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을 띄우고 인공호수를 조성하고. 대구시가 K-2 군공항 후적지 개발 청사진을 발표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전제로 계획한 동구지역 도시 계발 계획이다. 목표는 2032년까지다. 예산 추정액은 수십조원이다. 첨단 산업을 유치해 각종 규제와 조세를 없애는 혜택을 준다.
인근 금호강에서 낙동강까지 유람선을 띄우고, 부지 가운데 인공호수를 만든다. 100층짜리 대형쇼핑몰과 AI 시니어 타운 등을 조성하고, 지하물류 터널을 만들어 로봇배송 체계를 도입한다.
홍준표 시장이 그린 동구 K-2 후적지의 미래는 최첨단산업 규제프리·조세감면 신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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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K-2 공항 후적지 개발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지난 27일 발표했다. 규모는 군공항 6.71㎢,민간공항 0.27㎢ 등 6.98㎢다. 공항 이전 용지 조성 공사는 오는 2030년 시작해 2032년 마무리한다.
예산안은 밝히지 않았다. 홍 시장 과거 발언을 통해 추정해보면 수십조원에 이른다. 홍 시장은 지난 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K-2 공항) 후적지 개발과 청사 신축에 예산은 대강 30조원"이라고 했다.
청사진 핵심은 4대 혁신· 6밸리 도시다. 4대 혁신 분야에서는 ▲공항 후적지 인근 금호강에서 시작해 낙동강까지 백리물길을 연결해 유람선을 띄운다. ▲도심 내 자율주행과 함께 지하공간을 활용해 지하물류 터널과 로봇배송 체계를 도입한다.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인공지능·블록체어·빅데이터(ABB), UAM 등 5대 미래산업 글로벌 앵커기업을 유치하고 ▲공항 활주로~팔공산 금호강 녹지축을 연계한 녹지네트워크 조성, 탄소중립 대을 위한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를 도입한다.
6밸리 도시 특화계획은 ▲후적지 중심에 24만㎡ 인공호수, 두바이 다운타운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를 넘어선 100층 대형쇼핑몰 관광 밸리 ▲AI 시니어 타운 클러스터 등 메디컬 헬스케어 밸리 ▲반도체, 로봇 등 5대 미래산업 첨단기업 조세감면 특구 지정한 미래산업 밸리 ▲K-컬쳐·여가·전시와 디지털 융합·업무·상업 복합 공간 등 소호+베니스 문화 밸리 ▲스타트업 허브 등 창업기업 인큐베이팅 클러스터 등 디지털전환 밸리 ▲국제학교, 글로벌 캠퍼스 유치 글로벌 창의 인재 밸리 조성이다.
실현 방안은 "중앙 정부와 협업하고 혁신적인 규제 배제 방안을 마련해 적용할 것"이라며 "K-2 공항 후적지뿐 아니라 주변 개발 제한 구역 100만평을 배후지원단지로 개발을 연계할 것"이라고 했다.
개발 효과는 "연간 6,000만명 관광객을 유치하고 6만개 이상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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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과 대구시는 신공항과 K-2 후적지 개발에 발 벗고 나섰다.
대구시는 2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민선 8기 투자 성과·여건·사업 홍보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홍 시장, 이종화 경제부시장, 이종헌 신공항건설본부장, 이병희 엘엔에프 사장이 설명에 나섰다. 신공항 건설, K-2 후적지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 홍보 활동이다.
신공항과 K-2 후적지 개발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할 기업, 공공기관, 건설사,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다. 대구시를 대신해 터를 개발할 사업대행자(공동출자법인)를 선정하기 위해서다.
공공시행자가 지분 50%를 초과해 구성하면 나머지는 민간이 참여한다. SPC 구성은 올해 연말 완료할 예정이다. 홍 시장은 "중동 석유자본 등 해외 자본 유치도 추진한다"고 지난 5월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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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와 홍 시장의 개발 청사진에 대해 우려했다. 예산 조달 방안은 구체성이 부족하고, 각종 개발 사업과 예상 효과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8일 성명서에서 "오직 개발만을 외치는 대구시정에 참담하다"며 "생태적 고려 없는 대규모 토건개발사업 위주의 개발 정책 재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구시를 돌아보면 온통 고층 아파트 공사판"이라며 "숨 막히는 아파트 빌딩숲을 또 짓는 것은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미래 행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K-2 후적지에 두바이식 고층빌딩 숲 대신, 콜롬비아 메데진 도서관 공원이나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같은 공원을 조성하라"고 제안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계획안을 보면 대단히 우려스럽고 실망스럽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습지나 공원이 탄소 저감 효과가 큰데 그러한 밑그림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금호강과 낙동강을 이어 유람선을 띄운다는데 매년 낙동강에 피는 녹조가 금호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배를 띄우려면 물을 채워야 하는데 결국 4대강사업과 똑같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센트럴파크 같은 공원을 조성해 다른 지역과 다른 매력있는 도시로 만들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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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사업 전반에 대해 '비현실성'을 지적했다.
대구시가 말한 개발 효과에 대해 "연간 6천만명 관광객이 창출된다고 한 근거가 없다"며 "신공항 관광객이 1천만명으로 추정되는데 5천만명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건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예산에 대해서도 "1~2기 신도시 개발에 맞먹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지자체, 정부, 기업 도대체 누가 비용을 감당한다는 건지 알 수 없다"며 "SPC 특수목적법인을 만든다고 하는데, 부동산 개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적용하면 어느 기업과 자본이 수십조를 투자하겠냐"고 우려했다. 이어 "수십조 개발인데 국내 1~2등 대기업이 붙어도 불가능하다"면서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삽도 안뜬 신공항 건설을 전제로 한 홍 시장의 청사진은 스스로 모순적이고 불가능한 내용 투성이"라며 "심지어 자기 임기 안에 다 하지도 않는다.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정치적 이미지만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 매우 뜬금 없고 설득력이 없는 개발 청사진"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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