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사흘 앞두고, 대구지역 장애인단체가 대구시와 대구시의회에 정책요구안을 전달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17일 오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420장애인차별 철폐의 날 대구대회 - 장애인도 시민으로 함께 사는 대구로' 행사를 열고 "장애인 탈시설 지원 확대, 자립생활 보장을 위한 조례 제정" 등을 촉구했다.
대회는 시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언과 문화 공연 등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들은 2.28기념공원에서 공평네거리를 거쳐 대구시청 동인청사까지 500m 행진하며 "장애인의 날 거부한다. 장애인 차별 철폐하자", "대구시의회는 장애인의 온전한 권리 실현을 위한 조례 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사 이후 대구시와 대구시의회에 장애인 권리보장 정책요구안과 장애인 권리 입법요구안을 전달했다.
정책요구안은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추가지원제도 보장성 강화 ▲재가 발달·중증장애인 주거유지 지원서비스 제도화 ▲지원주택 공급·운영 조례 제정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제도화 ▲장애인 탈시설 자립생활 지원체계 확대 ▲인권침해 거주시설 폐지 ▲특별교통수단 운행 대수 확대 등 7가지 중점과제와 13가지 정책과제로 구성됐다.
입법요구안은 ▲대구시 장애아동 지원 조례 제정 ▲대구시 장애인가구 출산 및 양육 지원 조례 제정▲대구시 지원주택 공급·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 ▲대구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 개정 ▲대구시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조례 개정 등 17개 조례의 제·개정을 내용으로 했다.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들은 교육권, 이동권을 누리지 못한 채 살아왔다"면서 "장애인을 차별과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당당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하루도 쉬어서는 안 된다"며 "더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열차게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노금호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대인 지원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탈시설 지원 기관이 있었더라면 시설에 갇혀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면서 "대구시는 이 소리를 제발 들어서 예산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대구시는 요구안을 검토한 뒤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선홍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장은 "내용을 아직 살펴보지 못했다"면서 "장애인단체 요구안을 보고 수용할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탈시설과 관련해서는 정부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대구시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탈시설 자립생활주택을 2020년부터 2024년까지 100호를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 76호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4월 20일은 정부가 지정한 법정기념일인 '장애인의 날'이다. 하지만 420장애인연대는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이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부르고 있다. 장애인의 온전한 인권 보장과 자립생활 권리 실현, 사회 통합 등을 위해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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