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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표를 달라는 그들의 주장과 문제
[김두현 칼럼] 야당심판론ㆍ경제심판론ㆍ양당심판론..."바보야, 문제는 분단이야"
2016년 03월 28일 (월) 10:28:12 평화뉴스 pnnews@pn.or.kr

 20대 총선의 각당의 공천이 마무리 되었다. 후보 등록에 이어 오는 3월 31일이면 본격적인 선거전이 진행된다.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 당 등 주요 정당의 이번 공천은 어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청와대와 친박의 막장공천에 저항하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대표의 직인찍기를 거부하며 부산행 1박 2일 옥새투쟁을 벌였다. 국민의 당은 공천에 떨어진 낙천인사가 도끼를 들고 항의하는 정치활극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도 비례대표 선정과정에 대한 당내부의 문제제기에 당무를 거부하며 칩거하는 소동을 벌였다. 그러지 않아도 심각한 유권자들의 정치불신과 냉소는 공천과정을 통해 더욱 깊어졌다. 그래도 투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투표참여를 호소하기가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란 민주주의에서 한정된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권력 수단을 누구에게 쥐어줄지 결정하는 장이다. 보기 싫다고 고개 돌릴수록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길 확률이 높아지기에 나몰라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각당이 무엇으로 자기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지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야당심판론은 코미디

 우선 제 1당인 새누리당이 내건 총선 슬로건은 ‘일하는 국회’와 더불어 ‘야당심판론’이다. 국정발목 잡는 야당을 심판해 과반을 만들어 주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입이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하라고 과연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이 안되어 경제를 못 살리고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못했는가? 외려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해 야당과 국민은 설득하지 못하고 이번 공천과정에서 보여주었듯이 당내권력 투쟁에 매몰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 <한국일보> 2016년 3월 28일자 1면

지난 4년간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야당과 국민의 존재를 무시하고 일방적 국정운영을 진행하였다. ‘테러방지법’을 비롯해 야당과 국민이 반대하는 법안을 밀어붙였고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사건 등 국정난맥상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선거란 국정 책임세력에 대해 평가하는 자리이다. 지난 4년간 국정을 책임진 집권당과 정부가 잘했다고 생각하면 다시 기회를 주면 되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심판하면 되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내건 ‘야당심판론’은 마치 지난 4년간 집권한 당이 야당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오게 만든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있을 수 없다.

경제심판론...'북방경제ㆍ평화경제' 대안으로 제시해야

 제 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경제 선거’로 규정하고 “잃어버린 경제 8년을 심판하겠다”는 경제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러한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은 선대위 구성에서부터 선명해지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상징하는 김종인 대표가 단독 ‘선대위원장’을 맡고 새누리당에서 말을 갈아 탄 진영 의원과 야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김진표 전 의원이 ‘선대위부위원장’을 맡았다. 선대위 대변인 조차  비례대표 4순위인 경제학자 최운열 교수를 내정했으니 경제선거로 치르고자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의지는 확고한 듯 하다.

특히 김종인 대표는 개성공단 문제나 북핵문제 등 안보이슈는 가능한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인 것 같다. 분단상황에서 안보이슈는 늘 야당에게 불리한 의제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실제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어느 여론조사에 따르면 2040세대 유권자들의 10명중 4명이 가장 관심 있는 총선 공약으로 일자리정책이고 다음으로 연금 및 노후정책(15%), 부동산정책(10.9%), 교육정책(8.6%) 등 주로 삶의 질과 연관된 분야를 꼽았다. 또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최근 한미합동군사훈련기간에 연일 지속되고 있는 남북한의 군사훈련과 말폭탄 공방에도 불구하고 안보불안보다 경제불안을 더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에서 승리가 우선인 야당으로서 불리한 지점인 안보이슈보다 유리한 지점인 경제이슈를 내걸겠다는 판단은 한편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한면만 보는 근시안적 사고이다. 선거를 앞두고 언론의 선거관련 보도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출범한 지난 1월 14일 출범한 ‘2016 총선보도감시연대’에 따르면 언론은 선거에는 관심이 없고 ‘북풍관련’ 보도만 쏟아내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을 조장하고 보수층 결집을 위한 ‘북풍보도’과 여전히 여당의 선거승리에 유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단과 남북한의 적대적 대결구조가 온존하는 한 안보이슈는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실 보수정당의 안정적 과반을 가능케 하는 구조적 원인도 따지고 보면 분단이고 10년간의 진보집권에도 불구하고 재집권을 가능케 했던 것도 분단이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적 선거 프레임을 ‘경제심판론’으로 설정하더라도 안보문제에 대해 피하지 말고 외려 정부의 안보무능심판과 더불어 ‘북방경제, 평화경제론’을 통해 경제와 안보의 선순환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양당정치심판론, 번지수 잘못 짚어

제 3당인 국민의당은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 구도를 내세워 거대 양당 심판론을 총선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국민의 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26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가 풀리지 않는 근본 이유는 거대 양당 때문이다.”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교섭단체 이상으로 만들어주면 대한민국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심판론을 내세우며 야권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에도 국민의당은 “3당 체제 구축이 먼저”라며 “새누리당을 저지하기 위한 후보 단일화보다 양당기득권을 깨고 한국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국민의당의 취지가 더 우위에 있다”고 야권단일화 요구를 일축했다. 한마디로 한국사회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거대양당구조를 혁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이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빌 클린턴 선거참모였던 제임스 카빌이 만들었던 구호를 차용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선거문구를 내세운 더민주에 “더 큰 문제는 정치야, 바보야”(It’s the politics, stupid)라고 받아쳤다.

