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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원전 둘러싼 네 후보의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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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선 후보자토론회> ②
기후위기·에너지 정책 '원전' 쟁점
이재명 "우려, 재생에너지 확대"
김문수 "원전 늘리고, 기술 지원"
이준석 "경제성 가장 좋아, 수출"
권영국 "핵폐기물 포화, 어디 짓냐"
국민연금 개혁, 전장연·동덕여대 이견
이재명 피습·김문수 갑질 논란 설전

제21대 대선 후보자들이 '사회' 분야를 주제로 토론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18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가 열렸다. 

각 후보들은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 "초고령 사회 대비 연금·의료 개혁",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주제로 토론했다.

하지만 사회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기보다는 서로에 대해 공격하기 바빴다. 

■ 기후위기 토론서 쟁점 된 '원전 안전성·경제성'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이 핵심 쟁점이 됐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공약으로 언급하고 있다.(2025.5.24) / 화면 캡처.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원전은 안전성의 우려가 있고, 안전 관리 비용이 엄청난게 많이 든다"면서 "사고는 잘 안 나겠지만, 만약 났을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성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은 싼 게 맞지만, 폐기물 처리 비용이나 위험을 비용으로 환산했을 때 엄청나게 비싼 에너지일 수 있다"면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리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원전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2025.5.24) / 화면 캡처.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원자력이 가장 안전한 에너지"라며 "30개국 이상의 많은 선진국들이 원자력 발전민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좀 더 적극적으로 원자력 발전 필요성과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국가적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폐기물 처리는) 여러 가지 공모하고 기술과 지역 보상을 높이면 잘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2025.5.24) / 화면 캡처.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대한민국 원전 산업이 수출 산업으로 유명하다"며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원전 안전성에 대해 꾸준히 의심해 해외에 세일즈도 안 됐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를 향해 "발언대로라면 대한민국 원전이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는 취지로 들릴 수 있다"며 "경제성을 감안해서라도 원전이 더 싸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2025.5.24) / 화면 캡처.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원자력 발전 비중을 현재 31.7%에서 60%로 2배 확대하고, 신규 원전을 6개나 더 짓고, 소형모듈원자로도 상용화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현재 고준위 방사선폐기물도 처리하지 못해 원전 안에 핵폐기물이 포화가 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원전 비중을 2배로 늘리면 핵폐기물도 2배가 될 텐데, 신규 핵발전소와 폐기물처리장은 어느 지역에 건설하겠냐"며 "원전 비중을 늘리는 것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를 계속 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이준석 후보의 비판에 대해 "원전이 위험한 에너지라는 점에 대해서는 여전하다"며 "이미 지어진 원전은 잘 쓰고, 가동 연한이 지났더라도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더 쓰는 것도 검토하자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핵폐기물은 처리를 못하고 지금도 쌓아놓고 있고, 일본도 (후쿠시마) 폭발 사고는 안 날 것이라고 다 조심했는데 폭발했다"면서 "가급적이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 '국민연금 개혁' 이재명 "구조개혁" vs 이준석 "신구연금 분리" 공방

최근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보험료율(내는 돈)을 9%에서 13%,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0%에서 43%까지 올리는 내용에 대해 이재명·이재명 후보 간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모수개혁이라도 한 것은 안하는 것보다 낫다"며 "앞으로는 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궤변"이라며 "청년 세대는 손실을 그냥 떠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연금 개혁이 모수개혁이라도 해낸 것 자체는 안 하는 것보다 낫다"며 "그나마 부족하지만 했어야 됐고, 이는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며 "이준석 후보는 신구 연금을 분리하자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기존 연금 대상자들의 연금 지급금은 누가 내냐"고 공격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주장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사회적 연대나 세대간 연대를 말하는데, 이번 합의 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세대와 손해를 보는 세대는 명백하다"며 "바로 소득대체율을 올려 받는 세대는 바로 받아가게 되고, 내는 세대는 4% 가까이 인상된 금액을 평생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5,000만원 더 내고 2,000만원 더 받아가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는 한 사람당 3,000만원 이상의 손실을 그냥 떠안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문수 후보는 '자동조정장치'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후보는 "자동조정장치는 국가가 상당한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장치"라며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젊은 세대들이 여기에 대해서 매우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연금을) 내기만 하고 나중에 빈 깡통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해소해줄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장치"라고 주장했다.

■ 이준석 '전장연·동덕여대' 언급에 권영국 "갈등만 이야기" 비판

이준석 후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대해 "사회 질서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2025.5.24) / 화면 캡처.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이 후보는 "최근 대한민국의 여러 가지 갈등 상황 중에 우려를 살 만한 지점들이 있었다"며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과정에서 시민들의 발을 묶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고 말했다.

또 "동덕여대에서 공학 전환 논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때문에 구성원 일부가 학교 기물을 파손하고, 래커칠을 해 학교를 거의 쓰지 못할 지경으로 만들어놓은 사태가 있었다"면서 "권영국 후보는 사회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가 발생했을 때 옹호하는 스탠스를 취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권영국 후보는 "질문이 잘못됐다"며 "전장연과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가 왜 발생했는지를 먼저 물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는 것인데 이 후보는 결과에 따른 갈등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게 사회 통합이라고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 후보들 간 설전...'사회 통합 대책'은 뒷전, 갈등만 부추겨

토론 시작과 함께 다뤄진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 주제에 대해서는 후보들 간 설전으로 정작 공약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토론 중간에도 주제와 관계없는 내용으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왼쪽부터) 이재명 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2025.5.24) / 화면 캡처.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왼쪽부터) 이재명 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2025.5.24) / 화면 캡처.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해 1월 피습당한 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을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해 1월 부산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절대 그런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전국 최고 등급인데,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것이 황제 헬기 아니냐. 좋은 지방 병원을 두고 왜 서울대병원으로 갔느냐. 해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서울대병원으로 가게 된 것은 가족들이 장기간 입원해야 하기 때문에 근처로 오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며 "의료진도 서울대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후보도 김문수 후보의 119 갑질 논란을 따져 물었다. 이 후보는 "김 후보는 굳이 따지자면 갑질을 하지 않았냐"며 "소방관에게 전화해 '나 김문수인데' 하면 어쩌라는 것이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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