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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청 '발달장애인 주간돌봄' 대책 묵묵부답...엄마들은 거리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5.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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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맘 '주간활동서비스' 기관 탈락→갈 곳 없는 아이들
엄마들 '독박케어'에 빚도 떠안아...선정 과정 의문 제기
대안 약속 하고 무대책→엄마들 집회 "재심사·별도 지원"
달서구의회, 대안 마련 노력 "특수 케이스, 시급히 해결"


대구 달서구청이 중증 발달장애인 자녀 엄마들의 호소에도 주간돌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이들을 받아주는 곳이 없어 엄마들이 직접 빚을 내 주간 돌봄 센터를 만들었는데, 구청이 심사에서 떨어트려 벼랑 끝에 섰다. 주간 돌봄 센터를 구하는 데 전체 7,000만원 빚을 진 것도 감당이 힘든데, 10~30대 중증 중복 발달장애인 아이들을 낮 시간 '독박케어'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달서구청을 찾아 도와달라고 호소를 한 지 일주일째. 달서구청 팀장이 엄마들을 향해 무릎 꿇고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청은 소통 없이 묵묵부답이다. 엄마들은 결국 거리에 나섰다.
 
전정순 담장을 허무는 엄마들 대표가 이태훈 구청장을 규탄하고 있다.(2023.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정순 담장을 허무는 엄마들 대표가 이태훈 구청장을 규탄하고 있다.(2023.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담장을 허무는 엄마들(증 중복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모임)'과 '사회적협동조합함께맘', '뇌병변 및 중증중복장애인부모회' 등 3개 장애인부모단체는 4일 달서구청 앞에서 긴급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갈 곳 없는 우리 아이들 몸도 정신도 중복으로 힘든데 달서구가 사각지대에 버려뒀다"며 "중증중복 발달장애인에게 주간활동서비스를 지원하라"고 이태훈 달서구청장에게 촉구했다. 

30여명의 엄마들이 자녀와 함께 집회에 왔다. 휠체어를 타는 아이들도 집회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다. 누워서 생활해야 하는 와상 중증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들은 돌봄 탓에 집회에 오지도 못했다. 
 
   
▲ 대구 달서구청, 달서구의회(2023.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중증장애인 주간활동지원서비스 당장 지원하라"(2023.5.4.달서구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엄마들은 "아이들은 우선 지원 대상인데 공적법인을 배제하고 개인사업자에게 기회를 준 것은 부당하다"며 "더 힘든 대상에게 우선 지원이 복지인데 사각지대에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또 "달서구 주활센터는 성서 5곳, 월배 1곳 성서 편중이 심각하다"며 "공정성에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지사업자에게 우선 기회를 주는 심사 규정 폐지 ▲갈 곳 없는 발달장애인 구청이 돌봄 책임 ▲빚을 내 준비한 주활 센터 구청이 지원 ▲개인사업자 선정 무효 ▲재심사"를 촉구했다.      

전정순(64) 담장을 허무는 엄마들 대표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으면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며 "돌봄 공백으로 엄마들은 꼼짝 없이 아이들과 한세트로 묶여 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계속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다"면서 "재심사가 어렵다면 구비를 마련해서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별도 운영비라도 지원해달라"고 제안했다.

32살 발달장애인 A씨의 어머니 이순화(62)씨는 "주간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엄마가 온전히 아이를 감당해야 하는데, 아이가 나이를 먹을 수록 엄마도 늙기 때문에 힘들다. 그래서 주활서비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받아주지 않으니 엄마들이 센터를 만든 것"이라며 "이런 곳을 떨어트리다니 믿을 수 없다. 탁상행정으로 우리 아이들을 집에만 가둬두지 말라"고 호소했다.
 
"성서만 달서구냐? 편중 해명하라" 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들의 피켓팅(2023.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서만 달서구냐? 편중 해명하라" 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들의 피켓팅(2023.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제는 지난주 불거졌다. 중증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들이 직접 만든 '사회적협동조합함께맘'은 달서구청의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지원서비스 제공기관 이용자 선정 공모 사업'에 지원했다가 지난달 20일 탈락했다. 5곳이 신청해 3곳이 선정됐는데 개인사업자들이 지정됐다. 엄마들은 자녀를 기관이 받아주지 않자 빚을 내 센터를 만들고 직원도 뽑았는데 탈락시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달서구의회도 나섰다. 박종길(더불어민주당.이곡1~2동, 신당동) 달서구의회 복지문화위원장은 4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당장 엄마들이 지불 할 임대료, 인건비, 자녀 돌봄이 시급한 상태"라며 "이 건은 시간을 끌어서는 안되는 시급한 문제다. 집행부가 특수한 케이스를 인정해 빨리 대안을 내놔야 한다. 의회도 대안을 가능하면 빠르게 마련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달서구청 복지문화국 류근현 어르신장애인과장, 이성훈 장애인복지팀장 등 관련 부서 관계자들은 '외부 출장, 구청장 수행' 등을 이유로 휴대전화를 받지 않거나 답변을 하지 않고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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