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을 따라 흐르는 하천인 신천에 때아닌 녹조가 폈다.
대구 중구 대봉동 수성교 인근 신천에는 2일 오전 녹조 알갱이들이 둥둥 떠 있었다.
수성교부터 중구 동인동 동신교까지 신천 1km 구간에 녹조가 발생했다.
하천이 흐르는 방향을 기준으로 중심부와 오른쪽 가장자리는 물이 흘러가는 것을 볼 수 있었으나, 왼쪽 가장자리는 유속이 느려 물이 고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온이 올라 녹조가 더 많이 피어올랐다. 색깔은 더 진해져 짙은 녹색을 띠었고, 녹조가 뭉친 부유물이 떠오르기도 했다.
신천에 떠 있는 녹조 독성물질이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돼 시민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녹조가 신천에 유입돼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신천에 있는 소규모 보들을 개방해 물을 흐르게 하라고 촉구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본부장 백동현)에 2일 확인한 결과, 시는 지난 2022년 12월 신천 수질 개선을 위해 '생태하천 복원 유량공급사업'을 진행했다.
신천은 기존 신천하수처리장에서 공급하는 10만t(톤)과 지산 하수처리장 처리수 2만5,000t을 유지용수로 사용하고 해왔다. 이에 더해 강정취수장에서 취수한 낙동강 원수를 정수 처리해 하루 10만t을 신천에 공급하는 것이 유량공급사업 내용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낙동강 녹조가 도수로를 타고 대구 도심 하천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면서 "녹조의 강 낙동강에서 녹조 씨앗이 흘러들어오고, 신천 보 때문에 강이 막혀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에 녹조가 증식해 띠의 형태로 올라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녹조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치명적인 독소가 있고,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날린다"면서 "신천 인근에 사는 주민들에게 건강상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낙동강에 녹조가 핀 기간에는 물을 끌어오지 않게 하거나, 신천 보를 열어 물을 정체시키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녹조 독이 공기 중에 들어가 시민들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시는 8월 중순부터 말까지 낙동강 물을 신천에 공급하지 않았으며, 낙동강 원수도 정수 처리를 하기 때문에 녹조와는 연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주환 대구시 신천개발과장은 "하절기 수량이 많았기 때문에 8월 중순부터 말까지 낙동강 물을 신천에 흘려보내지 않았다"면서 "낙동강 물을 신천에 공급하는 것도 정수 처리를 하기 때문에 녹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녹조와 관련해서도 "장마철이 끝나면 인근 산 등에서 이물질이 내려와 하천이 부영양화되면서 녹조 현상이 매년 발생해왔다"면서 "보를 내려 물을 한 번 빼고 내일 다시 물을 채울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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