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국대회 "국정원 대선개입은 제2의 3.15부정선거"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07.07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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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여명 "책임자 처벌ㆍ박근혜 대통령 사과ㆍ서상기 사퇴" / 엄마ㆍ청년들도 '시국선언'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2차 대구시민 시국대회'(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2차 대구시민 시국대회'(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대구 시민들의 촛불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야당과 여러 시민사회단체에 이어 청년과 엄마들까지 시국선언 대열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대구지역전문가단체협의회'를 포함한 38개 단체가 참여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구시국회의>는 6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2차 대구시민 시국대회'를 갖고 국정원의 제18대 대통령 선거개입에 대해 "제2의 3.15 부정선거"라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피켓을 든 시국대회 참석자(210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피켓을 든 시국대회 참석자(210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촛불을 들고 "국정원 사태 진상규명"을 외치는 대구 시민들(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촛불을 들고 "국정원 사태 진상규명"을 외치는 대구 시민들(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집회에는 지난달 28일 열린 1차 대구시민 시국대회와 비슷한 규모로 시민 5백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230여명)이 참석했으며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공연과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주말을 맞아 고교생과 대학생 등 20-30대 청년들이 대거 참석했고 자녀와 함께 가족단위로 참석한 시민들을 비롯해 40대 이상 장년층도 곳곳에 자리했다.

집회가 시작된 저녁 6시에는 2백여명이 모였지만 저녁 7시를 넘기면서 참석자 수가 5백여명으로 늘어나 동성로를 가득 채웠다.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며 '광야에서', '타는 목마름으로', '일어나' 같은 노래를 함께 불렀다. 해가 저물기 시작한 저녁 7시 이후에는 각자 손에 든 초에 불을 밝히고 한 목소리로 ▷국정원 해체 ▷원세훈 전 국정원장・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구속 ▷책임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촉구했다. 초는 시민들이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모금해 구입했다. 

'엄마들의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 중인 30대 주부 김나영씨(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엄마들의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 중인 30대 주부 김나영씨(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이날 시국대회에는 온라인에서 '민주주의 수호 국정원 게이트 규탄 엄마들의 시국선언'에 참여한 주부들이 자녀와 함께 발언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30대 주부 김나영씨는 "국정원이 마음대로 대통령을 뽑는 나라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며 "촛불로 민주주의를 수호해 아이에게도 민주주의를 물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엄마들의 시국선언은 SNS(소셜네트워크)에 인증사진을 올리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날 1차 선언에는 20여명이 이름을 올렸고 2차도 준비 중이다.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의 발언도 이어졌다. 박석준 함께하는대구청년회 대표는 "국정원이 댓글이라는 공작을 통해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명백한 국기문란이고 헌정질서 파괴"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청년이 나서야 한다"며 오는 10일 오전 11시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2030 청년들의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시국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발언대에 선 대구강동중 김병하 도덕교사를 포함한 교사 4명...옆에는 시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꼬깔콘' 2박스가 놓여 있다(2013.7.6.동성로)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자유발언대에 선 대구강동중 김병하 도덕교사를 포함한 교사 4명...옆에는 시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꼬깔콘' 2박스가 놓여 있다(2013.7.6.동성로)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교사들도 자유발언대에 섰다. 대구강동중 김병하 도덕교사를 포함한 교사 4명은 과자 '꼬깔콘' 3박스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과자를 "다섯 손가락에 끼워달라"고 요청했다. 김병하 교사는 "1차 시국대회에서 한 고등학생이 '국정원 사태에 분노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봤다. 교사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 부끄럽고 미안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고백했다. 때문에, "이 '꼬깔콘'으로 대통령, 국정원, 경찰, 시민들을 쿡쿡 찔러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이뤄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유발언뿐만 아니라 피켓 내용과 도구도 1차 때보다 다양해졌다. 특히, 현장 무대 옆에는 시민들이 직접 피켓을 만들 수 있는 부스까지 마련됐다. 국정원과 박 대통령에 대한 문구는 지난주에 비해 비난수위가 훨씬 높아졌고 우산, 수건, 깃발, 태블릿PC 같은 각종 도구도 동원됐다.  

'18대 대통령은 댓글 대통령'...태블릿PC로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20대 청년(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8대 대통령은 댓글 대통령'...태블릿PC로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20대 청년(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서상기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 비난 문구를 수건에 새겨 두르고 있는 청년들(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서상기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 비난 문구를 수건에 새겨 두르고 있는 청년들(2013.7.6.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정원 비판 피켓에는 '여론조작 대선개입 국정원 해체하라', '국정원 정치개입 국민우롱', '어서와 국정원 댓글알바는 처음이지', '국정원 흔한 업무 댓글신공' 등 국정원을 조롱하는 각종 문구들이 쏟아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대선개입 불법이면 대통령도 불법이다', '국정원이 만든 가짜 대통령 하야하라', '18대 대선은 부정선거 박근혜는 방빼라', '박근혜 고마해라 마이무따 아이가', '18대 대통령은 댓글 대통령이다 지금까지는', '그네 언니 우리한테 거짓말 하지 마요' 같은 문구들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서상기(대구 북구을) 국회의원 규탄 피켓도 등장했다. '상기 할배 거짓말 하면 나쁜 사람', '거짓말 서상기 사퇴하라', '서 의원 언제 사퇴해요' 등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서 의원은 지난달 2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구시국회의>는 오는 13일 토요일 저녁 6시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3차 대구시민 시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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