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소년들이 뽑은 대구시장과 교육감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6.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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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모의투표' 결과, 김부겸ㆍ정만진 1위..."청소년에게 '교육감' 투표권을"


대구지역 청소년들은 6.4지방선거에서 '야당시장'과 '진보교육감'을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청소년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6.4지방선거 모의투표에서 '대구시장'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56)·'대구시교육감'에는 진보진영의 정만진(59) 후보가 당선됐다. 실제 선거에서는 대구시장에 새누리당 권영진(51)·대구교육감에 보수진영의 우동기(62) 후보가 당선돼 기성세대와 엇갈린 표심을 보였다.

김부겸 대구시장·정만진 대구시교육감 후보
김부겸 대구시장·정만진 대구시교육감 후보
청소년 단체 5곳과 탈학교 청소년들이 참여한 <1618 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는 6.4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마감 다음날인 5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동안 모바일과 인터넷 홈페이지(www.1618vote.net)에서 자체적으로 '제1회 6.4지방선거 청소년 투표'를 실시했다.

대구를 비롯한 서울·경기·인천·광주 등 5곳에서 진행됐고 각 지역에 주소를 둔 만7~만18세를 대상으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선거가 치러졌다.

5개 지역 청소년 1,625명이 선거인단에 등록했고 대구에서는 '반딧불이'와 '우리세상' 주관으로 진행돼 403명이 선거인단에 등록했다. 대구 결과에는 만13~만18세 중.고교생 투표만 반영됐고 만7~만12세는 등록율 저조로 포함되지 않았다. '반딧불이'가 13일 발표한 <제1회 6.4지방선거 청소년 투표 결과 데이터>를 보면, 대구시장에는 272명, 대구교육감 선거에는 259명이 참여했다. 만13~만15세(42%)보다 만16~만18세(57%)의 투표율이, 여성(45%)보다 남성(54%)의 투표율이 높았다. 

'대구광역시장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표' / 자료.반딧불이
'대구광역시장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표' / 자료.반딧불이

특히 대구지역 6.4지방선거에서는 '여당시장'과 '보수교육감'이 당선됐지만 청소년들 모의투표에서는 '야당시장'과 '진보교육감'이 당선돼 기성세대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김부겸 후보는 실제 6.4지방선거에서 권영진 후보에게 15.62%P 차이로 패했지만, 청소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39.4%(107표) 득표율로 23.5%(64표)를 얻은 권 후보를 15.9%P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진보정당'에 대한 대구 기성세대와 청소년 사이의 표심 역시 엇갈렸다. 실제 선거에서는 1%대 득표율로 낙마한 통합진보당 송영우(16.1%)·정의당 이원준(14.1%) 후보는 청소년 선거에서는 10%대 지지를 얻었다. 무소속 이정숙(1.4%) 후보는 실제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1%대 지지율에 머물렀다. 

청소년들은 또 '대구교육감'으로 진보진영의 정만진 후보를 택해 대구의 '진보교육'을 원했다. 정 후보는 청소년 선거에서 35.5%(92표) 득표율로, 31.7%(82표)를 얻은 우동기 후보를 10표 차로 앞섰다. 송인정 후보는 30.1%(78표)를 얻어 실제 선거와 마찬가지로 가장 낮은 표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는 우동기(56.5%) 후보가 정만진(27.3%) 후보보다 2배 득표해 교육감 재선에 성공했다.

'대구교육감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표' / 자료.반딧불이
'대구교육감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표' / 자료.반딧불이

김진환 반딧불이 활동가는 "대구 청소년들이 투표한 결과와 실제 6.4지방선거 결과가 정반대로 나왔다"며 "청소년들이 뽑은 사람이 당선되지 않아 안타깝다. 대구시의 교육과 행정이 새로워지길 바라는 청소년들의 마음이 모의투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모의투표 결과에 대한 의미를 해석했다.

그러나 "이번 모의투표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투표권을 달라는 게 목적"이라며 "광역단체장이 어렵다면 적어도 청소년들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교육감 선거 투표권이라도 주길 바란다.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제1회 6.4지방선거 청소년 투표' 인터넷 홈페이지(www.1618vote.net) 캡쳐
'제1회 6.4지방선거 청소년 투표' 인터넷 홈페이지(www.1618vote.net) 캡쳐

이 같은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는 '위법 소지가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석 때문에 6.4지방선거가 끝난뒤 발표하게 됐다. 반딧불이는 오는 14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청소년 모의투표 선거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청소년 정치참여"를 촉구할 예정이다. 특히 이 자리에는 청소년 모의투표에서 대구교육감에 당선된 정만진 후보가 참석해 '청소년 당선증'을 받는다.

세계 232개국 중 선거연령이 만19세 이상인 나라는 한국을 포함한 17개국뿐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현행법상 참정권이 없어 정치 참여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1618 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는 "교육감 선거는 16세, 일반 선거는 18살로 투표 나이를 낮추자"며 이 같은 청소년 모의 투표를 실시했다. 

한편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 서울은 실제 선거와 결과가 같아 기성세대와 청소년들의 표심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선거 모두 서울시장에는 새정치연합 박원순·서울교육감에는 진보진영의 조희연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경기도는 실제 선거에서는 경기도지사에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당선됐지만, 청소년 투표에서는 새정치연합의 김진표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또 경기교육감에는 실제 선거에서는 진보진영의 이재정 후보가 당선됐지만, 청소년 투표에서는 중도인 정종희 후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어 표심이 엇갈렸다. 인천과 광주는 선거인단 등록율이 저조해 결과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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