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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동대구역에 잇따른 노동자·장애인들의 애달픈 '호소'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4.02.0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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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값 차례상 물가 올라, 실질임금은 감소
민주노총 "민생고, 물가대책"...명절에도 노동상담소
장애인단체, 동대구역 일대 4.10 총선 캠페인
"이동권과 접근권 확대, 탈시설...장애인 권리에 투표"


설 명절에도 일하는 노동자들과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장애인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동대구역에서 노동자들과 장애인들은 명절을 맞아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지길 바랐다. 노동자들은 치솟는 물가에 대한 대책을, 장애인들은 권리보장을 촉구했다.
 
"모든 노동자와 시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앞장서겠습니다"...민주노총대구본부, 윤석열 심판 대구시국회의 동대구역 앞 기자회견 (2024.2.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모든 노동자와 시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앞장서겠습니다"...민주노총대구본부, 윤석열 심판 대구시국회의 동대구역 앞 기자회견 (2024.2.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설 연휴에도 일하는 노동자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피켓팅 (2024.2.8) / 사진. 민주노총대구본부
"설 연휴에도 일하는 노동자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피켓팅 (2024.2.8) / 사진. 민주노총대구본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본부장 이길우)와 '윤석열 심판 대구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가는 오르고 경제는 어려워져 가고 있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면서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명절을 맞이해 반가운 마음으로 고향을 찾고 가족을 만나러 가고 싶지만, 마음만큼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면서 "사과값은 1년 전보다 57%, 배는 41%나 급등하며 설 차례상 하나 마음 편히 풍족하게 차릴 수 없는 현실이 발목을 잡는다"고 한탄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1인당 월 평균 실질임금은 지난해 대비 0.9% 감소했다"면서 "물가 인상률, 장바구니 물가, 차례상 물가 등은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이 "민생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4.2.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이 "민생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4.2.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이길우 민주노총대구본부장은 "지난해부터 폭등한 물가로 서민들과 노동자들의 살림살이는 너무 어렵다"며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수밖에 없는 명절"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30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실질임금은 1.2% 감소했다"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실질임금은 더 폭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민생을 해결할 물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뒤에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1시간 가량 피켓팅을 진행했다. 피켓에는 "설 연휴에도 일하는 노동자들을 응원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혔다.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동대구역을 행진하는 장애인들(2024.2.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동대구역을 행진하는 장애인들(2024.2.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동대구역 안에서는 장애인들이 행진을 벌였다. 가족을 보러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 사이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일렬로 행진하자, 몇몇은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그들을 지켜보기도 했다. 장애인들은 "장애인 시민권 보장을 위해 장애시민 권리에 투표합시다"라는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탈시설장애인당입니다. 장애인 권리에 투표해주세요"라고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탈시설장애인당(當)과 탈시설장애인연대 대구지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이 날 오전 동대구역에서 '장애인 권리 캠페인'을 진행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 ▲장애인 의료접근권 확대 ▲탈시설·자립생활 권리보장 등을 촉구했다.

탈시설장애인당 대구시당은 지난 3일 출범했다. 정당법상 정식 정당이 아닌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동안 장애인 권리를 요구하기 위한 '캠페인용 정당'이다. 실제로 총선 출마는 하지 않지만 대구 후보도 있다. 탈시설 장애인 당사자인 임재원(33)씨다.
 
임재원 탈시설장애인당 대구지역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2024.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임재원 탈시설장애인당 대구지역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2024.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임재원 후보는 시설에서 나오면 자유롭게 살아갈 줄 알았지만,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정해져 있는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시설과 다름이 없다고 느낀다"고 한탄했다.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고,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동등한 가치를 갖는 사회를 희망했다.

임 후보는 "장애인은 더 이상 보호와 돌봄 객체가 아닌, 권리를 가진 주체로서 자유롭게 거주 지역을 선택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나다운 세상을 살아야 한다. 나의 결정이 존중받는 세상을 꿈꾸며 함께 살아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앞으로 3월까지 매주 1~2회 대구 9개 구.군을 돌며 장애인 공약 홍보 활동을 진행한다. 지난 3일 중구 반월당역 일대에서 캠페인을 진행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오는 3월 30일 2.28기념중앙공원에서 '탈시설장애인 당사자대회'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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