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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이 말하는 세월호 300일..."진실은 기억하는 것"
'금요일엔 돌아오렴' 대구 북콘서트 / 창현·지성이 엄마 "진상규명 위해 끝까지 아픔 증언"
2015년 02월 10일 (화) 16:42:41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꼬박 300일째가 되는 9일. 이번 참사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유가족이 대구에서 지난 참사의 아픔을 직접 증언했다.

   
▲ 안영미씨
단원고 2학년 1반 고(故) 문지성양의 어머니 안영미(53)씨는 딸의 모습을 아직 잊을 수 없다. 4녀 1남 중 4번째 딸인 지성이가 떠난 뒤 300일동안 온 가족이 함께 먹던 밥상은 텅 비었고 어울려 놀던 집은 조용해졌다. 가족들은 돌아앉아 벽을 쌓았다. 지성이가 떠난 사실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씨는 "큰 딸은 지성이가 떠난뒤 죄책감에 시달려 괴로워하고 둘째는 자다가도 일어나 펑펑운다. 셋째는 정신과 진단결과 자살률이 높다고 나왔다"며 "말은 안해도 온 가족이 상처를 떠 안고 살고 있다. 우리 집뿐 아니라 모든 유가족들이 가슴에 상처가 응어리져 힘들어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참사 발생 하루 뒤인 17일 저녁 희생자 가운데 11번째로 발견된 2학년 5반 고(故) 이창현군의 어머니 최순화(50)씨도 아들의 부재를 믿을 수 없다. 때문에 엄마는 진상규명을 위해 단식을 하고 청와대로 가고 국회의원도 만났다. 대중매체에 나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 최순화씨
평범한 부모는 투사가 됐다. 그러나 지인들은 '잊으라'는 말로 상처만 줬다. 창현이 누나는 엄마가 매체에 노출되면서 악플이 달리는 것을 보고 스트레스로 약을 달고 산다.
 
최씨는 "창현이가 가고 나도 창현이 아빠도 창현이가 왜 그렇게 가야만 했는지 설명해주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진상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며 "그러나 지인들이 너무 쉽게 잊으라고 충고하고 보상만 받으면 그만하라고 말해 괴롭다. 고통은 여전히 우리 가족에게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원회는 9일 저녁 대구 중구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 북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문지성양의 어머니 안영미씨와 2학년 5반 이창현군의 어머니 최순화씨를 비롯해, 세월호 유가족들의 지난 240일간의 육성을 담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의 작가 박희정, 이호연씨 등 시민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가량 진행됐다.

   
▲ '금요일엔 돌아오렴' 대구 북콘서트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2015.2.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안씨는 "책을 받고 첫 장을 읽는데 괴로워서 넘겨지지 않아 그냥 닫았다"며 "그러나 지성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얘기를 읽고 한명 한명 너무 아까운 목숨들이 가버렸다는 것을 알게 돼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알아야하는 진실을 기억하기 위해 읽었다. 그래야 진상규명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전에는 몰랐던 우리나라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고 이제는 모든 참사와 사건이 내 일 같이 여겨진다"면서 "좋은 것만 보고 살고 싶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한다. 그래야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바라는 것은 한가지 반드시 기억하는 것"이라며 "진실은 기억하는 것이다. 그래야 세월호 같은 참사의 재발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책을 읽고 치열하게 사춘기를 채 다 겪기도 전 인사도 못하고 간 많은 아이들의 사연을 알게 됐다"면서 "이것은 하나의 참사로 이어진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온 가정이 풍비박산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가 세월호 참사 이전에 있었던 많은 참사들에 침묵하고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한 것"이라며 "이제는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아픔을 증언하는데 주저 않고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앞장 설 것이다. 여러분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 (왼쪽부터)박희정 작가, 안영미씨, 최순화씨, 이호연 작가(2015.2.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모두 12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416 세월호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대표 김순천)'이 단원고 희생자 학부모 13명과 동거동락하며 그들의 아픔을 기록한 책으로,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세월호에 탔다 희생된 학생들이 돌아오기로 한 요일을 제목으로 정한 것이다.

삽화는 모두 8명의 만화가가 그렸고 책 판매 수익금 전액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고 진상규명을 위한 공익활동에 쓰인다.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는 지난달 29일 안산을 시작으로 서울, 대구에서 북콘서트를 했고 이달 28일에는 광주, 내달 16일에는 부산 등에서 같은 내용의 북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한편,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는 오는 14일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인양 촉구 범국민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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