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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 '성평등은 생존이다'
[남은주 칼럼]
2021년 03월 09일 (화) 11:52:27 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3.8 세계여성의 날의 유래

3월8일은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1908년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루트거스 광장에 모여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빵은 노동환경과 생존권을 의미하고 장미는 참정권을 의미합니다. 3월8일의 장미는 여성도 투표권을 가진 주체적인 시민이라는 의미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날을 기념하여 다음해에 '전국 여성의 날'을 선포했습니다.

세계여성의 날이 국제적으로 된 것은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국제여성노동자회의에서 독일의 여성운동가 클라라 제트킨(Clara Zetkin)이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첫 번째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1911년 3월 19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에서 있었다고 합니다.

UN이 1977년 '세계여성의 날'을 지정하면서 이 날을 기념하는 나라들이 늘어났습니다. 여성에게 꽃과 선물을 주는 나라도 있고 휴일인 나라도 있습니다. 베트남과 러시아, 중국 등 15개국에서는 ‘세계여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선정하고 여성노동자들에게 유급휴가를 주고 있으며, 캐나다는 1995년부터 3월 8일 전후를 '세계여성 주간'으로 선포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46년 해방 후 '조선부녀총동맹'이 1946년과 1947년 3월 1일부터 8일까지를 부녀 해방투쟁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이후 중단되었다가 1985년에 여성평우회, 여성의 전화 등 14개 여성단체는 '민족․민주․민중과 함께하는 여성운동'을 주제로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1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하면서 다시 기념되기 시작했습니다.

   
▲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제27차 대구경북여성대회(2021.3.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올해는 각 지역별로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진행했는데 제주, 부산, 광주전남, 경남, 전북, 대구경북, 대전, 경기,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100여 년 전의 여성들의 외침을 기억하며 코로나19로 드러난 여성 차별과 불평등을 고발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가기 위한 온·오프라인 여성의 날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대구경북은 1994년 3월19일 열린공간Q에서 제1회 대구경북여성대회를 개최하여 27차 에 이르고 있습니다. 제1회 행사를 함께 진행한 단체는 경북여성농민회, 대경여대협, 대구여성회, 여성의전화(애린회),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대구지부, 참길회, 포항여성모임, 함께하는 주부모임입니다.

'성평등은 생존이다'


2021년 대구경북의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27차 대구경북여성대회의 슬로건은 '성평등은 생존이다' 입니다. 성평등이 생존이라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오드리 로드는 생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에게 '생존'은 사회적 주체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에게 '생존'은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어떤 세상일지를 상상하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연대하는 것입니다"

   
▲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제27차 대구경북여성대회(2021.3.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하게 변한 우리의 삶은 참으로 힘겹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오지 않았고 여성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코로나19대책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공공의 돌봄은 축소되어 가족단위로 전가 되었고, 이를 떠맡은 여성들은 독박 돌봄으로 일을 포기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실시한 조사에서 대구여성들은 코로나19 이후 79.2%가 생계위기와 경제곤란으로 삶이 나빠졌다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후 고용감소가 가장 큰 계층은 여성, 20대 이하, 임시직 노동자이며 여성 취업자의 감소폭은 남성에 비해 3배가량 높습니다.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전 세대와 성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상황입니다.

   
▲ 출처. 여성가족부 보도자료(2021.3.3)

문제는 기존의 재난대응 시스템과 정책매뉴얼, 행정에서는 재난 시에 젠더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오히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달려가는 상황에서 여성을 비롯한 약자와 소수자의 문제는 더욱더 축소되고 비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목격하는 현실도 성차별을 인식할 수 있는 시각이 없으면 인식되지 않습니다. 알지 못하니 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라져가고 있는 20대 여성들과 노동권 박탈과 독박 돌봄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는 여성들에게 성평등 관점은 생존일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변화에 대해 혹자는 위기라 하고 혹자는 기회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요? 쉽지 않겠지만 변화를 주장합니다. 산업화 시대 개발위주의 가부장적 해법이 아니라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 지구생명들의 경고를 들어 젠더와 인권, 소수자, 환경의 관점에서 '사회를 재생산'하는 노력을 하자고 말입니다. 그 대안은 경제생산주의를 넘어 생태지향적이고, 공동체성을 기반으로 한 성평등 사회로의 이동입니다.

   







[남은주 칼럼 19]
남은주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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