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캐럴 주변 지하수에 고엽제 성분이 없다"는 한미공동조사단의 16일 수질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껍데기 조사"라고 일축했다. 특히, "한미공동조사단을 신뢰하기 힘들다"며 "6월 중에 민간 차원의 자체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다이옥신은 토양에 잘 흡착...지하수 검출 가능성은 처음부터 낮았다"
<왜관미군기지 고엽제 매립범죄 진상규명 대구경북대책위원회(이하 대경대책위)>는 16일 오후 성명을 내고 "고엽제에 들어 있는 다이옥신은 물에 잘 녹지 않고 토양에 잘 흡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지하수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될 가능성은 처음부터 매우 낮았다"면서 "껍데기 조사 하지 말고 고엽제 매립 진상을 밝히기 위한 정직한 조사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대책위에는 대구경북진보연대와 대구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진보적 성향의 52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대경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한미공동조사는 처음부터 조사 포인트를 잘못 잡고 있다"면서 ▶"토양조사를 우선으로 진행하지 않고 다이옥신 검출 가능성이 희박한 지하수 조사를 진행한 점" ▶"화학물질이 매립된 뒤 반출됐다는 미공병단 자료가 있음에도 오염조사와는 무관한 레이더 조사를 실시한 점"을 문제로 꼽았다.
또, ▶"높은 수치의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다는 2004년 삼성용역보고서나 미공병단 자료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어떠한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조사방법 또한 지금처럼 납득하기 힘들게 진행된다면 국민들은 한미공동조사단의 활동을 신뢰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대경대책위는 "그동안 미군기지 환경오염사건들은 빈번하게 있었지만, 이번 고엽제 매립 사건처럼 어떠한 지위와 명령 체계 하에 이뤄진 의도된 사건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고엽제와 환경오염 대한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그 과정에 대한 진상 또한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공동조사단 못 믿겠다...민간차원의 자체 조사"
앞서, 한미공동조사단은 16일 오전 '고엽제' 매립 의혹이 일고 있는 경북 칠곡군 미군기지 '캠프캐럴' 주변 수질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하수에는 고엽제 성분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하천수에서는 극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됐지만 이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먹는 물 기준의 3천분의 1에서 3만분의 1 수준이며, 최근 왜관지역 기존 조사결과 평균과 비교해도 7분의 1에서 7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경대책위는 하천수의 '극미량 다이옥신' 검출에 대해서도 "다이옥신은 비록 미량이라도 토양오염을 전제하고 있어 더욱 정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경대책위는 이처럼 '한미공동조사단'을 믿지 못하게 되자 '민간 차원의 자체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대경대책위 김선우 상황실장은 "전국 조직과 연대해 캠프캐럴 인근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와 수질.토양조사를 민간 차원에서 자체 조사하기로 했다"며 "빠르면 6월 중에 자체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이 말한 '전국 조직'은 <주한미군 고엽제 및 화학물질 매립범죄 진상규명 및 원상회복 국민대책회의>로 "의사와 변호사를 비롯해 이미 8명이 민간조사단으로 꾸려졌으며, 역학조사나 수질.토양조사에 필요한 관련 전문가들도 상당수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엽제' 매립 의혹을 밝히기 위해 진보.보수 성향의 지역단체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민간대책위 "고엽제 목격자 증언 녹취"...6월 24일 '생명의 야단법석'
<대경대책위>는 진상규명 활동과 민간 차원의 자체조사에 힘쓰는 한편, 칠곡지역 37개 단체로 구성된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 진상규명 민간대책협의회(이하 민간대책협의회)>는 캠프캐럴에 근무했거나 매립을 목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증언 녹취'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이들 두 단체는 오는 24일과 7월 8일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에서 '생명의 야단법석'이라는 주제로 주민문화제를 여는 것을 비롯해 고엽제 매립 의혹 진상을 밝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앞서,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안동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18일 오후 3시 왜관수도원에서 '고엽제 진상규명과 4대강사업 중단'을 위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 또, 대경대책위는 17일 저녁 7시 30분에 캠프캐럴 정문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