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 중 하나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공사가 벌어지는 달성습지가 '생태자연도 1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환경단체는 "대구시가 자연환경 보존 가치가 높은 곳에 교량을 지어 생태계를 파괴하려 한다"면서 "삽질 중단"을 요구했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자연도 1등급지인 달성습지에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으로 생태계가 교란될 위기에 처했다"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은 달성군 강정고령보 디아크문화관 인근에 예산 300억원을 들여 428m 길이의 관광 보행교와 전망대, 조경시설, 분수 등을 건설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기본·실시설계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지난 7월 2일 기공식을 가졌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지난 4월 완료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교량이 건설되는 부지는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지정돼 있다. '자연환경보전법'은 1등급 권역을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주된 서식지·도래지 ▲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경관이 수려한 지역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보전가치가 큰 생물자원이 존재·분포하고 있는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환경부가 환경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중요도에 따라 5개 등급으로 구분한 '국토환경성평가지도'에도 사업 부지인 달성습지가 1등급으로 지정돼 있다. '국토환경성평가지도 작성 및 운영지침' 제10조에서 규정한 1등급 지역은 "법·제도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지역이거나, 환경·생태적 측면에서 우수한 자연환경을 지닌 지역"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환경단체는 10월 한 달 동안 달성군 강정고령보 디아크문화관 사업부지에서 매주 1회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열 계획이다.
이들은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은 국민 혈세를 탕진하고 생태 환경을 파괴하는 문제가 심각한 사업"이라며 "달성습지 바로 초입에 화려한 관광 교량이 건설되면 그 일대 생태계는 완전히 파괴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적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구시가 사업을 강행한다면 물리적 수단까지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 사업을 막아낼 것"이라며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환경단체와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엉터리 삽질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금호강 등 도심 하천은 모든 야생동물의 주된 서식지"라며 "이런 곳에 교량을 짓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대구시는 생태자연도 1등급이라는 이유로 법적으로 공사를 중단할 근거는 없으며, 생태계 보호 방안을 수립해 공사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원중근 대구시 금호강개발과장은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라고 해서 공사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 보호 대책을 수립해 환경청 승인을 얻은 뒤 시행하기 때문에 행정철차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면서 "환경단체의 주장대로라면 환경청 승인 단계에서 반려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는 이제 착공하는 단계"라면서 "교량 방식이나 조명 밝기 조정 등 대책을 수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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