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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진보, 텃밭 탓하기 전에 능력부터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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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토크콘서트 /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거대담론보다 주민을 위한 정책, 생활정치를"


"시민을 시혜 대상이 아닌 정책 주인공으로 만드는 게 지방자치 핵심이고, 자치가 곧 진보다. 그러나 진보세력은 그 동안 이것을 이루기보다 거대담론만 내세웠다. 대구에서 새누리당, 광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아무리 텃밭이라고 정당을 앞세워도 스스로 능력이 없으면 당선은 힘들다. 중앙정부가 아무리 새누리당이어도 자치영역에서는 얼마든지 진보적 성과가 가능하다. 대구에서도 진보는 가능하다"


민형배(54) 광주시 광산구청장은 4일 대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이 같이 말하며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대구나 광주에서 출마할 진보정당 예비 후보들은 텃밭을 탓하기 전에 후보자 자신의 능력부터 키우고 주민들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지 제대로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형배 광주시 광산구청장(2014.2.4.대구MBC)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민형배 광주시 광산구청장(2014.2.4.대구MBC)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현장을 찾아 주민을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말로만 진보를 떠드는 것보다 행동으로 실천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지방은 국가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바닥에서 생활주변까지의 이웃을 주인공으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며 "자치가 진보고, 참여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갖고 생활정치를 실현하면 6.4지방선거에서 대구의 진보도 얼마든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 동안 진보세력은 상상의 담론이나, 과거 87년 민주화 시절 담론에만 집착해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이뤄지는 주민 자치에는 무관심했다"면서 "돌맹이 던지고 최루가스 마시던 시대는 지났다. 민주적 절차가 어느정도 자리잡은 지금은 진보세력이 변할 필요가 있다. 생활진보는 자치로부터 시작된다. 이제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오는 지방선거도 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체인지대구>와 <대구경북 오마이뉴스>는 4일 대구MBC에서 '자치와 협동의 지역정치'를 주제로 민형배 광주시 광산구청장 초청 신년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민 구청장을 비롯해 함종호(61) 4.9인혁재단 상임이사, 김태일(54)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고, 김동식 대구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사회로 저녁 7시부터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며 시민 1백여명이 참석했다.

'자치와 협동의 지역정치' 신년토크콘서트...(왼쪽부터) 함종호 4.9인혁재단 상임이사, 민형배 구청장,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2014.2.4.대구MBC)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자치와 협동의 지역정치' 신년토크콘서트...(왼쪽부터) 함종호 4.9인혁재단 상임이사, 민형배 구청장,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2014.2.4.대구MBC)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민 구청장은 이어 "협동조합을 통한 사회적 성장"을 '자치'의 사례로 꼽고 "주민 자치만이 진보를 실현할 도구"라며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켜 사회를 더욱 한 걸음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협동경제를 이루도록 촉진하면 수동적인 공무원의 태도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진보정당이나 진보적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꺼려하는 지방자치단체와의 연대나 연합도 거리낌 없이 모색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같은 '권력'을 계속 배제하면 장벽만 생길 뿐"이라고 덧붙였다.

함종호 4.9인혁재단 상임이사는 "우리나라는 모든 게 국가 중심"이라며 "새로운 정치 공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적 한계가 있는 대구라는 공간에서 자치가 진보라는 개념은 조금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지역과 국가 관계를 분업과 협업 관계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지역권력이 주체가 될 필요가 있다"며 "연대도 중요하지만 지역 저항성이 더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 자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기초의회 정당공천제라는 구시대적 규칙도 폐지해야 한다"면서 "같은 당 국회의원이 동대구역에 나타나면 구의회 의원들이 몰려가 환영하고, 선거에 동원돼 자치는 커녕 우스운 일만 되풀이 됐다. 정당공천제가 사라져야 자치가 제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시민 1백여명이 참석했다(2014.2.4.대구MBC)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시민 1백여명이 참석했다(2014.2.4.대구MBC)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치가 진보라는 명제를 깨닫는 데 진보세력은 긴 세월이 걸렸다"며 "자치가 곧 풀뿌리 정치 아니겠느냐. 대구에서도 이를 실현할 후보가 지방선거에서 절실하다. 더 이상 계급진보와 생활진보가 충돌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광의의 진보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했다.

민형배 구청장은 전남일보 기자 출신으로 전남일보 노조위원장, 광주지역 시민단체 '참여자치21' 대표와 참여정부의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에 당선돼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비정규직 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바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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