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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쿠폰 임금' 피해 확산...이주노동자 13명, 1억 '체불' 추가 고발
10일 2명 한국 사장 A씨 고발→12일 13명 노동청 집단 고발...피해자 15명·체불액 1억3천만원 불어나
2019년 12월 12일 (목) 22:43:58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 경북 마늘농장 파견노동자 구인 용역업체 광고(대구 칠성시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베트남 이주노동자들에게 월급 대신 지급된 장난감 종이 쿠폰 / 사진.대경이주연대회의

경북 영천시 농장파견용역업체 이주노동자들의 '장난감 쿠폰' 임금체불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2명의 베트남 이주노동자에 이어 이틀만에 이주노동자 13명이 한국 사장을 추가로 집단  고발했다. 피해자는 15명, 임금체불은 1억3천만원으로 불었다. 대구노동청은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연대회의'는 12일 영천시 신녕면 용역업체 사업주 A씨를 임금체불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앞서 50대 베트남 이주노동자 부부 하이(가명)씨와 훙(가명)씨에 대한 1,500만원 임금체불 고발에 이어, 같은 곳에서 일했던 베트남 이주노동자 13명에 대한 임금체불 1억1,500만원 건에 대해서도 사업주 A씨를 노동청에 고발한 것이다.

연대회의는 해당 용역업체가 2017년부터 경북지역 일대에 있는 마늘, 양파, 사과농장 등에 파견한 이주노동자들이 최소 100명~2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체불 액수는 수 십억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 제보가 들어오는대로 계속 사업주를 추가 고발할 방침이다.

A씨는 영천에서 용역업체를 운영하며 베트남 이주노동자들을 농장에 파견했다. 일당은 7~8만원이다. 노동자들이 농장에서 일한 뒤 농장주가 업체에 인건비를 주면 업체가 노동자들에게 일당을 재분배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2018년부터 돈 대신 자기가 만든 황금색 종이 쿠폰을 임금으로 지급했다. '1만원권', '5만원권', '7만원권', '10만원권' 쿠폰에 본인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적었다. 노동자들이 쿠폰을 A씨에게 가져가 돈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면 환전해주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A씨는 쿠폰은 쿠폰대로 가져가고 돈으로 바꿔주지 않았다. 불만이 나올 때마다 10만원, 30만원씩 소액을 쪼개서 일부 지급한 게 전부다. 이 같은 수법으로 A씨는 2년간 임금 지급을 미뤘다. 

   
▲ 노동자 숙소로 사용된 영천 파견업체 사업주 A씨 주거지. 열악한 샤워실 / 사진.대경이주연대회의

피해를 입은 이주노동자들 대다수가 임금노동에 종사할 수 없는 가족 초청비자 소지자나 미등록체류자 신분인 점을 악용한 것이다. 노동청에 고발하면 본인 신분을 보장 받을 수 없고 더 나아가 가족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간다고 생각해 이주노동자들은 어디에도 신고를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초청비자, 미등록체류자라고 해도 임금체불의 경우 노동자성을 인정 받아 현행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는다.

노동청은 직접 고발인인 연대회의 관게자들을 12일부터 불러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연대회의 측은 녹취록, 문서, 증언 등 증거물을 제출했다. A씨는 연락을 끊고 노동청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

최선희 대경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계속해서 임금체불 피해자들 수가 늘고 있다"며 "악질적인 임금체불과 노동착취를 근절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업주가 고발한 노동자들을 협박하는 2차 피해가 발생해 노동부의 빠른 조사와 함께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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