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대구 수돗물에 발암물질?...'기준치 초과' 사실 관계 공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학회 포럼에서 맹승규 교수 연구팀 주장→보도
"8~9월 대구·고령군 낙동강 취수 구간 기준치 초과"
시 "최근 10년 중 최대, 하지만 기준치 이내" 반박
환경단체 "4대강 녹조 잡겠다더니 발암물질 놓쳐"


대구 수돗물에서 발암물질 검출 '기준치 초과' 여부 사실 관계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환경학회 포럼에서 한 대학교수 연구팀이 대구와 경북 고령군 수돗물을 취수하는 낙동강 일부 구간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총트리할로메탄(THMs)'이 기준치 이상 초과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관련 보도가 나오고 논란이 일자 대구시는 수질 기준치 이상 초과해 검출된 사실이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 모습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 모습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맹승규 세종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지난 26일 서울 양재엘타원에서 열린 '한국물환경학회와 대한상하수도학회 2023년 공동포럼'에서 '기후변화와 취수원에 따른 안전한 수돗물 공급방안:소독부산물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했다. 맹 교수 연구팀은 올해 8월~9월 대구와 고령군 공원, 상가, 마을회관, 학교 등에서 수돗물을 채취해 총트리할로메탄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맹 교수는 "기준치를 최대 1.7배까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시가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매곡정수장과 문산정수장 등 2곳에서 수돗물을 공급받은 8개 지점 중 4개 지점에서 총트리할로메탄 기준치 0.1mg/l를 넘어선 0.105~0.129mg/l"라고 했다. ▲고령군은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은 8개 지점 모두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0.106l~0.17mg/l로 나타났고 밝혔다. 다만 "공포심을 우려해 구체적 측정 지점은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총트리할로메탄은 클로로포름과 브로모디클로로메탄, 디브로모클로로메탄, 브로모포름 등을 포함해 부르는 말이다. 수돗물 소독 과정에서 나오는 소독 부산물로 '발암물질'로 알려졌다. 

맹 교수는 발제에서 "식수 안전을 위해 취수원을 옮기거나 강변여과 취수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물환경학회와 대한상하수도학회 2023년 공동포럼' 홈페이지
'한국물환경학회와 대한상하수도학회 2023년 공동포럼' 홈페이지


공동포럼 이후 <경향신문>은 지난 26일 '대구·경북 수돗물서 기준치 초과 발암물질...낙동강 '먹는물 위협' 현실화'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이어 다른 매체들도 관련한 보도를 내보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7일 '경향신문 보도와 관련해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자료'를 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낙동강 수계 매곡·문산정수장에서 생산하는 수돗물인 정수, 수도꼭지 수돗물에 대해 매월 총트리하롤메탄 농도를 검사한다"며 "현재까지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하절기 특별관리를 위해 총트리할로메탄 농도 검사를 매월 1회하다가 주 1회 이상으로 확대해 실시한 결과 역시 모두 기준치 0.1mg/l 이내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가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여름철 대구 수돗물 총트리할로메탄 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면, 7월 매곡정수장의 경우 정수 부분 0.047mg/l, 수도꼭지(관말) 0.057mg/l, 8월 정수 부분 0.064mg/l 수도꼭지 0.085mg/l, 9월 정수 부분 0.050mg/l, 수도꼭지 0.070mg/l, 10월 정수 0.026mg/l, 수도꼭지 0.038mg/l 농도다. 문산정수장의 경우 7월 정수 0.049mg/l, 수도꼭지 0.054mg/l, 8월 정수 0.071mg/l, 수도꼭지 0.082mg/l, 9월 정수 0.050mg/l, 수도꼭지 0.065mg/l, 10월 정수 0.027mg/l, 수도꼭지 0.032mg/l 농도로 측정됐다.  
 

대구 2023년 7~10월 총트리할로메탄 현황 / 자료.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대구 2023년 7~10월 총트리할로메탄 현황 / 자료.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맹 교수 팀에서 조사를 진행한 것과 같은 기간인데 결과는 딴판이다. 맹 교수 팀은 기준치 0.1mg/l을 초과했지만, 상수도사업본부의 결과는 기준치를 밑돈다. '기준치 초과' 여부를 놓고 다투는 이유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올해 8월 이후 강우에 의한 유기물 유입이 많아 총트리할로메탄 농도가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아진 것은 맞다"고 했다. 하지마 "모두 기준치 이내로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또 "총트리할로메탄 농도를 낮추기 위해 표준정수처리공정에 더해 오존과 활성탄 처리를 도입했고, 염소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여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통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는 이 모든 일의 원인이 '4대강사업'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7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4대강사업 전 환경단체들과 수질 전문가들이 우려한 일이 벌어졌다"며 "4대강 보로 강의 흐름을 막아 유속이 느려져 녹조가 창궐하고, 유기물이 너무 많아져 원수에 염소를 과다 투입하다보니 총트리할로메탄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녹조를 잡겠다더니 발암물질을 놓친 환경부를 규탄한다"면서 "4대강 보를 열어 강의 자연성을 되찾아주는 것이 녹조도 막고, 발암물질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