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갑'에 출마한 통합진보당 송영우(39) 후보가 민주통합당 임대윤(55)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100%' 경선안을 전격 수용했다. 송 후보는 "당 지지도와 후보 인지도 모두 불리하지만 대의를 선택했다"고 말했고, 임 후보는 "새누리당의 독점구조를 깨고자 하는 진짜 큰 결단"이라고 송 후보를 평가했다.
송영우 후보는 3월 15일 오후 "임 후보측이 제안한 여론조사 100% 경선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하기 위해 변화를 바라는 지역민의 의지를 결집시켜내는 일은 야권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잊지 말아야 할 준엄한 과제"라며 "이 것이 바로 유불리만을 따지는 상대의 모습에 적잖이 실망하면서도 다시금 새로운 결단을 재촉할 수밖에 없는 저의 유일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의"와 "야권단일화"를 강조하며 "저의 결정이 헛되지 않도록" 지지를 당부했다.
"다시 저는 모든 것을 던집니다. 상대를 탓하기 전에 대의를 선택하겠습니다. 진보적 정치혁신과 민생을 살려내라는 지역민의 바람을 야권단일화로 결집시키겠습니다. 존경하는 동구주민 여러분! 저의 결정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봐주시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송영우 후보 보도자료 3.15)
송 후보는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솔직히 착잡한 마음"이라며 "그러나, 정말 일당독점의 대구를 바꾸기 위해서는 야권단일화가 절실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어떤 불리함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경선을 통한 야권단일후보가 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다만, 송 후보는 "지역 시민사회가 실질적인 중재력을 좀 키웠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송 후보는 지난 2008년 총선에서도 '동구 갑'에 출마해 1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임대윤 후보는 이에 대해 "송 후보가 정말 대구의 새누리당 독점구조를 깨기 위해 진짜 큰 결단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도 결단한 점에 대해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 이어 "송 후보가 큰 결단을 한만큼, 나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당명과 '동구청장' 경험은 여론조사에서 모두 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임 후보는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두 차례 '동구청장'을 지내 정당 지지도 뿐 아니라 인지도에서도 송 후보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후보는 15일 저녁 6시부터 '여론조사'와 관련한 실무협상에 들어간다. 이미 "여론조사 100% 반영"을 비롯해 "당명 배제"와 "20자 이내의 후보 경력 소개"를 비롯한 큰 틀에서 합의했기 때문에 실무협상에서 별다른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두 후보측은 예상했다. 두 후보는 경선와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앞서, 두 후보는 서로 다른 '경선 방안'을 제시하며 갈등을 겪었다. 4.11 총선을 정확히 30일 앞둔 지난 12일, 임대윤 예비후보는 "100%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주장한 반면, 송 후보는 "100% 국민참여경선"으로 맞섰다. 송 후보는 "특정 후보에게 절대 유리하거나 절대 불리하지 않은, 양측 어느 누구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주장했지만, 임 후보는 "선거인단 모집과 투표가 시기적으로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임 후보는 14일 밤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먼저 한 뒤, 두 후보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나오면 국민참여경선을 하자"는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그러나, 송 후보는 오히려 '여론조사 100%'라는 임 후보의 당초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15일 낮 두 후보의 만남에서 "합의"에 이르게 됐다.
한편, 지난 9일 '여론조사 100%' 경선에 합의한 <북구 을> 민주통합당 이헌태, 통합진보당 조명래 후보는 오는 3월 17일과 18일 여론조사를 거쳐 19일 '야권단일후보'를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성구 갑> 민주통합당 김부겸, 진보신당 이연재 후보는 13일 협상이 결렬된 뒤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고,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 '중남구'(이재용)와 '북구갑'(안경욱) 선거구 역시 "무소속은 단일화 대상이 아니다"는 민주통합당 입장 때문에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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