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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0.98%에 안담긴 진보정치 애정, 후원금으로...종잣돈 삼아 지방선거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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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가 6.3 대선에서 자신이 받은 0.98% 득표율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2025.6.17.대구 수성구 생명평화나눔의집)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가 6.3 대선에서 자신이 받은 0.98% 득표율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2025.6.17.대구 수성구 생명평화나눔의집)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득표율 0.98%에 담기지 않은 진보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이 후원금으로 쏟아졌다. 종잣돈으로 삼아 내년 지방선거든, 2028년 총선이든 우리가 준비해나가야 한다. 

권영국(61) 민주노동당 대표가 대구 간담회에서 제21대 대선에 대한 평가회를 가졌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한민정)은 17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넘게 대구 수성구 광덕빌딩 생명평화나눔의집에서 '사회대전환 선대위원회 순회 간담회 대구편'을 진행했다. 

제21대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였던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조상수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과 황우찬 '노동자가 여는 평등의 길' 초대의장, 이은주(비례대표) 전 정의당 국회의원 등이 패널로 참석해 이번 대선의 의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권영국 대표는 "TV토론 이후에 사람들의 호응이 달라진 게 느껴졌다"며 "어딜 가든 굉장히 반갑고 적극적으로 환영해줬다. 그래서 초반에는 한 5%까지 나오지 않겠나? 하는 그런 기대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출구조사에서는 1.3%가 나왔고, 아침에 일어났더니 0.98%가 나와 크게 실망했다"면서 "그래서 내가 이런 표를 받고 과연 밖에 나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원금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며 "당원 일부는 '표는 안주고 돈만 준다'며 서운해하지만, 나는 그것마저 안들어오면 어떡하나? 그런 생각을 한다"며 "후원금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보며 그래도 국민들이 진보정치에 대한 애정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구나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손글씨로 된 편지들을 시민들로부터 몇 통 받았는데, 공통점은 윤석열 정권이 다시 들어서는 것에 대한 우려가 상상 이상 컸다"면서 "편지 한 통은 '민주당을 찍었더니 우리 정치가 바뀌지 않더라. 그래서 이번엔 5번을 찍었다'고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윤석열 정권이 반복될까 우려돼 1번을 찍는다. 미안해서 후원금을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그만큼 국민에게 있어서 선택이 쉽지 않은 대선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표는 안주면서 돈은 주는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투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대결 구도가 계속되는 한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며 "하루 빨리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대전환 선대위 대구 간담회 대구편'...(왼쪽부터)황우찬 평등의길 초대의장,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 조상수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은주(비례대표) 전 정의당 국회의원(202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사회대전환 선대위 대구 간담회 대구편'...(왼쪽부터)황우찬 평등의길 초대의장,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 조상수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은주(비례대표) 전 정의당 국회의원(202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조심스럽게 ▲창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연대를 통해 대선을 함께 치룬 우리들이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떻게 조직을 통합하고, 연대회의를 강화시킬지, 유의미한 득표를 할지, 당선자를 낼지 그런 고민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다음 총선도 어렵다. 이젠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0.98% 득표율에 서운해하고, 연합을 할 수 밖에 없는 진보정치 현실에 속상해하면서도, 서로 작은 차이는 넘어가지 못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생각이 조금만 다르면 지지를 철회하는 것은 위기를 키우는 것"이라며 "독자적으로 대선을 치를 역량이 없기 때문에 연합을 하는 것이다. 합쳐지지 않으면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그렇기에 각 정당과 단위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0.98%는 미미한 숫자, 우리가 겸허하게 평가해야 하는 득표율"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0%에서 시작한 게 아니라 마이너스, 지하에서 시작해 이렇게 올라온 것이라는 희망적인 해석을 해본다"며 "전국에서 권영국에게 투표한 30만여명이라는 숫자가 꼭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 같다. 그래서 5번을 찍은 사람들을 전국에서 ▲'당근 영국(당근마켓 어플을 통해 권영국 후보를 찍은 사람들끼리 만나는 모임)'을 통해 소신 투표를 한 우군들 끼리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그런 아이디어도 있다"고 제안했다.   

