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범야권, '후보단일화' 해법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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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민주 "승복할 수 있는 룰, 경선을" / 진보 "협의.조정.후보검증"/ 창조 "배심원"


4월 총선 대구 범야권연대 '후보단일화' 방안에 대한 공개 토론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이 "경선"을 주장한 반면,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은 "정치적 협상을 통한 협의.조정"을 내세워 접점 없는 평행선을 달렸다.

대구 범야권시민연대는 1월 27일 오후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에서 '2012 19대 국회의원 총선거 범야권시민 후보단일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민주통합당 김진태 대구시당 총선기획단장을 비롯해 통합진보당 윤보욱 대구시당공동위원장, 진보신당 장태수 대구시당위원장, 창조한국당 김귀현 대구시당 사무처장,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노진철 공동대표가 나서 2시간가량 '단일화'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토론장에는 민주통합당 김진향(달성군), 통합진보당 송영우(동구 갑).이원준(달서구 을), 창조한국당 김태훈(중남구) 예비후보를 비롯해 정당과 시민단체 회원 70여명이 참가했다.

19대 국회의원 총선 범야권시민 후보단일화 방안 토론회(2012.1.27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왼쪽부터) 김진태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총선기획단장, 김귀현 창조한국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윤보욱 통합진보당 공동시당위원장, 오택진 체인지대구 협동사무처장, 장태수 진보신당 대구시당위원장, 노진철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19대 국회의원 총선 범야권시민 후보단일화 방안 토론회(2012.1.27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왼쪽부터) 김진태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총선기획단장, 김귀현 창조한국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윤보욱 통합진보당 공동시당위원장, 오택진 체인지대구 협동사무처장, 장태수 진보신당 대구시당위원장, 노진철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토론자들은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는 정당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은 "정치적 협상"을 통한 "협의.조정.양보"를 요구한 반면, 민주통합당은 "공정한 경선"을 주장했다.

"정치적 협상, 협의.조정" vs "나가라 마라, 강제할 힘 없다"

통합진보당 윤보욱 시당위원장은 "진보정치 세력과 무소속 후보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정치적.가치적 양보"를 요구했다. 특히, "최소한 절반의 선거구에서 합의에 의한 지역별 단일화를 이룬 뒤 나머지 지역구에서 경선 등 경쟁을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다. 

진보신당 장태수 시당위원장도 "후보단일화는 '야권의 정치적 다양성 보장'과 '지역 인재 육성'이라는 전제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협상을 통해 협의.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김진태 총선기획단장은 이 같은 '협의.조정.양보'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단장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준비한 후보에게 선거구를 조정하거나 출마를 포기시킬 수는 없다"면서 "모든 후보자들이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룰을 만들어 경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구시당 차원에서 어느 선거구의 어느 후보에 대해 나가라 마라는 식으로 강제할 기구도, 힘도 없다"고 덧붙였다.

'후보단일화'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경선 룰"을 내세운 반면, 진보정당은 "정치적 협상"을 주장했다. 이 날 토론자의 상호질문은 민주통합당 김진태 총선기획단장에게 쏠렸다. "협상과 양보"에 대한 요구였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후보단일화'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경선 룰"을 내세운 반면, 진보정당은 "정치적 협상"을 주장했다. 이 날 토론자의 상호질문은 민주통합당 김진태 총선기획단장에게 쏠렸다. "협상과 양보"에 대한 요구였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창조한국당 김귀현 사무처장은 "각 당 대표자간 정치적 합의 - 후보간 토론회 후 배심원 의견조정에 의한 합의 - 후보 토론회 후 해당 지역 유권자 모바일 투표 집계"를 단계적 방안으로 내놨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노진철 공동대표는 "후보자간 합의 최우선 - 지난 18대 총선에서 선전한 범야권 예비후보에 대한 정치적 배려 2-3곳 - 흥행이 가능한 2-3곳 완전국민경선" 방안을 제시했다.

