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트루먼 4.2m 동상 다부동에...시민단체 "독재자 미화 중단"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7.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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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 백선엽 이어 이승만·트루먼 동상 칠곡 제막
이철우·조갑제·강승규 등 500여명, 윤 대통령 화환
"자유민주주의 영웅, 민족지도자...좌우 떠나 인정"
민문연 등 "민간인 학살 독재자→동상 철거" 촉구


이승만과 트루먼 두 한미 전 대통령 동상이 논란 속에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세워졌다. 

경상북도와 칠곡군, 동상건립추진모임은 지난 27일 가산면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재욱 칠곡군수, 이인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 조갑제 동상건립추진모임 대표,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신범철 국방부 차관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 베일을 벗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2023.7.27.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 사진.경북도
   
▲ 트루먼, 이승만 전 한미 대통령 동상 제막식(2023.7.27) / 사진.경북도

당초 두 사람의 동상은 서울 전쟁기념관이나 주한 미군 영내 설치하려 했다. 하지만 역사적 논란에 이어 주한 미군이 영내 설치를 거부해 설치할 곳을 찾지 못했다. 

경북도가 한국전쟁 휴전 70주년을 기념해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세우기로 협의해 건립지가 확정됐다. 

높이 4.2m의 황금빛 두 동상은 지난 5일 제막식을 가진 백선엽 장군 동상 인근에 세워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제막식에 화환을 보내고 동상 제막을 축하했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2023.7.27) / 사진.경북도
   
▲ 앞서 같은 곳에 세워진 백선엽 장군 동상(2023.7.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이철우 도지사는 축사에서 "동상 건립을 시작으로 좌우를 떠나 서로를 인정하고 국민 대통합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이승만, 트루먼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수호 영웅"이라며 "민족지도자인 이승만 대통령이 제대로 평가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제막식 행사장 앞에서 거세게 반발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50여명은 기념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 백선엽에 이어 독재자 이승만의 동상까지 세우는 것은 반역사적"이라고 규탄했다. 

 
   
▲ "두 번 탄핵된 독재자 이승만 동상 철거하라" 기자회견(2023.7.27) / 사진.민문연 구미지부
   
▲ 동상 제막식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인사들(2023.7.27)/ 사진.민문연 구미지부

이들 단체는 "헌정을 유린하고 언론을 탄압하여 민주주의를 압살한 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을 조장하고 비호한 죄, 친일파를 등용하고 반민특위를 해체해 민족 정통성을 훼손한 죄, 분단을 초래하고 북진통일을 외쳐 국민을 기만한 죄, 정치 군인을 양산하고 쿠데타 토양을 마련한 죄, 정부 수립 이후 독립운동 세력을 탄압한 죄" 등 모두 8가지의 '죄'를 열거하며 "이승만 동상 철거"를 촉구했다.

박찬문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장은 "한국 전쟁 당시에 숨진 학도병들의 수많은 원혼이 서린 칠곡에, 한국 전쟁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승만 동상이 세워져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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