과제에 대한 발언도 이어갔다. 권 대표는 "우리가 어렵게 모였는데, 사실상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것도 과제"라며 "노조 상층부만 움직이고, 아래에서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 창원에 후보가 직접 내려가 유세 중 손을 흔들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등골이 싸해졌다"며 "우리의 우군이라고 생각했던 노동자들이 오히려 외면하는 상황이었다. 이것은 해결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견제할 대안세력으로서 '진보정당 역할론'도 내세웠다. 그는 "한동안 보수정치를 견제할만한 세력이 쉽게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굉장한 정치 공백을 지나고서야 새로운 주체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우리 진보정치가 이들을 견제해야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가 제21대 대선을 연합과 연대로 치르며 느낀 소회를 대구 당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202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권 대표가 제21대 대선을 연합과 연대로 치르며 느낀 소회를 대구 당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202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선이 끝난 뒤 내년 지방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연합정치'의 새 길을 모색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우찬 평등의 길 초대의장은 "2028년 총선까지 진보 독자 정치를 살리기 위해 '연합정당을 띄우자', '아예 하나로 묶자', '불가능하다'. 이런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노동자와 민중을 위해 우리 목소리를 살려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번 대선을 치렀는데, 그런 점에서 다당제가 만들어질 수 있는 정치개혁, 선거개혁이 전제되지 않으면 이러한 이야기들도 결국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링 밖에서 싸울 생각을 하지 말고, 우리들이 그런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억여원의 후원금에 담긴 시민들 마음을 진보정치가 보답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조상수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내란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다"며 "광장에서 넉달이상 싸웠는데, 광장에서 나온 사회대개혁 요구가 두 거대 보수정당이 그 요구를 대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권영국 후보가 광장을 대변해 어떤 의미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득표율 0.98%에 모두 담기지 않은 마음들이 모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진보3당(민주노동당, 녹색당, 노동당)과 사회단체 세력이 연합해 10대 공약을 마련해 연합정치 준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또 "짧은 기간 맺은 정책협약만 92건, 과거 민주노동당에 비해 2배 많은 지지선언도 이끌었다"면서 "학계의 진보적 연구·교수자 공개지지도 있었다. 의미가 크다"고 봤다. 

또 "부채 없는 대선을 치렀을 뿐 아니라 26억원(대선 후 후보 계좌로 들어온 후원금 13억원+선거 앞뒤로 후원회와 중앙당에 들어온 13억)이라는 후원금이 쏟아졌다"며 "지출 8억3,000만원을 빼면 17억원 흑자 대선을 치렀다"고 했다. 그는 "진보정치의 독자 발전을 위한 종잣돈을 마련해준 것"이라며 "득표율 0.98%에 안담긴 행복한 고민이다. 사회 진보를 바라는 노동자, 서민들의 염원이 담긴 결과"라고 말했다.

권 후보에 대한 시민들의 긍정적 반응을 진보정당 자산으로 이어지도록 해야한다는 요구도 했다.  

이은주 전 국회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1차 토론 이후, 2차 토론 이후, 그리고 마지막 토론 이후 권 후보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는 시민들 숫자가 점점 늘어나 줄을 이었다"며 "이 성과들이 단순히 이번 대선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 진보정당의 성과들로 이어질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상수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조상수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쏟아진 시민들의 후원금과 진보정치의 앞길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202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황우찬 평등의 길 초대의장은 이날 진보정당의 향후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202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황우찬 평등의 길 초대의장은 이날 진보정당의 향후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202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은주 전 국회의원이 이날 간담회에서 대선 과정에서 토론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설명하고 있다.(202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은주 전 국회의원이 이날 간담회에서 대선 과정에서 토론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설명하고 있다.(202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자리에는 한민정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과 김성년 사무처장, 박소영 녹색당 대구시당 위원장,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을 포함해 민주노동당과 녹색당, 노동당 대구지역 당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번 대선의 의미와 한계,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노동당·노동당·녹색당을 포함해 '가자! 평등으로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는 '민주노동당-사회대전환 연대회의'라는 이름으로 대선을 함께 치렀다. 원외 3개 진보정당과 공공운수노조, 화섬식품노조 등 민주노총 일부 산별노조, 노동자계급정당건설추진준비위원회, 노동해방을위한좌파활동가전국결집 등이 대선을 치르기 위한 플랫폼 정당으로 '민주노동당'을 택했다. 정의당은 이번 대선에 한해 한시적으로 '민주노동당'으로 당명을 교체했다. 대선 후 권 대표 등은 전국 순회 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행보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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