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토템

평화뉴스
  • 입력 2017.01.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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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 '박근혜'를 예수와 소크라테스에 비유하는 이정현·서석구의 점입가경


어떤 종교가 본연의 일이 아닌 가십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희화화된다면 그 종교를 믿는 사람은 분명 언짢을 것 입니다.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전국적인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한 두 마리 미꾸라지라 할지라도 더렵혀진 물을 나누어야하는 물고기들에게는 절대로 그냥 받아드려야 할 일이 아닐 것입니다.

몇 년전까지 우리국민의 1/5이 믿었다는 우리나라에서의 기독교는 교리나 덕목 나아가 경전의 내용은 우리의 전래 속담이나 사자성어만큼 익숙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이름으로 일신의 영욕을 꾀한 소위 성직자(?)들의 정권 지향적, 비(非)도덕적, 비(非)윤리적인 짓거리로 눈총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따라서 일련의 사안들, 특히 종교 이름으로 대대로 국가를 망치려하는 사람들의 일탈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넘어 경원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그로 인해서 오는 사람을 못 오게 만들고 '자기들만의 잔치'를 주도하려는 골목대장들의 추악함으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말을 빙빙돌려 죄송합니다. 최태민 목사라는 사람이 먼저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고주망태를 넘어 혼절에 가깝도록 술을 마시고는 초대형 트럭을 몰고 건널목을 건너는 행인들에게 질주하는 모습인 '미친 X' 말입니다. )  

그런데 그 종교와 연관한 이야기가 이 시기에 들어 난무합니다.
첫 번째는 '배신의 아이콘'을 성서에 비유하고 자신을 신과 종의 관계,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과 국민의 관계를 같은 형식으로 유도한 '파렴치한'입니다.

<경향신문> 11월 24일자
<경향신문> 11월 24일자

지난해 11월 말 전국민이 촛불과 하나가 돼 박 대통령 탄핵을 요청하던 시기에 국회에서 탄핵과 관련하여 '여당 국회의원의 올바른 선택과 국민의 뜻을 알아라'는 야당 대표자의 발언에 "성경에 나오는 예수 팔아먹는 유다가 돼 달라,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가 돼달라는 것 아니냐"<경향신문 2016년 11월 24일자>며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목소리 높였습니다. 이 말은 박 대통령은 '구주(신)이신 예수'이고 자신은 '그의 종(사람)'인 제자라고요.(기독교인들의 신앙고백의 중심은 예수는 구원자이신 신(神)이고, 모든 인간은 그 신이 만드신 피조물이니...또 이정현 대표는 이 고백을 통한 직분을 맡은 사람<노컷뉴스 2016년 11월 22일>)

두 번째는 '유리한 고지 점령을 위한 말 싸움꾼의 모습입니다. 개혁보수신당으로 많은 사람들이 짐을 싸고 나간 후 파산을 염려할 일촉즉발의 시간입니다만 그 중심에 새로 영입한 비대위원장과 친박 국회의원 대표격인 노(老)정객과의 다툼은 점입가경입니다. 또 그 싸움을 표현하는 방식이 기독교 교회라는 모습에 소위 목사니 장로니하는 성직자(?)들의 행태가 가소롭기까지 합니다.

"새누리당이 정치하는 곳인줄 알았더니 서청원 집사님이 계신 교회"라는 인명진(목사) 비대위원장의 말에 '거짓말쟁이 성직자' '사람을 죽이는 성직자라고 반박하고 서로 사전에 밀약이 있었느니 하면서 진흙탕 속을 헤메는 모습입니다.

5일 <국제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비대위원장을 성직자로 구했더라. 근데 나는 교회를 은퇴했다. 은퇴한 목사는 교회를 다시 가면 안된다. 그래서 내가 잘못왔다고 생각했다"(인명진 비대위원장), "탈당하면 국회의장을 약속했다(서청원 친박 좌장 격 국회의원)", "덕담을 했는데 그걸 진담으로 알아듣고 거짓말쟁이라고 한다"(인) 등의 말싸움이 계속됩니다.

<한겨레> 2017년 1월 7일자 종합 8면
<한겨레> 2017년 1월 7일자 종합 8면

마지막으로 끝판왕. 정말 '혼이 비정상인 멀쩡한 X' 으로 교회는 이제 더 이상의 전도(선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제2 변론기일에서 대(?)어버이연합고문 서석구 변호사 왈(曰) "촛불민심은 국민의 민심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도, 예수도 검증재판에서 십자가를 졌다", "촛불 집회는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 포고", "퇴진집회에 대한민국 운명을 맡기면 이건 예수님이 바라는 바가 전혀 아니라는 걸 알아야한다"<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7년 1월 5일) 등 옮기는 것 조차 민망한 말이 아닌 소리를 지껄여 댑니다.

변론인 석에 앉자마자 기도하는 모습에는 '악마의 이빨을 가는 모습으로 보였다'는 어느 목사 친구의 말에 평생을 기독교도로 살아온 세월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최고 학력을 가진 지성인, 태어날 때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금수저(아니 다이아몬드 수저)를 물고있는 그들의 망발과 망언, 망령된 행동 그리고 부끄러움 하나없이 연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에밀 뒤르겜에게 그 답을 물어봅니다.

그는 사회통합과 유지에 관한 통해 호주 아쿤다 부족이 토템으로 사회 공동체에 대한 방식을 찾아냅니다. 그러면서 이 토템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의례를 통해 집합표현, 집합흥분, 집합의식을 공유한다는 사실과 집합행동은 각각 구성원으로 하여금 개인 의식을 넘어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게 되고 결국 그들의 공동체가 주장하는 요구나 명령에 순응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이철, 욕망과 환상, 시대의 창, 2014. P157 갈무리)

이런 면에서 그들에게 박근혜는 분명 하나의 토템(기호, 라캉이 말하는 시니피앙)이고, 그들의 의식은 이 기호가 상징하는 의미로 발전됩니다. 그런데 탄핵사건(기호의 소실)은 집합흥분, 집합의식을 부추기고 추모하게 되며 공동의 주관, 인식, 의식, 감정 경험으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서 그들의 토템과 그 기호에 대한 집단의식을 만드는데 광분하는 무리들 가운데  '내 앞에 다른 신을 두지말라'는 가장 큰 계명의 기독교인이 자랑스럽게 앞장서는 집단 우상숭배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동시에 그 아버지를 박정희를 반인반신(半人半神)이라고 한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대학에서 철학과를 나와 엘리트 관료 코스를 거친 분의 이해할 수 없는 해석을 어떻게 받아드려야할까요?

                                                            





김영민
/ 전 구미YMCAㆍ김천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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