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범야권 후보단일화, 때아닌 '무소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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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개혁적이면 당연히 단일화 대상" / 민주통합당 "탈당한 무소속은 안돼"


4월 총선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중인 대구 범야권시민연대가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대상 여부를 놓고 때아닌 논란을 겪고 있다.

대구지역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12범야권시민연대'는 2월 7일 대표자회의를 열고 후보단일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무소속 후보는 단일화 대상이 아니다"는 취지의 민주통합당 권오혁 대구시당공동위원장의 발언 때문에 파행을 겪었다.

특히, 진보신당 장태수 대구시당위원장은 회의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 긴급 성명을 내고 "민주통합당, 범야권시민연대를 파탄내려는가"라며 민주통합당을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진보개혁적 무소속 후보도 야권연대에 참가할 수 있다는 기존의 결정을 뒤집는 것"이라며 "민주통합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돼야 한다는 오만함"이라고 꼬집었다.

통합진보당 대구시당도 8일 성명을 내고 "무소속 후보와의 협상 불가는 연대의 근본 취지조차 무시하는 독선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이 창당 후 지금까지 지역 야당과 시민세력에 보인 모습은 양보와 존중의 정신이 결핍된, 제1야당으로서의 패권적 태도 뿐"이라고 지적했다.

범야권시민연대 후보 1차 공모 결과 발표 기자회견(2012.1.20 체인지대구)...후보자들이 '보편적 가치'와 '공동정책' 수용, '공동선대위' 참가를 비롯한 3대 과제 동의서약서를 읽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진향.남명선.조명래.이원준.임대윤.안경욱.김태훈.김준곤.이헌태.남칠우 후보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범야권시민연대 후보 1차 공모 결과 발표 기자회견(2012.1.20 체인지대구)...후보자들이 '보편적 가치'와 '공동정책' 수용, '공동선대위' 참가를 비롯한 3대 과제 동의서약서를 읽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진향.남명선.조명래.이원준.임대윤.안경욱.김태훈.김준곤.이헌태.남칠우 후보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실제로, 범야권시민연대는 지난 1월 11일부터 19일까지 "범야권시민연대 소속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진보개혁적 활동과 비전을 가진 무소속 후보"를 대상으로 1차 '범야권 단일후보'를 공모했고, 전체 17명의 신청자 가운데는 무소속 후보 3명도 포함됐다. 또, 범야권시민연대는 무소속을 비롯한 신청자를 대상으로 '보편적 가치'와 '공동정책' 수용, '공동선대위' 참가를 비롯한 3대 과제 동의서약서까지 받았다.

때문에, 단일후보 공모까지 한 시점에서 "무소속 후보는 단일화 대상이 아니다"는 취지의 권오혁 공동위원장의 발언은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체인지대구 오택진 협동사무처장은 "이미 진보개혁적 무소속 후보도 같이 할 수 있다고 후보 공모까지 했는데, 이제와서 무소속은 안된다는 주장은 범야권의 연대를 깨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다만, "권 위원장이 '개인적 생각'이라고 밝힌만큼 대표자회의가 열리는 14일까지 민주통합당의 공식입장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금수 사무처장도 "범야권시민연대의 취지에 공감하는 모든 후보는 당연히 단일화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분위기는 다르다. 아직까지 대구시당의 공식 입장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권오혁.김현근 공동시당위원장은 '무소속'에 거리를 두고 있다. "탈당한 무소속"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앞줄 왼쪽부터) 김현근 공동시당위원장과 권오혁 공동시당위원장(민주통합당 개편대회 및 당 대표 선출 관련 기자간담회 2012.1.5 대구시당)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앞줄 왼쪽부터) 김현근 공동시당위원장과 권오혁 공동시당위원장(민주통합당 개편대회 및 당 대표 선출 관련 기자간담회 2012.1.5 대구시당)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권오혁 공동위원장은 "현재 야4당은 '범야권'으로 증명되지만 무소속은 검증 과정이 없다"면서 "최악의 경우, 특정 정당을 탈당한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때문에 "정당과 정당의 후보단일화를 먼저 한 뒤 무소속은 차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김현근 공동위원장도 "당 경선이나 공천에 불복한 후보가 탈당해 연대판에 간다면 문제가 되지 않느냐"며 "탈당한 무소속은 어떻게 할 건지, 무소속 가운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지에 대한 원칙이 먼저 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이런 우려가 많은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예비후보
이재용 예비후보
두 위원장의 이런 입장은 사실상 이재용(58.중남구) 예비후보를 겨냥하고 있다. "이 후보는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전력이 있는데다 여전히 입당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김현근 위원장의 말이다. 특히, 이 후보는 지난 1월, 중남구에서 김부겸 최고위원과 경합해 이길 경우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는 조건의 야권단일화 제안을 뿌리치기도 했다. 때문에, 권오혁.김현근 위원장은 "탈당한 사람과 야권단일화를 논의하는 문제에 대해 당내 반발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통합당은 범야권시민연대 대표자회의가 열리는 오는 14일까지 당의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중남구'에는 이재용 후보 뿐 아니라, 최근 입당한 김동렬(45.민주통합당) 전 대구KYC 대표와 창조한국당 김태훈(32) 후보도 '범야권 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다.

2월 8일 현재 대구지역 범야권이 '경합'하고 있는 선거구는 전체 12곳 가운데 6곳으로, ▶'수성구 갑'에는 김부겸(민주통합)과 이연재(진보신당) ▶'동구 갑'에 임대윤(민주통합)과 송영우(통합진보) ▶'북구 갑'에 김용락(민주통합)과 안경욱(무소속) ▶'북구 을'에 이헌태.김중걸(민주통합)과 조명래(통합진보) ▶'중남구'에 김동렬(민주통합)과 김태훈(창조한국), 이재용(무소속) ▶'달성군'에는 김진향(민주통합)과 정우달(통합진보당) 예비후보가 '범야권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다. 당초 야당과 무소속 경합으로 꼽히던 '동구 을' 선거구는, 무소속이던 김현익 변호사가 최근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면서 이승천 후보와 당내 경합을 벌이게 됐다.

19대 국회의원 총선 범야권시민 후보단일화 방안 토론회(2012.1.27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왼쪽부터) 김진태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총선기획단장, 김귀현 창조한국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윤보욱 통합진보당 공동시당위원장, 오택진 체인지대구 협동사무처장, 장태수 진보신당 대구시당위원장, 노진철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19대 국회의원 총선 범야권시민 후보단일화 방안 토론회(2012.1.27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왼쪽부터) 김진태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총선기획단장, 김귀현 창조한국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윤보욱 통합진보당 공동시당위원장, 오택진 체인지대구 협동사무처장, 장태수 진보신당 대구시당위원장, 노진철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한편, <범야권시민연대>에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을 포함한 야4당 대구시당과 함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 체인지대구를 포함한 진보개혁 성향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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