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꼬고 말 끊고 호통·면박...홍준표 대구시장 첫 기자회견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7.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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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료원 재검토' 묻자 "강성노조 주장, 경향신문다운 질문"
행정통합 "이철우 지사에 물어라", 일자리 "직원에 물어라"
기업통계 "구미 가서 물어라" / 일부 기자들 "매사 그런식" 불편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 질답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버럭'했다.

홍 시장은 5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8대 대구시장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연 공식 기자회견인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홍 시장은 사전 발언 자료를 그대로 읽은 뒤 바로 기자들 질문을 받았다. 40여분간 모두 12개의 자유 질문이 나왔고 홍 시장은 단상에서 바로 답변을 했다.  

제2대구의료원, 이슬람사원 갈등, 대구경북행정통합,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일자리 등 앞서 대구시장인수위원회가 최종 발표한 내용들을 토대로 홍 시장 입장을 묻는 질문이 오갔다. 홍 시장은 일부 질문에는 평이한 태도를 보이다가, 중간 중간 말을 끊거나 호통을 치고 무안과 면박을 주기도 했다. 
 
홍준표 시장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답변 중이다.(2022.7.5.대구시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준표 시장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답변 중이다.(2022.7.5.대구시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먼저 '제2대구의료원 설립 재검토' 인수위 결정에 대해 <경향신문> 기자가 "생각에 변함이 없냐"고 물었다. 이날 오전 시민단체들이 시청 앞에서 "제2의료원 설립" 촉구 기자회견을 연만큼 당사자로부터 입장 변화가 없는지 물은 것이다. 해당 기자는 '북구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그러자 홍 시장은 "그것 참 경향신문다운 질문"이라며 비꼬았다. 이어 홍 시장은 제2의료원에 대해서는 "일부 강성노조 주장"이라며 "인수위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단답했다. 이슬람사원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직결된 문제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 6월 1일 <JTBC> 당선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됐다. 당시 JTBC 앵커가 "공무원 개혁을 한다는데 반발에 부딪히지 않겠냐"고 묻자, 홍 당선인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꼭 JTBC답게 질문하네"라며 면박을 줬다. 

'뭘 찾아봐라', '다른 000에게 물어보라'는 회피성 태도 역시 기자회견 내내 반복됐다. 

한 기자가 'GRDP(지역내총생산) 꼴찌 대구와 관련해 일자리 창출과 청년이 떠나지 않는 대구에 대한 대책이 뭐냐'고 묻자, 홍 시장은 "지난 선거 때 7대 비전에 말씀드렸다. 참고하라"고 했다. 정작 기자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기업 유치에 필수적인 게 뭐냐. 경제국을 통폐합했는데 할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해당 직원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또 '구미시는 전체 기업 영업이익률 로데이터를 갖고 있는데 대구는 없다. 있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도 "그건 구미에 가서 물어보라"고 말했다.
 
'파워풀 대구' 새 대구시 슬로건...홍 시장 첫 기자회견(2022.7.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파워풀 대구' 새 대구시 슬로건...홍 시장 첫 기자회견(2022.7.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경북행정통합' 질문에는 가장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홍 시장은 후보시절부터 행정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중도일보> 기자가 질문을 하자, 홍 시장은 "중도일보면 대전·충남·충북부터 통합하고 물어야지, 대구 걱정을 할 시간이 있냐"고 했다. 홍 시장은 계속해서 해당 질문에 대해 유독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언론이 부추기니까 가능하지도 않을 행정통합을 던져서 엉뚱한 짓을 한다"고 버럭했다. 또 "무책임하고 현실적이지 않은 통합이 아니라 정책협조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마지막 즈음에는 한 기자와 언쟁을 벌였다. 한 신문사 기자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행정통합을 추진하는데 왜 반대하시냐'고 묻자, 홍 시장은 "그건 이 지사에게 물어보라"고 기자 말을 잘랐다. 그러자 해당 기자는 "매사에 질문을 그런식으로 답하면 어떻게 하냐"면서 "시민을 대신해 묻는 것인데"라고 항의했다. 홍 시장은 또 말을 끊고 "시민 입장에서 질문하는 게 아니지 않냐"며 호통을 쳤다. 이어 "이 지사 말을 반박하면 제가 어떻게 하냐. 그러면 둘이 갈등이 생기지 않느냐. 그건 이 지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해당 기자가 또 다른 질문을 하려고 하자 홍 시장은 "됐어요. 다음"이라며 질문을 차단했다. 이어 홍 시장은 "이 정도 하자"며 기자회견을 끝냈다. 

한편, 홍 시장은 후보 시절에도 '버럭'하는 태도로 논란이 됐다. 지난 5월 26일 <대구MBC> '대구시장 후보 방송토론'에서 정의당 한민정 후보가 "경남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없애고 무상급식을 중단했다"며 "말 바꾸고 막말하는 못된 정치인이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당시 홍 후보는 "같잖아서 답변을 안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상대 후보에게 같잖다는 표현은 너무 심하다"고 따졌다. 그러자 홍 후보는 "이런 토론은 내가 처음 해본다. 거참 어이가 없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기자들과 마찰도 반복됐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중 한 기자가 '저격수 다운 모습을 다시 보인다'고 당시 홍 의원에게 묻자 "건방지게 물음을 그렇게 하는가. 기본 소양이 안된 불쾌한 질문"이라며 화를 내 논란이 됐다. 홍 의원은 이후 해당 기자에게 전화해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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