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 철거, 4대강 녹조 해결"...권영국과 간담회, 대구의 억눌린 요구 분출

"박정희 동상 철거해야합니다", "4대강사업 녹조 언제 해결됩니까"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제21대 대선 후보와 첫 간담회에서 억눌린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민주노동당 권영국(61) 대선 후보가, 6.3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대구 시민단체들과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가졌다.

권 후보는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생명평화나눔의집에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간담회'를 열었다. 이자리에는 권 후보를 포함해 한민정 민주노동당 대구 선거대책위원장,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등 선대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김승무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장지혁 운영위원장, 송경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김예민 대구여성회 대표, 박신호 대구4.16연대 상임대표,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 김지영 레드리본인권연대 대표, 고명숙 이주와 가치 대표, 임성종 대구경북추모연대 대표,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김선주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 등 30여명이 자리했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대구 나드리콜 특별교통수단 운영 ▲인권위원회 폐지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제2대구의료원 건립 ▲4대강 녹조 ▲군위 SMR(소형모듈원자로) 건설 추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권 후보의 의견을 물었다.

특히 홍준표 전 대구시장 취임 이후 지역사회 전반에 대한 질문들을 하며 "대구시의 정책들이 퇴행적이고 개발중심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임성종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3일 홍 시장이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웠다"며 "내란 원조인 동상을 대구경북 곳곳에 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박정희가 사법살인한 '인혁당(인민혁명당 조작사건)'의 희생자들이 활동했던 곳이 바로 대구지역"이라며 "(권영국 후보가) 대구부터 인혁당 열사들에 대한 추모와 예우를 언급하고, 박정희 동상 철거 입장을 분명히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동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대구시가 운영하는 '나드리콜' 등 특별교통수단 대기시간 감축을 요청했다. 그는 "지역에 사는 장애인 당사자들은 아직도 이동을 위해 하루 2시간은 기본적으로 기다려야 한다"면서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더라도, 계단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는 "17개 시.도 중 대구시만 유일하게 인권위원회를 없얬다"며 "대구시의 인권기본계획에도 여성과 장애인 등은 있지만 성소수자 분야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차별금지법과 생활동반자법, 가족구성권 3법 등 성소수자를 가시화시키는 법과 제도 등에 대해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담론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주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은 "대구에는 공공병원이 대구의료원 하나밖에 없다"면서 "제2의료원 설립 등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울산의 경우 20만명의 시민이 서명을 했는데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통과가 되지 앟았다.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예타 면제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구 시민들은 홍 전 시장에 대한 실망감이 있다"며 "홍 전 시장의 대안을 이야기한다면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유력 후보들의 대구 공약들을 살펴보면 거대 양당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모두 발전이나 개발 공약 뿐인데, 이와 차별적인 주제의식을 가진 공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 녹조 문제는 워낙 오래된 문제인데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독성이 있는 녹조는 수돗물부터 시작해 농작물까지 영향을 끼쳐 반드시 정책적으로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낙동강 최상류에서 반세기 동안 중금속을 배출해 강을 오염시킨 영풍제련소 등 환경 문제도 관심을 가져달라"며 "홍준표 전 시장이 SMR을 군위에 짓겠다고 하고, 금호강 르네상스로 여러 개발 사업을 남발했다. 이런 문제들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시민사회 인사들의 질문에 대해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지방에 있는 정책들이 엉망이 돼버린다"면서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는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 제도는 다당제"라며 "비례대표제를 확대해 여러 부분에서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선거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 폐기물 처리에 대한 아무런 대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탈원전이 아니라 다시 원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정책은 심각하다"면서 "끝까지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민사회단체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에 이어 다른 대선 후보들에 대한 간담회도 열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에 후보 초청 간담회를 요청했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에도 대선 후보 간담회를 제안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