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리, 차별금지법 제정, 보건복지 확대, 문화예술 다양성 확보.
모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들이다. 대구지역 각계각층의 시민단체는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의 정책을 제안하고 공약화를 위한 정책협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광역단체장인 대구시장 후보 3명 가운데 재선에 도전하는 권영진(55.자유한국당) 대구시장만 협약 요구를 외면하거나 미루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저녁 7시 임대윤·김형기 대구시장 후보는 대구YMCA 회의실에서 대구민예총 등 지역 50여개 예술단체, 예술인 10여명이 제안한 '문화예술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책' 협약서에 서명했다. 정책 내용은 ▷행정-문화예술계 갈등해결을 위한 민관공동기구 설치 ▷민간단체 경상보조 심의체계 개선 ▷대구문화재단 독립성 확보 등 10가지다. 두 후보는 이들 단체와의 정책 간담회도 약속했다.
지역 30개 단체가 속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권 시장의 협약 거부로 3일간 캠프 앞 밤샘 농성을 벌였다. 현재 농성을 접고 양측간 협약 체결을 위한 실무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420연대는 지난 3월부터 대구시장 후보들에게 장애인 권리보장 정책 32가지를 제안하고 이를 공약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 단체와 협약을 맺은 후보는 임대윤(4월 10일)·김형기(6월 4일) 후보뿐이다. 권 후보는 차별금지·보건복지·문화예술 정책협약에 이어 장애인 권리보장 정책 협약도 맺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는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은 "청년미술 검열의 당사자였던 권영진 대구시장이 먼저 나서야할 일인데 안타깝다"고 했고,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빈약한 공약을 내고도 시민사회의 협약 요구마저 거절하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전근배 장애인지역공동체 정책국장은 "농성 끝에 일부 요구사항을 수용해 협의 중"이라며 "시민사회와의 원활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고, 서창호 차별금지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인권과 차별에 대한 권 후보의 인식 수준이 절망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손강호 권영진 캠프 수석부대변인은 "지역 예술계, 복지계에서도 지지선언을 하고 있고, 이들과도 이미 정책 협약을 맺고 있다"며 "정책협약 요구가 들어오면 함께 논의하는 것이 당연하다. 어느 한쪽의 시각에서만 볼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책협약만 4~50군데에서 들어오고 있다. 법적으로 검토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부분이 있어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이라며 "거부가 아니다. 장애인단체와는 지금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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