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후보단일화 '중재안'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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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민사회, 민주 1곳 양보 + 4:3:3 제안...민주.진보 "난감.답답.분분"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일 내놓은 '범야권 후보단일화 중재안'에 대해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4당은 수용 여부를 두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1곳 양보'를 제안받은 민주통합당은 "난감하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또, '정치적 협상'을 기대했던 진보정당 역시 "답답하다"는 반응 속에 중재안을 따져보며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체인지대구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를 비롯한 3개 단체는 '범야권시민후보 단일화 방안'을 3월 2일 발표했다. 지난 29일까지 각 정당과 후보간 '정치적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지만 경합 중인 6곳 가운데 어느 한 곳도 별 진척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가 내놓은 단일화 방안은 크게 '경선 원칙'과 '민주통합당의 1곳 양보'로 요약된다. 먼저, 경합지역 대부분을 '경선'으로 하되 시민참여경선인단 40%, 여론조사 30%, 시민배심원단 30%를 원칙(경선인단 수에 따라 반영 비율 조절)으로 제시했다. 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경합하는 '동구갑', '북구을', '달성군'에 대해서는 민주통합당이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는 경쟁력이 가장 약한 후보 1명을 사퇴시키고 나머지 2곳을 경선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무소속 이재용(중남구).안경욱(북구갑) 후보에 대해서도 경선"하도록 민주통합당에 요구했다.

<시민참여경선인단 수에 따른 여론조사와 시민참여경선 비율>
대구지역 범야권시민후보 경선 방안(2012.3.2)
대구지역 범야권시민후보 경선 방안(2012.3.2)

이 밖에, '중남구'는 민주통합당(김동렬)과 창조한국당(김태훈), 무소속(이재용)의 3자 경선을, '수성구 갑'은 민주통합당(김부겸)과 진보신당(이연재), '북구 갑'은 민주통합당(김용락)과 무소속(안경욱)의 양자 경선을 하도록 제안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 중재안에 대한 각 정당과 후보의 입장을 5일까지 밝히도록 요구하는 한편,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중앙당사 항의 방문과 대구시당 앞 농성을 비롯해 강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물론, 각 정당과 후보간 단일화 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우선적으로 존중하기로 했다. 

이 같은 중재안에 대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대구시당이나 후보들은 대체로 '난감'한 표정이다.

야4당 대구시당위원장...(왼쪽부터) 민주통합당 김현근, 통합진보당 남명선, 진보신당 장태수, 창조한국당 김태훈 대구시당위원장
야4당 대구시당위원장...(왼쪽부터) 민주통합당 김현근, 통합진보당 남명선, 진보신당 장태수, 창조한국당 김태훈 대구시당위원장

민주통합당 김현근 대구시당공동위원장은 "4:3:3이라는 경선 원칙은 검토해 볼 수 있지만, 동구갑.북구을.달성군 3곳 가운데 어느 한 곳을 포기하라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아직 새누리당 후보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누구와 여론을 조사해야 할 지도 어렵고, 무조건 3곳 중 1곳은 경선도 하지 말고 포기하라는 것을 어떤 후보가 쉽게 받아들이겠나"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오는 4일 경합지역 후보들과 '중재안'에 대해 협의한 뒤 5일 시민사회에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임대윤 / 송영우
임대윤 / 송영우
통합진보당도 중재안을 선뜻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합중인 3곳 가운데 1곳을 민주통합당이 포기할 지도 불확실한데다, 나머지 2곳의 경선도 정당 지지율 등을 감안할 때 쉽지 않기 때문이다. 18대 총선에 이어 두 번째 도전하는 '동구 갑' 송영우 예비후보는 "정치적 협상이 이뤄지지 못해 답답하다"면서 "불리한 조건인만큼 내부 논의를 거쳐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민주통합당 임대윤 후보와 '야권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다.

