져 안전에 위협을 받는다고 해서 1,000억을 들여 새로운 숭모관을 짖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경북에서 부채로는 으뜸을 달리는 구미로써 자신의 돈으로 세울 수는 없겠지만(국고 등으로) 870억 원을 들여 새마을테마 공원을, 160억원 박정희 역사자료관을, 50억 원 민족중흥관등 1300억 원이라는 어마 무시한 돈을 쳐들여 지어 놓았는데 격에 어울리는 숭모관(1,000억)을 지어 관광 연계 벨트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참여연대, 영남일보, 대구 MBC)

‘품격 있는 추모 공간을 마련’(한국일보)이 도대체 무엇인가?
또 연간 약 20만 명(하루로 따지면 500여명)이 몰리는 도시에 관광자원을 위한 투자(?)치고는 옹색하기 이를 데 없다. 아니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 1일 평균 500여명이 흩어진 시간대에 방문하는 데 비탈진 골목길을 통해 추모관으로 들어가 사람이 몰릴 경우 이태원처럼 안전사고 위험도 우려되기 때문”(경북신문)이라는 말은 소가 들어도 웃을 이야기다.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생가터에 세워진 박정희 동상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생가터에 세워진 박정희 동상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정희 대통령 서거 43주기 추모제·추도식』(2022.10.26) / 사진 출처. 구미시 홈페이지
『박정희 대통령 서거 43주기 추모제·추도식』(2022.10.26) / 사진 출처. 구미시 홈페이지

따라서 구미시는 지금 부채 2000여억 원으로 경북도내 23개 시군 상위인 상황에서 1,000억을 들여 있는 시설을 폼(?)나게 만들겠다고 하니, 백번 양보해도 ’명백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혈세낭비‘(경실련)이며, 아무리 좋게 보아도 ‘정치적인 목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대구 MBC)라는 시민들의 비난을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격의 있는 추모가 가능하고, 동시에 이태원에서의 안전사고 운운했지만 500여명이 골목길이 아닌 야트막한 길을 가는 데 지금 한건의 추락이나 타박사고 혹은 문제점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그 결과를 나타내보라.구미의 정체성을 말할 때 길재 선생을 그 머리에 두고 이맹전 선생, 향랑 등의 역사적 인물을 내세운다. 충신 불사이군이며 한번 결혼한 남편으로 구박을 받아도 목숨을 던져 재가를 피한 정절의 고향이고 이러한 정조를 구미를 지금까지 지켜온 정신적인 지주가 되었다.  (시립도서관에 있는 향랑의 탑, 금오지 인근의 성리학 연구소, 지주중류비.....).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고 박정희 대통령의 공이 지대했고 그의 노력이 오늘의 구미를 오늘의 한국을 만드는데 일조를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하더라도,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 사관학교에서 일본천황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는 혈서를 쓴 군인이었다는 사실.  과연 구미를 말할 때 구미 정체성의 혼돈을 어떻게 정리할 것이냐?

먹고 사는 일이 정말 중요하고 사람의 전체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큰 것임이라는 것을 을 폄훼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집안 전체가 완전하게 망하는 어려움을 불사한 왕산 허위 선생 가족, 목숨을 던져 조국독립을 외친 장진홍 열사, 만주 신흥군관학교에 학생을 보내는 길을 만들다가 순국한 최재화목사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조국독립을 위해 몸과 마음 모두를 던진 그들이 혼재하는 이 구미의 모습을 구미의 후손에게는 어찌 설명할 것인가?

인구 10만의 문경보다 관광객 수가 적은 구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방식은 지금도 공실이 넘쳐나고 관리비를 도에 맡긴 현 시설을 두고 돔 야구장 설립비용과 맞먹는(경향신문)1,000억을 들여 번쩍번쩍한 숭모관을 짖겠다는 아부성 행위에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기고]
김영민 / 전 대구YMCA·구미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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