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13조짜리 탄소중립 정책에 대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생명평화아시아(이사장 유한목)·녹색당 대구시당(위원장 황정화)'은 지난 18일 오후 대구 수성구 광덕빌딩 생명평화나눔의집에서 '기후붕괴의 시대, 대구에서 에너지전환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발제자로 김선철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정책위원, 진상현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김은영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황정화 녹색당 대구시당위원장 사회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패널들은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대구시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평가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했다.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기준연도 2018년 897만톤)을 2030년까지 45%, 2040년까지 70% 감축해 2050년까지 순 배출량 0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기후환경, 시민생활, 에너지전환 등 8개 분야에서 85개 정책을 내놓았다.
8대 핵심과제는 ▲환경기초시설 가스 자원화 ▲탄소중립 교육과 공감대 확산 ▲생활 속 녹색환경 운동 ▲탄소흡수원 보호 관리 ▲친환경 탄소중립 산업단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워커블 시티 프로젝트 ▲녹색건축물 보급 확대다. 2030년까지 예산은 시비와 민간투자 등 13조원이다.
진상현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홍 시장은 탄소중립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가 지난해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예시로 들었다. 당시 대구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의 전략 일환으로 "대구시를 걷기 좋은 '워커블 시티'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진 교수는 "대구시는 이 같은 전략을 발표했음에도 여전히 자동차 중심 도시로 기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순환도로 개통이 탄소중립에 어긋나는 대표적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대구시 공직사회 내부에서 탄소중립 정책으로 선뜻 바꾸지 않으려 하는 기조가 있는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탄소중립을 위해 대구를 '숲 도시'로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대구시가 예전부터 잘하던 것은 나무심기다. 20년간 1,000만여 그루 나무를 심었다"면서 "숲 도시를 조성하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시민들도 도심을 잘 걸어 다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은영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사무국장도 대구시의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김 사무국장은 "지난해 홍 시장이 탄소절감을 위해 '도심 산업단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기업들이 난색하는 태도를 보여 현재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추진한다 해도 일방적 시정으로는 에너지전환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역 에너지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지적도 포럼에서 나왔다. 친환경 탄소중립을 내세운 다른 나라들과 달리, 윤석열 정부 정책은 기업 지원, 경제 성장에 집중해 친환경성·공공성이 적다는 비판이다.
정부가 올 4월 발표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제1차 국가 기본계획'을 예로 들었다.
김선철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정책위원은 "당시 국가 기본계획의 3대 정책방향을 보면,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 등 사회 안전망 확충보다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명 공동체들을 우리가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고, 경제 성장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나와 있다"면서 "정책이 방향을 삼아야 할 친환경성이나 공공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