남명선 대구시당공동위원장은 "시민사회의 제안 자체는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선거구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3일이나 4일 각 후보들과 논의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부겸 / 이연재
김부겸 / 이연재
'수성구 갑'에서 민주통합당 김부겸 예비후보와 맞서는 진보신당은 시민사회단체의 중재안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장태수 대구시당위원장은 "중재안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과 안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된다"는 쪽은 "경선 방식 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쪽은 "현실적으로 절충 가능한 방안"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 이연재 예비후보는 "당원들과 충분히 논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부겸-이연재 후보측은 최근 두 차례 만나 경선 방식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 후보측은 여론조사 70% + 배심원단 30% 반영을, 이 후보측은 선거인단 70% + 배심원단 30% 반영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중남구'에 출마한 창조한국당 김태훈 대구시당위원장은 "시민사회 중재안이 괜찮다"며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중남구'는 현재 민주통합당 김동렬, 무소속 이재용 예비후보를 포함해 3명이 '야권단일후보'를 겨루고 있다.

그동안 민주통합당은 "무소속 후보의 검증기준 미흡"을 이유로 '중남구'와 '북구을'(민주통합당 김용락, 무소속 안경욱)에서 '무소속을 뺀 단일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체인지대구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2일 "애초 무소속 시민후보의 심사 기준은 부패인사와 반인륜사범이 아니라면 수용하기로 합의한 부분"이라며 "두 후보(이재용.안경욱)가 그런 인사라 볼 수 없고, 시민의 눈높이로 볼 때도 두 후보를 민주진보 야권후보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이라며 두 곳의 '경선'을 요구했다.

이헌태 / 조명래
이헌태 / 조명래
현재 범야권시민연대 소속 야당과 무소속 후보의 경합지역은 6곳으로, ▶'수성구 갑'에는 김부겸(54.민주통합)과 이연재(49.진보신당) ▶'동구 갑'에 임대윤(55.민주통합)과 송영우(39.통합진보) ▶'북구 갑'에 김용락(53.민주통합)과 안경욱(48.무소속) ▶'북구 을'에 이헌태(49.민주통합)와 조명래(48.통합진보) ▶'중남구'에 김동렬(45.민주통합)과 김태훈(32.창조한국), 이재용(58.무소속) ▶'달성군'에는 김진향(43.민주통합)과 정우달(50.통합진보당) 예비후보가 '범야권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다.

반면, 야4당에서 1명만 출마한 4곳은 '범야권 단일후보'가 확정됐다. ▶'수성구 을'에 남칠우(53.민주통합) ▶'달서구 갑'에 김준곤(57.민주통합) ▶'달서구 을'에 이원준(41.통합진보) ▶'달서구 병'에 김철용(38.민주통합) 예비후보가 그들이다. ▶'동구 을'은 다른 야당에서 출마하지 않은 가운데, 민주통합당 이승천(50) 전 대구시당위원장과 김현익(44) 변호사가 당내 경선을 치르고 있어 이들 중 한 명이 '야권단일후보'가 된다. 대구 '서구'는  야4당에서 아직까지 후보가 나서지 않고 있다.

'범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예비후보...(왼쪽부터) 남칠우(수성을.민주통합), 김준곤(달서갑.민주통합), 이원준(달서을.통합진보), 김철용(달서병.민주통합)
'범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예비후보...(왼쪽부터) 남칠우(수성을.민주통합), 김준곤(달서갑.민주통합), 이원준(달서을.통합진보), 김철용(달서병.민주통합)

한편, '체인지대구'를 비롯한 3개 단체는 2일 중재안 발표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주통합당 오만, 도를 넘었다", "통합진보당, 진보신당도 야권연대에 헌신적인 자세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통합당에 대해 "벌써 정권을 넘겨받은 듯한 착각으로 패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진보정당에 대해서는 "자칫 야권연대를 깨고 자당의 후보들을 전부 내세우겠다는 태도는 시민들의 냉소를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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