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가 병원 응급실에 가장 많이 차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지난 4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1일 기준 전국 의과 공보의 1,209명 중 12.8%인 155명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파견됐다.
2024년 5월 1일 기준 시.도별 공보의 현황을 보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근무하는 의과 공보의는 모두 1,209명이다. 전남 229명, 경북 206명, 경남 149명, 전북 127명, 강원 119명, 충남 117명 등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에서 차출된 공보의가 2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북 24명 ▲충북 21명 ▲강원 20명 ▲전남 19명 ▲경기 13명 ▲충남 13명 순이다.
정부는 지역 의료공백을 최소화한 수준에서 공보의를 차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3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공보의를 차출할 때 조건 없이 그냥 차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의료 공백 최소화 관점에서 인근 지역에 공보의가 있는지 여부 등을 감안해서 차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 공보의마저 의료대란 대체인력으로 차출하며 지역 의료서비스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8월 기준 인구 4만9,116명 중 65세 이상 인구가 46.8%(2만2,965명)를 차지하는 의성군의 경우 읍내 보건소 1곳, 17개 면에 각각 한 곳씩 17개 보건지소가 있다. 11명의 의과 공보의가 근무해 지소마다 한 명의 공보의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2~4명이 대체인력으로 차출되며 남은 7~9명의 공보의가 전체 지소를 담당하고 있다.
응급환자를 권역 내에서 처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 직후인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동안 대구·경북지역에서만 236건의 전원 요청이 있었고, 이 중 28.8%에 해당하는 68건이 다른 지역으로 전원됐다. 이는 전국 평균인 5.2%보다 6배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 2월 전공의 사직에 따른 의료대란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북지역의 의료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임미애 의원은 "경북지역의 응급의료시스템은 이번 의료대란 이전에도 매우 열악한 상태였다"며 "전국적인 응급의료체계 대란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북지역 의료시스템은 버텨내기 쉽지 않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개혁이 고통을 수반할 수는 있어도 그 고통이 환자들에게 전가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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