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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대선 전 개헌 불가능...탄핵 후 새 정부가 개헌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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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기자간담회
"대통령이 계엄, 군대 동원...국민 고통"
대선 전 원포인트 개헌..."국민적 합의 어렵다"
당내 갈등엔 "영향력 있는 분이 마음 넓게 써야"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야권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부겸(67) 전 국무총리가 14일 오후 대구 중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정치 상황과 향후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명계' 인사들과의 잇따른 만남을 예고한 것 대해 "언론에서 둘이 만나서 뭘 할거냐? 그냥 밥만 먹고 해어질거냐 그러는데 그건 아니지 않겠냐"며 "현재 민주당이 어떤 국민적인 질책을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이 문제를 풀자고 그걸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만남에 대한 정확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김 전 총리는 "다음 주 정도로 (만남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 일극체제'를 비판해온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난데 이어, 다음주에는 김 전 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만날 예정이다.    

이 대표와 만나 개헌에 대한 이야기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대통령이 계엄을 하고 군대를 동원할 수 있는 헌법체계 때문에 국민이 고통을 치르는데 헌법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바꾸겠다는 약속을 안하면 되겠냐"면서 "국가 지도자가 되려면 반드시 국민 요구가 있을 것이다.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기자들과 만나 탄핵과 개헌, 대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2025.2.14.대구 중구 한 식당)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기자들과 만나 탄핵, 개헌, 대선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2025.2.14.대구 중구 한 식당)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만약 이 대표가 개헌을 약속한다면 민주당 (대통령)후보로서 적합하고, 힘을 실어줄 용의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 이야기는 너무 많이 나간 이야기다. 나중에 하자"고 말했다.  

국민의힘 등이 주장하는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서는 "지금 원포인트 개헌 자체가 국민적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심도 있는 토론 없이 막 밀어붙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탄핵 정국 후 '개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국회가 중심이 돼 개헌 논의를 수렴해야 한다"며 "탄핵이 결정되면 새 정부 출범은 출범대로 준비해도, 우리 사회의 다음을 위한 합의인 개헌 문제는 국회가 논의를 쭉 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가 개헌안을 마련해 내년 지방선거 쯤 국민적 동의를 받아 개헌안을 확정해야 한다"면서 "대선 후보자들이 이에 대해 공약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현재 모든 권한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인데, 분권형·민주적으로 바꾸는 게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면서 "여러 정치적 목소리가 제도적으로 의회 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의무 조항을 넣는 방법이 들어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주장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고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면 그 다음 4년 중임이나 다른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이 온 국민,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를 구렁텅이로 집어넣는 것은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에 침묵 중인 이 대표에 대해서는 "국가 지도자가 되려면 국민이 듣고 싶어 한다"면서 "일종의 헌정 실패인데 이 헌법을 어떻게 계속 가져가겠나. 답변을 준비하시리라 본다. 여러가지 고민 중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 중구 한 식당에서 김 전 국무총리가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2025.2.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중구 한 식당에서 김 전 총리가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2025.2.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탄핵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했다. 지난주 동대구역 광장 '탄핵 반대' 국가비상기도회 집회에 경찰 추산 5만여명이 참석했다. 김 전 총리는 "우리 사회가 양분되고 증오를 넘어 정서적 내전 상태까지 향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를 분명히 세우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합의 없이 어떻게 대한민국이 버틸수 있겠나. 최소한의 서로 합의점도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갈라놓고 증오를 부추기는 것이 과연 다음 세대를 위해 옳은 것이냐. 다시 한번 냉정을 되찾아주기를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대구 수성구갑'에서 지난 2016년 31년 만에 정통 야당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재도전했으나 낙선하고 김 전 총리는 대구를 떠났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20년 총선이 끝나고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를 제외하면 정치 활동을 안하고 정치적 휴지기였다"며 "시민들 중에서는 섭섭해하고 '배신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다른 곳에 가서 정치한 것은 아니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달라"고 호소했다. 

대선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김 전 총리는 "언론은 대선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실질적으로 국민들을 만나보면 양쪽대로 서로 달갑지 않아한다"며 "한쪽은 '기각(탄핵안)될텐데 왜 이야기 하느냐', 한쪽은 '되긴(탄핵) 되는 거냐'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때문에 "명확한 근거도 없는데 대선 운운하며 뜨악해 한다"면서 "경청투어 일환으로 대구경북 젊은이들 고민은 어떤지, 대구경북의 무거운 짐은 무엇인지 들으러 왔다"고 비켜갔다.

12.3 내란사태로 촉발된 탄핵 정국과 관련해서는 "광주, 전라도도 그렇고 대구도 마찬가지고 탄핵 국면에서 제일 상처받은 것은 국민"이라며 "그 중에서도 젊은이들이 가장 상처받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저희 세대에 대한 기본적인반감과 분노가 있는 데다가 대책 없이 국가를 내팽개친 것 아니냐"면서 "그 다음에 어떻게 국정이 수습되고 젊은이들을 위한 미래 준비가 되야하는데, 그러한 이야기들은 어디에도 들어볼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 권력 게임 이런 이야기만하고, 이런 것에 대한 화가 많이 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오늘 대구지역 젊은이들 이야기도 들어보고, 영화 <소방관>을 함께 보기 위해서 대구에 왔다"며 "(영화 소방관은) 한 인간의 희생이 담긴 이야기다. 한 인간이 감당해야 할 어떤 용기 이런 부분이 담긴 영화 <소방관>의 시사회를 보기 위해 왔다"고 대구에 방문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저희 문재인 정부 때 소방관들의 국가직화가 되었다"면서 "제 나름대로 많이 신경을 썼더니 제가 '명예 소방관 1호'라는 과분한 칭호도 받고 해서 그들의 희생과 용기에 대해서 오늘 한번 생각해보자 해서 왔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지지자들과 친명계 등 '팬덤'층의 비명 인사들에 대한 비토에 대한 갈등 봉합 방안으로는 "영향력 있는 분들이 좀 더 호소해야한다"면서 "이런 것들이 당의 지지를 올리는데 도움이 되겠나. 적극 지지층들인데, 결국은 대선이라는 큰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지금과 같은 자세는 안된다. 마음을 넓게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당내 '3김 연대'(김부겸, 김경수, 김동연)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아직 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각자 자기 목소리와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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