"민주, 패권 아니냐" vs "경선 않으면 누구도 승복 안해"

이 같은 '단일화 방안' 논란에는 '정당 지지율'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통합당이 20-30%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반면, 진보정당은 3% 안팎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민주통합당은 '여론조사'를 비롯한 경선을 주장하는 반면, 진보정당은 경선보다 '정치적 협상'을 통한 조정과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범야권이 '경합'하고 있는 선거구는 전체 12곳 가운데 7곳으로, ▶'수성구 갑'에는 김부겸(민주통합)과 이연재(진보신당) ▶'동구 갑'에 임대윤(민주통합)과 송영우(통합진보) ▶'동구 을'에 이승천(민주통합)과 김현익(무소속) ▶'북구 갑'에 김용락(민주통합)과 안경욱(무소속) ▶'북구 을'에 이헌태.김중걸(민주통합)과 조명래(통합진보) ▶'중남구'에 김태훈(창조한국)과 이재용(무소속) ▶'달성군'에는 김진향(민주통합)과 정우달(통합진보당) 예비후보가 '범야권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다.

윤보욱 위원장은 "민주통합당이 왜 이렇게 많은 지역구에 후보를 내려고 하느냐, 양보하지 않겠다는 게 패권 아니냐"고 따졌고, 장태수 위원장도 "민주통합당이 그렇게 (정치협상을 통한 후보조정을) 강제할 수 없다면 야권연대에는 왜 참여하느냐. 대구시당의 책임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두 위원장은 또 "후보가 어떻든 무조건 여론조사만 하면 되느냐"며 "후보 검증"도 요구했다.

그러나, 김진태 단장은 "이 것은 현실적 얘기"라며 "어느 후보에게 '진보정당과 정치적 협상이 됐으니 지역구를 비워라'는 식으로 어떻게 강제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여론조사 만 아니라 각 정당이 유권자 1천명을 모아 참여경선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며 "이런 경선이 진보정당에 무조건 불리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정한  룰로 경선하지 않으면 어떤 후보도 승복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자기만 합리적? 감동도 시너지도 없다"..."결과가 열려있는 룰을"

백창욱 목사가 "민주통합당이 정치협상을 강제할 수 없다는 건 변명"이라고 주장하며 김진태 총선기획단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 날 토론회에는 총선 출마예정자를 비롯해 70여명이 참가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백창욱 목사가 "민주통합당이 정치협상을 강제할 수 없다는 건 변명"이라고 주장하며 김진태 총선기획단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 날 토론회에는 총선 출마예정자를 비롯해 70여명이 참가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토론을 지켜보던 객석에서도 많은 의견이 나왔다.

백창욱 목사는 "민주통합당이 정치협상을 (후보들에게) 강제할 수 없다는 건 변명"이라고 비판했고,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후보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현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결과가 열려있는 룰, 민주통합당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는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향(달성군) 예비후보는 "민주통합당이 대구에서 무슨 기득권이 있느냐"며 "정치협상이 안되면 누구라도 동의할 수 있는 방식, 경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재 북구의원은 "자기만 합리적이라는 대립으로는 감동도 시너지도 없다"면서 "자기 안에서 50%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미씨는 '체인지대구'에 대해 "야권연대에 대해  대중적 논의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야권의 후보단일화를 어떻게 강제하고 어떻게 힘을 발휘할 지"를 물었다.

19대 국회의원 총선 범야권시민 후보단일화 방안 토론회(2012.1.27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19대 국회의원 총선 범야권시민 후보단일화 방안 토론회(2012.1.27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정치협상 안되면?...민주통합당이 1곳 양보하면?

그러나, 이런 토론에도 불구하고 각 당의 입장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특히, 진보정당은 '정치적 협상' 이외의 다른 방안은 제시하지 않은 채 '출마' 의지만 밝혔다. 진보신당 장태수 위원장은 "정치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이연재 후보가 범야권단일후보로서 전혀 부끄럽지 않다"면서 "시당위원장으로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엉뚱한 대답으로 비켜갔다. 통합진보당 윤보욱 위원장도 "민주통합당과 겹치는 4곳 가운데 1곳을 민주통합당이 양보하면 다른 1곳을 포기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4곳 완주가 목표"라는 말만 강조했다.

한편, <범야권시민연대>에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을 포함한 야4당 대구시당과 함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 체인지대구를 포함한 진보개혁 성향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범야권시민연대는 '공동정책'이나 '후보단일화'를 주제로 한 두 차례 토론을 더 열기로 하고 오는 2월 1일 '실무회의'를 통해 일정과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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