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김부겸 선거구 결정, 야권연대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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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재 "연대, 약속 어겼다" / 김부겸 "설 민심 고려" / 체인지대구 "아쉽다"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의 대구 '수성구 갑' 출마 결정에 대해 진보신당은 "야권연대 훼손"이라며 반발했다. '수성구 갑' 선거구는 이연재 전 진보신당 대구시당위원장이 총선과 지방선거에 3차례 출마한 경험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진보신당이 오는 4월 총선에 대구 12곳 가운데 유일하게 예비후보를 등록한 곳이다.

이연재 전 시당위원장
이연재 전 시당위원장
'수성구 갑'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이연재 전 시당위원장은 "야권연대를 파탄낸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김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이 전 위원장은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김 최고위원이 야권연대 틀 속에서 선거구를 결정하겠다던 당초 약속을 어기고 독단적으로 선거구를 결정했다"며 "이는 야권연대 정신을 훼손할 뿐 아니라 야권연대 자체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19일 말했다. "범야권시민연대 틀에서 협상도 하지 않은 채, 이미 '진보후보'가 오랫동안 준비한 곳에 개인적으로 출마를 결정한 것은 야권연대 정신 훼손"이라는 게 이 전 위원장의 주장이다.


실제로,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월 15일 '대구 출마'를 발표할 당시 평화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지역에서 묵묵히 고생한 사람이 많은데 누구를 밀고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야당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2대구범야권시민연대'와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범야권과 시민단체들이 총선 역량을 배치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이 이 같은 약속을 어겼다"는 말이다.  

이 전 위원장은 또, 앞선 2004년과 2008년 당시 민주당 조순형 후보와 무소속 유시민 후보의 잇따른 수성구 출마를 언급하며 "서울TK 때문에 마음 고생한 수성구민들이 또 다시 '수도권 3선' 경력 하나 뿐인 김 최고위원을 쉽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은 여론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처사"라며 "김 최고위원 개인적으로도 불행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대구시당도 19일 긴급 성명을 내고 "야권연대를 깨뜨리는 위험하고도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김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대구시당은 "김 최고위원이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지도자의 조언과 체인지대구의 기자회견 연기 요청까지 무시하고 지역구 결정을 강행한 것은, 지역여론을 무시해왔던 한나라당의 '막대기 공천(公薦)'과 비견할만한 '내리꽂기 사천(私薦)'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최고위원의 내리꽂기 사천이 우리의 걸음을 막지는 못 한다"며 "수성구의원을 배출하며 풀뿌리 주민운동을 일궈왔던 이연재 예비후보의 당선을 위해 흔들림 없이 묵묵히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최고위원
김부겸 최고위원
김부겸 최고위원은 진보신당의 비판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설 민심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서둘러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출마가 "설 민심에 론칭(launching) 돼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어, "당 입장에서 보면 '수성 갑' 같은 곳에 후보를 안 낼 수도 없어 고민 끝에 결정했다"면서 "진보정당의 가치를 잘 알기 때문에 서로 상처없이 갈 수 있도록 조심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야권연대 차원의 논의가 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체인지대구와 몇 차례 얘기하는 과정에 '중남구' 출마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그 쪽(무소속 이재용 예비후보)에서 (후보단일화와 민주통합당 입당을) 거부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수성 갑'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범야권연대를 추진하고 있는 '체인지대구'는 김 최고위원의 '수성 갑' 출마에 대해 19일 오후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체인지대구 강금수 사무처장은 "김 최고위원에게 '수성 갑' 출마 기자회견을 미루고 시민사회와 좀 더 충분히 논의하자고 권유했지만 그대로 발표해버렸다"면서 "선거구 문제는 정당과 개인의 문제지만, 김 최고위원이 가지는 상징성과 위상, 대구지역의 범야권연대 전체 방향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안과 앞으로 후보단일화 방향에 대해서는 체인지대구에서 깊이 논의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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