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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의 눈물,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임금체불까지...
대구경북 편의점·카페·식당 등 10곳 중 4곳 '법 위반'..."잘릴까 신고도 못해"
2015년 08월 18일 (화) 17:44:08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안녕히 가세요. 또 오세요"
 
18일 오전 11시 30분. 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는 한 대기업 프랜차이즈 편의점에서 1년째 '아르바이트(알바)'를 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김미애(27.가명)씨는 물건을 사고 나가는 손님들에게 웃으며 큰 소리로 인사했다. 현금을 정리해 포스기에 넣고 또 다시 손님을 기다린지 10분. 계산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가 금방 다시 일어났다. '의자에 앉지 말고 서서 일하라'는 사장님 지시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30분을 기다려도 손님이 오지 않자 재고품을 정리한 뒤 대걸레를 들고 바닥 청소를했다. 곧 새 물건을 싣고 편의점 로고가 박힌 물류차가 정차했다. 기사에게 인사하고 박스에 담긴 물건들을 진열대에 차곡차곡 넣었다. 새로 들어온 삼각김밥, 샌드위치, 샐러드를 진열하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물들은 박스에 담았다. 오늘 김씨의 점심은 유통기한이 하루 지난 폐기물 참치김밥 1줄과 우유 1팩이다. 

2013년 대학 졸업 뒤 김씨는 한 중소기업에서 인턴을 했다. 계약직이라도 되길 바랐지만 회사는 6개월 뒤 종료를 통보했다. 김씨는 몇 개월 쉬다 '더 이상 안되겠다. 학원비라도 벌자'고 생각해 편의점 알바를 했다. 지금 일하는 곳은 알바구인 사이트를 보고 지원했다. '학력·나이·성별·경력 무관', '성실하고 밝은 서비스 정신이 있는 분'이라는 문구를 보고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급여조건에 '협상가능'이라고 적혀있어 의문을 품었지만 대기업 편의점이니 최저임금은 줄 것이라 판단했다.   

   
▲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2015.8.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새벽 6시에 출근해 오후 1시까지 하루 7시간 일해 김씨가 받은 시간당 임금은 4천원, 한달 월급은 70만원이 고작이었다. 2014년 최저임금인 5,210원의 76%, 2015년 최저임금 5,580원의 71%만  임금으로 받은 것이다. 또 김씨는 주휴수당도 받은 적이 없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상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고용인은 노동자가 쉬는 날도 시급을 계산해 지급해야 한다. 이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임금체불로 노동부 신고 대상이 된다. 때문에 김씨에게 지난 1년간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고용인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시급을 올려달라고 사장님에게 말하려 했는데 잘릴까 무섭고 법도 잘 몰라 말을 못했다. 알바들에게 운영이 힘들다고 매일 하소연하는 사장님에게 시급을 올려달라고 하는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주는 편의점도 있더라. 물론 나보다 더 적게 받는 곳도 있었다. 때문에 취업을 하면 노동부에 제대로 신고할 생각이다. 지금은 그냥 참는 수 밖에 없다. 보복이 두렵다"


대구경북지역 편의점, 커피전문점(카페), 패스트푸드점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사업장들이 노동법과 근로기준법을 지키기 않아 아르바이트생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청장 최기동)은 지난 두달간 대구경북권역 편의점·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제과제빵·서양식음식점 등 5개 업종 420개 사업장에 대한 '2015년 상반기 기초고용질서 일제점검'을 벌인 결과, 전체의 41.9%인 176개 사업장에서 216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을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 동성로의 한 편의점 알바생이 서서 일하고 있다(2015.8.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동청은 이번 조사에서 카페 121곳, 제과제빵 87곳, 서양식음식점 85곳, 패스트푸드점 70곳, 편의점 57곳에서 점검을 벌였다. 법 위반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페로 전체 121곳 중 절반에 가까운 55곳(45.5%)이 법을 지키지 않았다. 서양식음식점 85곳 중 44.7%(37곳), 편의점 57곳 중 43.8%(24곳), 제과제빵 87곳 중 40.2%(34곳), 패스트푸드점 70곳 중 32.9인 23곳에서도 법을 어겼다. 

특히 위반 사항 중 가장 많았던 것은 '근로계약서 미작성(미교부)'으로, 전체 216개 적발건수 중 41.2%(89건)를 차지해 고용주 210명이 처벌 대상이 됐다. 두 번째는 '재직자 임금 미지급'으로 전체의 33%인 72건, 133명의 고용주가 법을 지키지 않았다. '퇴직자 임금 미청산'은 13.8%(30건)로 86명이 불법을 저질렀고, '최저임금 미달'은 11.5%(25건)로 51명이 알바에게 최저임금법을 어겼다.

   
▲ 대구 동성로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2015.8.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동청은 적발 된 고용주들에게 위반 내용을 통보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고용주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시 형사입건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미지급에 대해, 고용주에게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연우 대구노동청 근로개선 감독관은 18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점검결과에 따라 법령 위반 사업장에는 시정명령을 내렸다"며 "이행하지 않는 고용주에게는 사법처리가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노동청은 오는 9월부터 10월까지 두달 동안 대구경북권역의 주유소, 미용실 등을 대상으로 '2015년 하반기 기초고용질서 일제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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