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김천 주민들 철야농성..."사드, 온 몸으로 막겠다"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3.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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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국내 반입 소식에 주민들 분노, 집회·철야농성으로 저항...김천, 200일째 '사드반대' 촛불


국방부가 롯데와 사드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한지 일주일만에 사드 일부체계를 국내에 들여오자 성주, 김천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사드배치와 관련한 일체 공사자재와 차량을 온 몸으로 막겠다"며 회관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골프장으로 가는 길목은 막혀 헬기로 장비가 드나드는 것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은 군사시설 지정과 기초공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모습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의 배치강행에 이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매일 저녁 촛불집회와 국회 농성, 행정소송과 고발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사드 체계가 국내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집회에 참여한 성주,김천 주민들(2017.3.8.소성리 마을회관)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집회에 참여한 성주,김천 주민들(2017.3.8.소성리 마을회관)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 롯데골프장에서 직선거리로 500여m, 사드 레이더가 향하는 쪽에 있는 김천시 농소면 노곡리 주민들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도환(83)씨는 "대통령부터 경북도지사, 김천 국회의원까지 누구도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더니 몰래 갖다놓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태춘돌(82)씨도 "매일 집회에 나갔지만 결국 사드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으니 힘이 빠진다"며 "할수 있는 것이 없어 답답하다. 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주민 반발을 다루지 않는 언론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위경원(67)씨는 "언론이 반대하는 주민들은 생각하지 않고 정부 목소리만 대변한다"며 "우리를 국민으로 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종경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오직 전쟁을 위한 불법무기인 사드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성주, 김천 주민들을 그대로 전해달라"며 고 당부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반대 집회(2017.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반대 집회(2017.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김천을 비롯한 전국 사드반대 단체의 기자회견(2017.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김천을 비롯한 전국 사드반대 단체의 기자회견(2017.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8일 오후 2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는 사드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성주, 김천 주민을 비롯해 전국의 사드반대 단체 활동가 200여명은 '불법사드 필요없다, 사드배치 원천무효', '사드배치 강행하는 미국도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미당국의 일방적 사드배치를 비판했다. 이들은 1시간가량 집회를 가진 뒤 골프장 쪽으로 700m가량 떨어진 진밭교삼거리까지 행진했다.

이날 대구 연극인 6명으로 구성된 '연극공동행동'은 '사드와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며 직접 만든 연극을 주민들 앞에서 선보였다. 이들은 사드를 비롯해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등 군사안보를 이유로 추진되는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힘을 모아 군사시설을 제거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연극공동행동'이 주민들 앞에서 직접 만든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2017.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연극공동행동'이 주민들 앞에서 직접 만든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2017.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집회에 앞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등 전국 6개 사드반대 단체는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배치 과정에서 한 번이라도 주민들의 동의나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기습 알박기 식으로 가져온 사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천시민대책위는 이날 저녁 7시 김천역 앞 광장에서 사드반대 200일째 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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