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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이탄광,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유골...정부 "유해 보존" 일본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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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탄광에서 수몰사고로 숨진 희생자의 두개골을 일본의 시민단체 '조세이탄광 몰비상(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회' 이노우에 대표가 들고 있다.(2025.8.26)  / 사진.'조세이탄광 몰비상(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회'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탄광에서 수몰사고로 숨진 희생자의 두개골을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탄광 몰비상(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회' 이노우에 요코 공동대표가 들고 있다.(2025.8.26)  / 사진.'조세이탄광 몰비상(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회'

조세이탄광(長生炭鑛.장생탄광) 수몰사고 유해 발굴 현장에서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로 추정되는 뼈 4점이 83년 만에 잇따라 나오자, 한국 정부가 "현장 유해 보존"을 요청했다.  

행정안전부(장관 윤호중)에 29일 확인한 결과, 행안부는 최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탄광 유해 발굴 현장과 유해를 잘 보존해달라는 요청을 외교부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한국 잠수부는 지난 25일과 26일 조세이탄광 유해 발굴 현장에서 수중 탐사를 하던 가운데 치아가 붙은 온전한 두개골 1점과 허벅지 뼈(넓적다리뼈) 1점, 팔 뼈 2점 등 모두 4점의 뼈를 발견했다. 

해저탄광 유해 발굴을 주도하는 일본의 시민단체 '조세이탄광 몰비상(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회'에 따르면, 뼈의 길이는 42cm, 29cm, 23cm에 이른다. 일본 경찰은 "인골(사람의 뼈)이 맞다"고 확인했다.

이처럼 유해가 발견되자 행안부는 외교부를 통해 사고 발생지인 조세이탄광 사건 현장과 바다 밖으로 나온 유해들에 대한 보존을 비롯해 한일 양국 잠수부들의 안전을 요청하고 있다.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바다. 조세이탄광 3차 유해 발굴 현장에 350여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일본 잠수부가 갱구에서 안전 장치를 확인하고 있다.(202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바다. 조세이탄광 3차 유해 발굴 현장에 350여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일본 잠수부가 갱구에서 안전 장치를 확인하고 있다.(202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행안부 관계자는 29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탄광 자체에 대한 보존은 물론 유해를 잘 보존해달라, 신경을 써주십사하는 협의를 외교부를 통해 진행 중"이라며 "조세이탄광이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영해에 있다보니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외교부와 협의해 협력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라는 상대 국가가 있기 때문에 외교적으로나 또 다른 상황에 의해 민감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 탓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외교부를 통해서 절차를 밟아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견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국내 생존 유족들의 유전자(DNA)도 확보하고 있다. 

유해를 찾는다해도 뼈를 통해 바로 신원 확인이 어려워, 대조해 볼 유족들의 유전자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미 행안부는 올해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국내 생존 유족들에게 유전자 검사를 안내했다. 주소가 확인된 유족들의 집으로 유전자 검사 키트를 발송해 수거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29일 현재까지 유족 76명의 유전자를 확보했다. 조세이탄광 전체 한일 사망자는 183명, 이 중 136명이 조선인이다. 행안부는 과거 본적지, 주민등록 거주지 기록을 토대로 유족 95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해안가 바다에서 보이는 조세이탄광의 피아 구조물 2개. 해저탄광 아래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 136명을 포함해 183명의 한일 양국의 희생자들이 83년째 잠들어있다.(202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소지나 본적지가 불명이거나 미확인된 희생자들의 경우 유족을 찾기가 힘든 상태다. 특히 희생자 중 5명은 본적지가 북한으로 사실상 유족을 찾기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행안부는 최근 3차 재공고를 안내해 무연고나 주소지 미확인 희생자들의 경우에도 유족을 찾거나 유전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확보한 한국 유족들의 유전자를, 일본에서 발견된 희생자들의 유해 속 DNA와 대조해 신분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을 미리 준비하는 차원이다. 행안부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양현(79) 일본장생탄광희생자 대한민국유족회장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희생자들을 하루 빨리 고향 땅에 모시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유해 발굴을 지원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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