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대구시의회(의장 이만규) 4년 임기 중 2년 성적표가 나왔다.
의원 발의 조례는 20%, 시정요구나 시정건의 수치도 14%~18% 감소했다. 홍준표 대구시정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겠다", "거수기는 없다"고 선언하며 개원했지만, "시정견제 활동이 부진하다"는 평가다.
대구참여연대는 23일 '제9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2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조례 입법과 의안 심의 평가 활동을 중점으로 들여다봤다. 먼저 지난 제8대 대구시의화 정량 비교를 통해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제9대 대구시의회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를 중점으로 입법 활동과 상임위원회 질의 내용, 시정질문, 5분 발언 등에 대한 정량·정성적 평가를 했다. 그 결과, 정량적 평가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제9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2년은 지난 제8대 대구시의회보다 활동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9대 대구시의회의 지난 2년간 의원 발의 조례는 모두 163건으로 제8대의 같은 기간 205건에 비해 20.48%(-42건)가 줄어들었다. 의원 1인당 발의 건수도 평균 6.83건에서 4.93건으로 27.81% 떨어졌다. 9대 의회 전체 의석이 8대 의회보다 3명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조례 발의 건수가 감소한 것은 전체적으로 대구시의원들의 입법활동이 부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행정사무감사에서 대구시 행정에 대한 시정요구나 건의 건수도 감소했다. 8대에서 472건이던 시정요구는 9대에 와서 386건으로 86건(18.22% 감소) 줄었다. 건의 수도 458건에서 390건으로 68건(14.84%) 줄어들었다. 시정 견제 활동 역시 전반적으로 8대 의회에 비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정질의와 5분 발언 수치는 약간 증가했다. 8대 시정질의 1인당 평균 46건에서 9데엇 평균 54건으로 8건 늘었다. 5분 발언도 1인당 평균 109건에서 138건으로 29건 증가했다. 하지만 "유의미한 변화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의원별로 보면, 9대 대구시의회 조례 제정과 개정 입법 활동에서 국민의힘 김정옥 의원과 하병문 의원, 허시영 의원의 활동이 활발했다. 김 의원은 개정 7건, 제정 3건 등 10건, 하 의원은 개정 4건, 제정 5건 등 9건, 허 의원은 개정 7건, 제정 2건 등 9건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당 박우근, 김재용, 박창석 의원은 입법활동이 부실했다. 박우근 의원은 개정 3건, 김재용 의원은 개정 2건 이외에 제정 조례 입법 활동은 0건이다. 박창석 의원의 경우 군위군 편입 의원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개정과 제정 모두 0건으로 입법활동이 전무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의원은 김정옥(72점), 이영애(67점), 윤권근(57점) 의원으로 나타났다. 좋은 질의와 부적절 질의, 좋은 조례 제·개정, 5분 발언과 시정질문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공공기관 통폐합' 등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가 주도한 조례를 대신 발의한 '청부입법'의 경우는 3점을 감점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활동이 저조한 의원은 하중환(18점), 손한국(16점), 이성오(14점) 의원 순이다.
좋은 조례로는 장사시설의 설치 운영 개정안(장기기증자 장사시설 감면), 교육청 다문화교육 진흥 개정안(다문화 학생 이중언어 교육지원), 생활임금 조례 개정안(생활임금 위원회 추가), 장애인 최적관람석 설치 조례 등을 뽑았다.
대구참여연대는 "9대 대구시의회의 입법활동을 내용적으로 보면 좋은 조례를 제정하는 등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시민의 삶의 질을 실제로 개선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며 "대구시의회와 집행부는 조례가 사문화되지 않도록 예산을 편성하고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향후 대구시의회 스스로 위상을 낮춘 거수기 의결, 정책 퇴행 의안 실태 등에 대한 후속 평가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의회는 전체 32석 중 31석이 국민의힘이다. 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겨우 1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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