필자는 “경제보다 더 큰 문제는 정치”라는 국민의당 슬로건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한국정치의 문제는 거대양당구조가 아니다. 새누리당이 150여석에 견주어 더불어민주당이 130석 가까웠으니 외양적 모습을 볼 때 거대양당구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야당이 130여석을 가지고도 새누리당의 독주에 제대로 견제를 하지 못했으니 한국정치의 난맥상에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적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석을 130석을 가졌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이 우리사회 권력의 절반 가까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사실 현재의 한국정치는 거대양당구조라기 보다는 일당독점구도라고 봐야 한다.

   
▲ <경향신문> 2016년 3월 28일자 1면

만일 더불어민주당이 집권당이라면 ‘국정원 대선개입’, ‘세월호 사건’, ‘메르스사태’,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일본군위안부 문제 졸속합의’ 등 단 한가지만 가지고도 권력기반이 통째로 흔들릴 정도의 하나하나가 대형악재였을 것이다. 새누리당이 이 많은 대형악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0% 넘는 지지율은 물론이고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의석을 넘어 180석을 내다볼 수 있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는 새누리당이 단지 150석 남짓의 과반의석을 가지고 국회에서 마음대로 입법권을 행사하고 있는 단순한 정치세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입법은 물론이고 정치권력, 행정권력, 교육권력, 군사권력 등 우리 사회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세력이 현재의 집권세력의 수구보수세력이다. 언론분야는 거의 90% 가까운 여론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사실상의 우리사회의 일방적인 패권세력인 것이다.

지금도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일당독점세력은 이번 총선을 통해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을 획득하게 될지 모른다. 왜냐하면 야당의 분열로 개헌저지선마저 무너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의 수도권 여론조사가 잘 말해주고 있다. 국민의 당이 현재 지지율인 10% 내외를 얻는다고 가정할 때 수도권에서 43석의 주인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뀌게 된다. 180석은 물론이고 200석 넘는 공룡여당이 출현할 위험마저 있는 것이다.

거대 양당을 넘어 제 3당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3당이 단순한 교섭단체를 넘어 개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제 1당이 과반의석을 갖지 않아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과 같이 야권분열 상태에서 선거가 치루어진다면 새누리당은 막장공천에도 불구하고 과반을 넘어 개헌선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130여석의 제 1야당도 아랑곳하지 않던 새누리당이 100석 내외의 의석을 나누어 가질 제2, 제 3당과 소통하거나 협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소위 경제관련 법안은 물론이고 장기집권을 위한 각종 플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에 나설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의 당이 교섭단체가 가능하게 된다해도 한국사회의 문제를 풀 해법은 실현되기도 전에 사장되고 말 것이다.

문제는 '분단'


결국 국민의 당이 내건 거대양당구조 타파라는 슬로건도 일당독점구조가 해소되기 전에는 실현되기 어려운 꿈이다. 그런데 수구보수일당독점구조인 한국정치를 넘어 왜 한국사회에 수구보수세력의 패권이 관철되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분단에 기반한 남북간의 적대적 대결구조가 공고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 <경향신문> 2016년 3월 25일자 5면(종합)

IMF로 국가경제를 파탄내어도 4대강으로 국토환경을 절단내어도 무너지지 않는 40%에 가까운 고정 지지층이 존재하는 이유도 분단이 아니면 설명하기 힘들다. 일당독점구조가 온존하는 한 이에 대해 반대하는 유권자들도 우선 하나의 세력에게 힘을 모아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제 3당을 비롯한 다양한 유권자의 정치적 지향이 정치구조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사실상의 정치적 패권을 누리고 있는 일당독점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또한 일당독점구조의 기반이 되는 분단구조의 해소가 이루어져야 한다.

잃어버린 8년을 내걸고 경제심판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경제발목잡기하는 야당심판론에 나선 새누리당의 선거전략상 이번 총선은 경제가 제 1이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언론지형의 우세를 갖고 있는 새누리당은 언제든지 ‘북풍’의 유혹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다시 문제는 분단이다. 우리가 이번 총선에서 분단구조 해소에 대한 해법을 어느당이 제시할지 유심히 살펴보는 이유이다.

   






김두현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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