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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대구에서의 도전, 온 몸 던져 이어가겠다"
'20년 독점' 대구서 40.3% 득표...역대 대구시장 선거 '야권' 첫 40% 벽 넘어
2014년 06월 05일 (목) 11:32:01 평화뉴스 유지웅.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김부겸(56)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4일 저녁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서 권영진(51) 새누리당 후보에게 14%P나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특별한 말을 하지 않은 채 캠프 관계자들과 회의에 들어갔다. 그리고 무려 5시간이 지난 밤 11시쯤에야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개표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패배를 인정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게 그의 이유였다.

밤 늦게 기자실을 찾은 김 후보의 첫 마디는 "시민 여러분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합니다"였다. 그리고 "패배를 깨끗이 인정합니다"라며 선거 결과를 받아들였다. 그는 이어 "변화에 대한 강한 열망을 느꼈고, 가슴 깊이 새긴다"면서 "대구시민과 함께 보낸 시간들, 시민들 곁에서 행복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리고 "부족한 점이 많은 저에게 성원을 보내주신 그 정성 가슴에 깊이 담아두겠다"며 "앞으로도 언제나 대구시민들과 함께하는 김부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부겸 후보. 방송3사 출구조사를 지켜보는 모습(왼쪽)과 밤 11시쯤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모습(2014.6.4 김부겸 후보 선거사무소)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 후보는 '2번의 패배에도 다시 도전하겠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반드시 이어간다. 그것이 나에게 보내준 시민들 성원에 대한 예의다"며 "온 몸을 던져 앞으로도 대구에서의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그러나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는 끝말을 남기고 캠프 사무실을 떠났다.

6.4지방선거 '대구시장' 최종 개표 결과, 김 후보는 40.33% 득표율에 418,891표를 기록했다. 권영진 당선자와는 15.62%P, 162,284표 차이였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41.5% 득표율, 14.1%P 차이)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다. 2년 전 국회의원 총선 때 출마한 수성구에서도 47.49% 득표율에 그쳐 권영진(49.93% 득표) 당선자에게 밀렸다. 대구 8개 구.군 가운데 수성구와 달서구(41.84% 득표)를 제외한 6개 구.군에서는 모두 30%대 득표율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는 대구 2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 후보로는 처음으로 40%의 벽을 넘어섰다. 그리고, 당선자와의 득표율 차이도 처음으로 10%대로 좁혔다.

6.4지방선거 - 대구시장 선거 결과(최종)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995년 이후 지난 5차례의 대구시장 선거는 이름만 바꾼 현 새누리당 후보들만 바통을 이어갔다. 1회 동시지방선거 때 문희갑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나 1998년 2회 선거 때는 '한나라당'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리고 2002년 3회 선거 때는 한나라당 조해녕 후보가, 2006년과 2010년에는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가 이어 당선됐다.

이 과정에 흔히 '야권'으로 불리는 진보개혁 성향의 후보는 한 번도 당선자와 차이를 20%이내로 좁히지 못했다. 2002년 무소속 이재용 전 남구청장이 한나라당 조해녕 후보와 맞붙어 38.81%를 득표한 것이 가장 근접한,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1대1 구도에서 22.37%p 차이였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이재용 전 남구청장이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과 '전 환경부장관' 간판을 달고 다시 출마했으나 21.08%로 득표율이 더 줄었다. 이 선거에서 진보정당으로 처음 출마한 민주노동당 이연재 후보는 3.91%에 그쳤다. 2010년에는 '야권단일화'에 실패한 당시 민주당 이승천 후보와 진보신당 조명래 후보가 모두 출마해 각각 16.68%와 10.2%에 그쳤고, 당시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는 72.92%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6.4지방선거는 예전과 달랐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권영진ㆍ김부겸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계속 좁혀졌고, 투표 이틀 전에는 권 후보 캠프조차 "오차범위 내 박빙"이라고 걱정할 정도였다. 특히, 권 후보는 투표 전날인 3일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시민들이 새누리당에 몹시 화나신 것 안다. 종아리를 걷겠다"며 "용서"를 빌고 "우리가 만든 대통령 우리가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꼭 투표해달라"고 '박근혜 마케팅'에 매달리기도 했다.

또 권 후보와 새누리당 국회의원 7명은 2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시지광장에서 '대시민 사죄문'을 발표하고 엎드려 큰 절을 했다. 지역 국회의원 12명 전원의 명의로 발표된 사죄문에서 "새누리당이 잘못했다. 이제 정말 정신 차리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위기에서 구해주고 새누리당에 대해 다시 한번 애정을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엎드려 사죄할만큼 권 후보와 새누리당이 긴장했다는 말이다.

   
▲ '대시민 사죄문'을 발표하고 큰 절을 하는 새누리당 대구지역 국회의원(2014.6.2 수성구 신매광장) / 사진 제공. 권영진 후보 선거사무소

이번 선거는 이재용 후보가 38.81% 득표율을 기록한 2002년처럼 '1대1 구도'가 아니라, 권영진ㆍ김부겸 후보를 비롯해 통합진보당 송영우ㆍ정의당 이원준ㆍ무소속 이정숙 후보까지 5명이나 출마한 '다자 구도'였다. '보수 텃밭'이라는 대구에서 여당 1명에 야당 3명과 무소속까지 출마한 구도는 더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김 후보는 40.33%라는 득표율을 기록했고, 당선자와 차이를 15.62%P, 162,284표까지 줄였다. 이번 선거의 대구지역 유권자는  201만명으로, 이 가운데 52.3%인 105만명이 투표했다.

특히, 김 후보는 대구시장 선거에 '나홀로' 뛰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새누리당이 대구 8개 구.군 기초단체장과 27곳의 대구시의원 선거, 102명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에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반면, 새정연은 기초단체장 후보 1명(달서구청장)과 기초의원 후보 15명이 나섰을 뿐, 광역의원인 대구시의원 선거에는 단 한 명의 후보도  내지 못했다. 또 대구의 국회의원은 12명 모두 새누리당의 지역구 의원이지만, 새정연은 '비례대표' 홍의락 의원 1명 뿐이다. 게다가 새정연의 낮은 당 지지율이나 당 지도부 역시 선거운동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때문에 김 후보에게 '야당의 바람'은 처음부터 기대할 수 없는 선거였다. 이런 한계 때문인지 그는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 공약이나 '박근혜 인연'을 내세운 선거운동으로 정체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부겸 후보는 경기도 군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2012년 총선 때 대구 '수성구 갑' 선거구에 출마해 40.4%를 득표했다. 이한구 당선자와 10%p정도 차이의 석패였다. 그리고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나섰고, 2번의 패배에도 다시 도전할 뜻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대구시민들과 함께하는 김부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더욱 낮은 자세로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또 "온 몸을 던져 앞으로도 대구에서의 도전을 이어가겠다.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보여줄 그의 다음 도전을 지켜보게 되는 이유다.

역대 대구시장 선거 득표율
   
▲ 역대 대구시장 선거 결과...(위로부터) 1995년, 1998년, 2002년, 2006년, 2010년 결과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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