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진보? 정정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 말대로 중도보수 정당이다. 성장이 핵심인 이 후보 정책들. 여성 정책은 잘 보이지 않아. 차별금지법도 '나중'이라고 답해. 소수자 생사의 문제 미뤄선 안된다."
"김문수 후보, 한때 노동운동가였지만 고무신 거꾸로 신은지 오래됐다. 노동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노동조합을 탄압했다. 노동자의 권리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
제21대 대선의 유일한 진보정당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국(61) 대선 후보가 20일 대구경북을 찾았다.
공식 선거 운동 이후 처음으로 '보수 텃밭' TK 지역을 찾아 공식 유세를 펼쳤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60), 국민의힘 김문수(73) 두 후보를 겨냥해 비판하며 "자신이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라고 내세웠다.
권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 북구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동자 서민, 소수자, 약자 등 광장의 목소리가 빠진 이번 6.3 대선이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저는 유력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가려지고, 지워지고, 나중으로 밀려난 목소리들을 대변하는 역할"이라고 자임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파면에 이르까지 4개월간 우리 사회에 잘 드러나지 않는 소수자들이 광장에 나타나 탄핵을 외쳤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당시 광장의 요구인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이 실패한 경험으로 지금 대선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란청산은 당연하고, 청산 후 우리 삶이 달라지는가? 일자리 없는 청년은 노동권을 보장 받고, 여성혐오가 사라지고, 장애인과 이주민 차별이 없어지는가를 묻고 있다"며 "그러나 대선이 되니 정작 광장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2개(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의 색깔만 존재하는 것처럼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거대 양당'이 대선 이슈를 빨아들이는 현상을 비판했다. 권 후보는 "광장은 어디가고, 거대 양당의 구도로 다시 빠져들어가고 있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성장만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저는 차별과 불평등이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차별 없는 나라, 평등한 대한민국,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있다. 저에 대해 대구시민들이 지지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근로기준법 밖 1,300만명 노동자들에 대해 기본권을 보장하고, 최저임금과 4대보험, 퇴직금을 지급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법인세, 종부세 각종 세금을 깎아 세수 결손이 올해까지 100조에 이를 것"이라며 "관세폭탄 시대, 산재의 시대, 기후위기 시대에 문제 해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자증세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민주당 역시 똑같은 우를 범해 세금 삭감에 합의했다"면서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시대에 증세로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자산 100억 이상 부자들에게 구간별 1%에서 최고세율 3%까지 부자세를 과세할 것"이라며 "부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상속증여세를 최대 90% 인상하고, 최고세율 30억원 이상 상속재산에 대해서는 최고세율 90%를 증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세가 되면 사회로 진출하는 청년들의 '기초자산제'로 해서 부모의 재산에 의존하지 않고 동일하게 5,000만원을 들고 출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노동운동가 출신'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한때는 노동운동의 상징 같은 분이었지만, 이미 1994년부터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며 "완전히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제가 분명히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노동운동가가 아니라, 권력만 쫓는 사람으로 보인다"면서 "윤석열 정권이 노조를 탄압할 때,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정할 때 '더 이상 사장님들을 어렵게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정권의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그런 사람이 과연 노동자 권리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민과 노동자 목소리가 지워진 이번 대선, 득표 유불리에 따라 쉽게 바뀌는 정책, 도덕적 검증이 부족한 탓에 후보들 비호감도가 높다"며 "저성장의 시대, 기후위기 시대에 경제 성장만 내세워 희망고문하는 후보 말고 서민 노동자 삶에 천착해 목소리를 내는 저에게 한 표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권 후보는 이날 경북 경주에서 민주노동당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갖고 대구를 찾았다.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한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북대학교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이날 생명평화나눔의 집에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를 연다. 오는 21일에는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을 찾아 500일 가까이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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