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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유족들 "여전한 아픔, 안전사회를" 호소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4.02.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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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로역 앞 21주기 시민문화제, 유가족·시민 80명 참석
참사 현장에 추모공원·위령탑 없어...'추모조형물' 설치
"반복되는 참사, 변하지 않는 국가...피해자 연대해야"
오전 추모식, 재단 초청에도 홍준표 시장 '불참', 15일 헌화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재난·참사 피해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피해자 권리 향상을 촉구했다.

2.18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4.16연대, 대구4.16연대, 대구지하철노동조합은 18일 오후 중앙로역 2번 출구 앞에서 ' 2.18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시민문화제' (2024.2.18. 중앙로역 출구)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시민문화제' (2024.2.18. 중앙로역 출구)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참사 현장에는 추모공원도, 위령탑도 없다" 피켓 (2024.2.1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참사 현장에는 추모공원도, 위령탑도 없다" 피켓 (2024.2.1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참사의 현장인 중앙로역 주위에는 "20년이 지난 참사의 현장에는 추모공원도, 위령탑도 없습니다", "희생이 있었던 자리, 누구라도 그날을 기억할 수 있는 추모조형물을 세우자", "안타까운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생명존중·안전사회의 길로 함께 갑시다"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이 놓였다.

문화제에는 윤석기 2.18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위원장, 노진철 2.18안전문화재단 이사, 박신호 대구4.16연대 상임대표,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또 ▲대구지하철참사 ▲4.16 세월호 참사 ▲인천 인현동 화재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 ▲삼풍백화점 참사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공주사대부고 병영체험학습 참사 등 8개 재난·참사 피해자 유가족들도 함께했다.

문화제는 추모 공연, 묵념, 유가족 발언 등으로 이뤄졌고, 1시간 가량 진행됐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도 "여기서 참사가 있었다", "예전에 여기서 사고가 났었다"고 말하며 잠깐 멈춰 지켜보기도 했다.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 시민들이 참사 희생자들에게 묵념하고 있다. (2024.2.1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 시민들이 참사 희생자들에게 묵념하고 있다. (2024.2.1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반복되는 참사에도 국가는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권리 향상과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재난·참사 피해자들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윤석기 2.18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장,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2024.2.1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왼쪽부터) 윤석기 2.18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장,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2024.2.1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윤석기 2.18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장은 "참사로 숨진 희생자들이 남겨진 유가족들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면서 "다시는 이 땅에 어처구니 없는 참사로 희생당하는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소명을 남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과 관련한 시민들의 의식 수준은 많이 바뀌었지만, 정치·행정은 오히려 퇴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들의 의식이 바뀌도록 시민들이 끊임없이 외치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는 "1953년 창경호 침몰 사고 이후로 2022년 이태원 참사, 지난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까지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에서 참사는 반복됐다"며 "국가가 제대로 역할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이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18안전문화재단은 이날 오전 9시 53분에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21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재단 측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초청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중앙로역 내 추모공간인 '기억공간'을 찾아 희생자들에게 헌화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지난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남성이 휘발유에 불을 붙이면서 전동차가 불에 타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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